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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도시를 안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사랑

폴란드, 브로츠와프 02

by 제이


1980년대 폴란드에서는 공산 체제에 반대하는 ‘오렌지 얼터너티브(Orange Alternative)’라는 예술 운동이 일어났다. 운동에 참여한 이들은 정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직접적인 정치적 구호 대신 낙서 위에 난쟁이 그림을 그리거나 풍자적인 퍼포먼스를 하면서 정권을 조롱했는데, 이후 난쟁이는 자유와 저항의 상징으로 자연스레 자리 잡게 되었다. 2001년 브로츠와프에 ‘파파 드워프’라는 난쟁이 동상이 처음 세워져 시의 상징처럼 인기를 얻었고, 이후 20~30cm 크기의 여러 난쟁이 동상이 브로츠와프 곳곳에 설치되었다. 현재는 1,000개 이상의 동상이 도시 전역에 흩어져 있다고 한다. 길을 걷다 이 동상들을 만나면 보물을 찾은 것처럼 기쁜데(동상 지도를 들고 본격적으로 다니는 사람도 굉장히 많다)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31개까지 찾기에 성공했다. 오늘 할 일에 하나 더 추가. 난쟁이 동상을 있는 힘껏 많이 찾을 것.


피에로기를 전문으로 파는 식당에서 수제 샤도네이 한 잔에 찌고 구운 피에로기 모둠을 먹었고, 300개의 계단 중 중간 이후부터 아래가 뻥 뚫린 철제였다는 걸 미리 알았다면 올라가지 않았을 성 마리아 막달레나 대성당의 전망대에도 올랐다(이 전망대에도 난쟁이 동상이 있다). 작은 규모의 올드 타운이라 반나절 만에 길과 골목의 방향 대부분을 익혔다. 안다고 느끼는 것이 사랑이라면, 이제 이 도시는 제 겁니다.


브로츠와프는 다리의 도시라고도 불린다. 브로츠와프 중심에 흐르는 오데르 강을 따라 12개의 섬이 있고, 이들을 100개 이상의 다리가 잇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자물쇠가 걸린 다리를 건너 브로츠와프 대성당을 구경했고, 국립박물관을 지나 오데르 강을 바라보는 벤치에 오래 앉아 있었고, 난쟁이 동상을 몇 개 더 찾았다. 하루가 순식간에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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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무료)

https://bricksmagazine.co.kr/theme/?bmode=view&idx=168096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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