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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하루

by 원석


어느 기상청에 근무하던 사람이 말하길 지구가 만들어진 이후로 지금까지 똑같은 날씨는 단 하루도 없었다고 한다. 임진각 근처 마정리라는 동네를 지나다가 줄에 묶인 개를 봤다. 사람이나 트럭이 주변을 지나갈 때마다 왕왕 짖었다. 집을 지키려고 짖는 느낌은 아니었다. 내게 관심을 달라고, 나를 찾아 달라고, 나와 놀아달라고 하는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그 마음 이면엔 자유를 갈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개에게 매일은 다 다를까, 아니면 똑같을까. 개가 있는 곳 바로 앞 겨울 논밭엔 철새 무리가 모여 있었다. 어디론가 훨훨 날아가는 철새를 보며 개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을 눈앞에 두고도 맘껏 뛰어다니지 못하는 개는 어제와 오늘이 달랐을까. 사계절이 달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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