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대시(DoorDash) 창업자 토니 쉬가 졸업생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미국은 졸업 시즌이 한창입니다. 5월부터 6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각 대학교의 졸업식에는 행사를 빛내어줄 유명 인사가 축사와 함께 졸업생들에게 의미 있는 메세지를 전하는 것이 하나의 전통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유명한 'Stay hungry, stay foolish' 연설이 등장한 것도 바로 2005년 스탠포드 대학교의 졸업식 현장이었습니다.
얼마 전 진행된 버클리 공과대학의 졸업식에는 미국 1위 음식 배달 기업 도어대시(DoorDash)의 창업자 토니 쉬(Tony Xu)가 연설자로 초대되었습니다. 1985년 생으로 2007년 버클리대학 산업공학과 학부를 졸업한 토니는 15년 만에 60조 원 기업가치의 상장사의 창업자이자 CEO로 학교를 다시 찾은 것입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토니가 졸업생들에게 전한 메세지를 하나씩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계획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계획이 이끄는 삶을 살지 마세요. 자신의 계획을 지키고 따르는 것에 집착하게 되면 중요한 것을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17년 전 여러분들처럼 학교를 졸업하던 시기에 저는 회사를 운영하는 지금의 제 모습을 상상해 본 적도 없었습니다. 학점도 좋았고 공부도 재밌어서 대학원에 진학해 암에 대한 연구를 해볼 생각이었죠. 하지만 무언가 자연스럽지 않았습니다. 연구에 소질이 있었지만 사실 저는 의미 있는 연구를 하는 것보다는 유명 논문을 발표하여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에 더 관심이 있었습니다."
"저는 일(work) 자체가 아닌 인정(recognition)을 쫓고 있었고, 이는 잘못된 순서였습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하려면 훌륭한 일(great work)을 해야 합니다. 훌륭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 일이 당신에게 맞는 일이라고 느껴야 합니다."
"결국 저는 학부 내내 관심을 두지 않았던 비즈니스를 경험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맥킨지 입사 첫날 회사에 정장을 입고 가야 한다는 것도 몰랐을 정도로 비즈니스 세계에 문외한이었지만 그곳에서 근무하며 어려운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능력과 인재를 알아보는 눈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도어대시는 첨단 기술과 운영 최적화의 정점에 있는 회사입니다. 지금의 도어대시를 가능하게 한 것은 산업공학과에서 배운 운영 최적화에 대한 집착, 그리고 맥킨지에서 배운 기업 운영에서 사람과 인재에 대한 중요성이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도어대시는 암 연구라는 내가 계획한 일이 아닌, 비즈니스라는 내게 더 자연스럽고 내가 열정을 가질 수 있는 일에 기회를 주었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입니다. 자신의 계획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세요. 여러분 각자가 가진 소명을 빨리 발견할수록 자신의 길을 더 빨리 만들 수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는 수많은 피드들은 성공한 기업이 시작되고, 확장하고, 성공하는 이야기를 마치 하룻밤의 이야기처럼 보여줍니다. 인생의 성공 자체가 우상향의 그래프를 그려야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여러분은 도어대시 성공의 진짜 비밀을 알고 싶으세요? 지금 말씀드리겠습니다. 도어대시의 성공은 10년간의 실패를 견딘 인내의 시간들일 뿐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도어대시가 어떻게 적은 자금과 자원으로 시장의 선발주자들을 앞질렀는지 묻습니다. 그들은 TED 강연에 딱 맞는 한 줄의 답변을 원하겠죠. 하지만 그런 건 없습니다. 도어대시를 시작한 이후 전 투자자들에게 100번 이상 거절을 당했고, CEO로서 회사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지 못해 전전긍긍하며 보낸 시간이 천 일이 넘습니다."
"결국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실행에 집중하는 것, 남들보다 더 디테일에 집착하는 것, 그리고 그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매일매일 경쟁사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그런 시간이 쌓이다 보니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오늘날 도어대시의 상징이 된 실행과 혁신 중심의 문화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은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동료 관계를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제가 수 백 번의 거절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가는 길에 대한 의지 때문이 아니라, 사실 제 주변 사람들 덕분이었습니다."
"동료를 선택하는 가장 큰 기준은 계산적인 사고가 아닌, 동지애를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을 선택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업에 있어 실행을 제대로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훌륭한 팀과 이 일을 함께 한다면 그 과정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서 의미 있는 일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때 성취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자신의 커리어를 되돌아본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고객의 호평이나 리뷰가 아닌, 당신을 지지해 주고 함께 웃게 해준 팀원들일 것입니다."
"당연한 것은 없습니다. 항상 표현하고, 받기 전에 먼저 베풀고, 서로에게 투자하며, 서로를 위해 노력하세요. 당신을 믿고 아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는 것, 그것이 진정한 성공입니다."
도어대시는 굉장히 젊은 조직입니다. 창업 후 불과 10년 만에 연간 매출액 10조 원을 넘어서는 대기업으로 성장한 도어대시의 공동창업자인 토니는 85년생, 그리고 지금도 토니와 함께 회사를 이끄는 공동창업자인 앤디와 스탠리는 92년생에 불과합니다.
도어대시는 고객과 실행 중심의 문화를 강조합니다. WeDash 프로그램은 도어대시의 지향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WeDash 프로그램에 따르면 도어대시의 모든 구성원, CEO부터 임원들, 말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까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직접 고객의 음식을 배달해야 합니다. 만약 부득이하게 배달이 어렵다면 고객 응대 등 다른 고객 관련 경험을 수행해야 합니다.
언더독 문화는 도어대시의 또 다른 핵심입니다. 도어대시의 고객 대부분은 지역 경제를 뒷받침하는 소상공인들입니다. 배달 서비스를 통해 이들의 사업을 돕고,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도어대시의 사명입니다. 배달 경쟁이 치열한 대도시를 벗어나 교외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한 덕분에, 도어대시는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미국 전역으로 사업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도어대시는 이제 글로벌 시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2022년, 10조 원 규모의 Wolt 인수를 완료하며 성공적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했으며, 앞으로도 미국을 넘어서는 성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도어대시의 다음 10년이 어떤 모습일지 주목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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