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햄 위버가 제시하는 인생 설계 전략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에서는 매년 졸업식 주간에 진행되는 '마지막 강의 (Last Lecture)'라는 전통이 있습니다. 스탠포드의 명망있는 교수들이 강단에 서 이제 MBA를 졸업하고 다시 사회로 나아가는 학생들에게 인생의 나침반이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수업입니다.
올해의 마지막 강의는 Alpine Investors의 그래햄 위버가 맡았습니다. 허심탄회하게 자신이 29년간 투자자로서의 커리어를 쌓으며 얻은 교훈을 졸업생들과 나눈 자리였습니다.
이번 강의의 주제는 'How to Live an Asymmetric Life', 직역하면 '어떻게 비대칭적인 (성공의) 삶을 살 것인가' 입니다. 그래햄이 이야기하는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는 방법은 바로 '비대칭적인 성공'에 베팅하는 삶입니다.
그래햄은 25살의 나이로 자신의 사모펀드인 Alpine Investors를 시작하며 두 가지 원칙을 세웁니다. 첫번째는 '절대로 돈을 잃지 않는 것,' 두번째는 바로 '첫번째 원칙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할인된 가격에 기업 경영권을 인수하며, 투자 메모에도 '산술적으로 이 딜에서 돈을 잃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적은 세 건의 투자에서 모두 손실을 기록합니다. 심지어 그가 조성한 600억 원 규모의 첫 펀드는 총 8곳의 기업을 인수했는데 그 중 5곳에서 손실을 기록, 결국 첫 펀드를 손실로 마감합니다.
29년의 투자 경력을 쌓으며 그가 깨달은 것은 자신이 처음 세운 투자 원칙이 틀렸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투자금을 잃을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지언정 모든 리스크를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성공적인 투자 전략은 최대 손실 금액을 몇 배 이상 능가하는 업사이드에 베팅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생의 성공은 절대 일직선으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모든 성장과 발전의 전제조건은 바닥을 치고 실패를 겪는 것입니다."
불편한 상황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면 당신은 인생에서 원하는 대부분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When you can get comfortable being uncomfortable, you can have nearly anything you want in this life.)
인생의 리듬이 한 번 정점을 찍게 되면 다시 반등하기 위해서는 바닥을 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회사 경영이 어려워져 직원들과 어려운 대화를 해야한다면 당장은 고통이 따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대화가 없다면 회사를 더욱 나은 모습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인생에서 어떤 길도 쉽거나 안전하지 않습니다. 2,800년 전 부처가 이미 이야기했듯이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니까요. 인생에서 고통을 피할 수 없다면 이 고통을 자신에게 의미있는 일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입니다. (Life is suffering. So figure out something worth suffering for.)
많은 사람들이 커리어의 선택지를 고민할 때 모든 리스크와 기회 비용을 면밀히 검토하지만 쉽게 간과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신이 타인의 미션을 위해 월급을 받고 일할 때와 자신이 24시간 에너지를 내뿜을 수 있는 열정있는 일에 뛰어들 때 그 결과가 얼마나 극적으로 달라질 수 있는지를 말이죠.
수익을 도출하는 공식은 X = (1+R)^N 입니다. 이 중 R은 우리가 보다 나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하는 반면 N은 이를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하는지를 의미하는 변수입니다.
X 값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인풋은 N 입니다. N이 커질수록 수익이 배가되는 효과는 더욱 극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고 오랫동안 그 일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N이 커질 것입니다. 그러면 합리적인 속도로 조금씩 나은 성과를 내더라도 10년 후에는 적어도 어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금융위기 당시 펀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기업이 디폴트에 빠졌습니다. 당시 저는 시장 환경을 탓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개인 코치는 다른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이 회사의 스토리를 다시 써보라는 것이었습니다.
1) 회사의 5년 후 모습에 대해 상세히 써보세요. 눈 앞의 안개들을 걷어낼 수 있게 도와줍니다. 2) 5년 후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최상의 열반에 오른 모습을 그려야 합니다. 3) '어떻게'를 잊어버리세요. 우리는 꿈을 꿀 때 '어떻게'를 고민하지 않습니다.
당시 코치의 조언에 따라 새로운 스토리를 썼습니다. 능력있는 CEO를 데려오고, 올스타팀을 재구성하고, 제품력을 향상시키고, 최고의 영업 및 마케팅팀을 구성하고, 새로운 계약을 따내는 것입니다.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그림부터 그렸습니다.
그리고는 하나씩 실행에 나섰습니다. 우선 능력있는 CEO를 삼고초려를 통해 데려왔고, 새로운 CEO와 함께 팀빌딩에 나섰습니다. 능력있는 제품 개발팀과 영업팀을 구성, 다시 계약을 따내는데 성공했고 18개월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습니다.
시장도, 산업도, 경쟁환경도 변한 것은 없었습니다. 유일하게 변한것은 우리의 스토리였습니다. 회사는 새로운 스토리를 썼고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지금 당신이 삶의 어느 지점에 있든 당신만이 자신을 위한 새로운 이야기를 쓸 수 있습니다. (No matter where you are in your life right now, you can write a new story.)
비대칭적인 성공의 삶을 위한 가장 큰 장애물은 '두려움 (Fear)'입니다. '현실적인', '안전한' 이란 말로 포장된 이 두려움은 '지금', '내가 원하는' 선택을 주저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입니다.
작은 목표를 위해 헌신하지 마세요. 세상을 움직일 목표에 베팅하세요. 지금이 바로 여러분의 시간입니다.
본 글은 글로벌 스타트업 & 벤처투자 & 테크산업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는 주간 뉴스레터 CapitalEDGE의 8월 1주 차 WeeklyEDGE 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매주 발행되는 WeeklyEDGE를 가장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