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화를 그리며
우리 민족에게 큰 영향력을 끼친 기독교 10인의 어록.
예전에 어느 교회 의뢰로 작업했던 그림. 원래는 사진으로 작업을 해야 했는데 워낙 자료가 제각각이어서 그리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리면서 어찌나 부끄러웠던지. 손양원 목사님과 유관순 열사의 얼굴을 그릴 땐 어디 숨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 획, 두 획 그리고 있으니 멀게만 느껴졌던 역사의 아픔이 고스란히 손 끝으로 전해졌다. 그래, 이분들로 인해 내가 지금 살고 있구나. 뻔하디 뻔한 생각이 손에서 머리로 그리고 마음으로 이어졌다. 고귀한 희생과 신념이 역사를 이어가게 하고 나 또한 그 역사의 시간 속에 있어 지금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