문제는 결국 나의 내면이 만들어낸다
하지만 책을 쓰기에 앞서 당신이 집중해야 하는 부분은 책을 쓰는 노하우나 출판하는 법이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내 안에 슬그머니 자리 잡은 책 쓰기를 망설이게 하는 착각(심적 걸림돌)을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심적 걸림돌이란 어떤 현상에 대한 막연함이나 무지로부터 비롯된다.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일을 도전할 때,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책을 쓸 때와 같이 새로운 도전에 앞서 선뜻 시작이 망설여지는 심적 부담이라 할 수 있다.
- 책 '나도 책 한 권 쓰고 싶은데' 중에서
내가 익숙하지 않은, 혹은 처음 도전하는 일 앞에서 우리는 방법론을 따진다.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검색할 의지만 있다면 필요한 방법은 얼마든지 습득할 수 있다. 온라인 세상에 익숙하다면 별도의 비용도 들지 않고 무료로 수많은 팁들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내가 원하고 필요한 정보를 마음만 먹으면 구할 수 있단 생각에 어떤 과정에서 조금만 수틀리거나 뭔가 어려운 일을 만나면 다른 방법으로 너무나도 쉽게 태세를 전환하기 때문이다.
책은 일정량의 글이 모여 탄생하는 종합 글모음집이다. 이미 여러 책을 출간한 작가의 에세이집을 읽어봐도 글을 쓸 때면 항상 쉽게 써지지 않을 때가 많다고 한다. 그러니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오죽하겠냐만은 글쓰기가 막힐 땐 본인의 글 쓰는 방법을 따질 게 아니라 당연한 현상임을 받아들이고 그래도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문제를 내면에서 찾아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그냥 하면 되는 것일 뿐인 것을 온갖 이유를 들먹여가며 합리화를 하다가 결국엔 중도 포기하는 일이 발생한다. 뇌구조적으로는 아마 그게 더 자연스러운 일이다. 에너지를 아낄 수 있으니까.
책 '나도 책 한 권 쓰고 싶은데'의 내용 중에서도 책 쓰는 노하우나 출판하는 법이 아니라 행동을 망설이게 하는 착각을 먼저 들여다보라는 내용이 있다. 모든 문제와 해답은 결국 마음속에 있다. 마음의 힘은 이토록 강력하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실제로 사람을 쥐락펴락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이렇게 보면 내가 마음의 주인인 건지, 마음이 나의 주인인 건지 헷갈리기도 한다. 여하튼 책을 쓰는 건 대단한 일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보통 일이기도 하다. 나의 무지나 막연함을 극복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하루하루의 작은 행동이자 습관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달렸다. 내 생각엔 책을 쓰고 싶다면 책 자체를 생각하지 말고 하루하루 써내는 글쓰기에 집중하는 게 현명해 보인다. 목표의 종착지는 책 한 권의 완성일지언정 그 목표를 쪼개면 결국 하루하루의 글쓰기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수록 어떻게 하면 글 한자라도 더 쓸 수 있는 '주변 환경'을 조성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본다.
나 또한 글쓰기가 결코 쉬운 게 아니지만 글쓰기가 어렵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그 생각이 결국 내 발목을 붙잡게 되는 경험을 너무나도 많이 겪었다. 막연함을 이겨낸다기보다는 막연한 마음을 그냥 내면에 있는 그대로 두고 일단 화면에 점 하나를 찍는 데 집중해보자. 그렇게라도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면 어느샌가 나를 뒤덮었던 막연함 같은 건 내 마음을 통과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결국 글을 써내고야 마는 본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