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티스 창업자 강상원 대표와의 특별한 인터뷰
한국은 엔터프라이즈 SaaS의 불모지입니다. 미국 시장에는 세일즈포스, 서비스나우, 워크데이 등 수십, 수백조 원의 시가총액을 인정받은 엔터프라이즈 SaaS 기업이 즐비하지만 국내에서는 대기업 계열사가 아니라면 시가총액 1조 원을 넘는 기업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래티스(Lattice)는 바로 이 엔터프라이즈 SaaS 분야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아이템은 계약관리이구요. 김앤장 변호사 출신의 창업자로 유명세를 탄 강상원 대표가 2023년 4월 설립하였습니다. 올해 4월에는 설립 1년만에 20억 원 규모 프리시리즈A 라운드까지 마쳤습니다.
하지만 CapitalEDGE에서는 대표이사의 이력만큼이나 래티스만의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3월부터 수차례 대표님을 만나며 알게된 창업 스토리부터 바텀업 엔터프라이즈 SaaS 영업의 꿀팁까지, 래티스의 인사이트 가득한 이야기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프릭스(Prix)는 계약관리 B2B SaaS입니다. 다수 고객과 많은 볼륨의 복잡한 계약을, 생애 주기에 따라 체결 및 관리해야 하는 기업들이 프릭스의 주된 고객입니다. 단순히 전자계약 기능 외 더 많은 기능을 기대하는 고객분들을 타겟하고 있어요.
영업계약으로 예를 들면, 기업들은 계약을 주로 ‘견적 → 체결 → 이행 → 수금/지급 → 종료/갱신 + 종합(대시보드)’ 주기로 관리합니다. 프릭스는 이 과정의 각 단계에서 모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죠.
기업들은 영업계약 외에도 HR / MOU / 매매계약 등 다양한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계약들을 효과적으로 분류하여 만기 및 갱신관리 하는 등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물론, 전자서명도 제공하고 이갔고요.
미국에서는 CLM (Contract Lifecycle Management)으로 불리는 산업이고, 한국에서는 CLM은 비교적 여러가지 의미로 불리고 있습니다.
래티스라는 사명은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인 찰리 멍거가 합리적으로 사유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인 '격자틀 인식모형'서 착안하여 정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변호사이기에, 변호사이면서 사업가이기도 한 찰리 멍거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동명의 투자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다가 자연스럽게 사명이 되었습니다.
다만, '래티스'라는 단어는 한국에서 서비스하기에는 영문 스펠링이 길고, 해외에서 동명의 SaaS가 있기도 해서 서비스명은 다른 것으로 정하는게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긍정적인 의미의 짧은 단어를 찾다보니 상(Prize)이라는 뜻의 Prix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어서 사명과 서비스명이 다른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 같고요.
사실 창업 경험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는데요, 첫 직장인 김&장 법률사무소를 나와서 친한 동료와 법무법인 최선을 창업한 경험이 있습니다. 약 3년 정도 운영했었고, 현재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로펌입니다.
어린 나이에 로펌을 창업한다는 것은 정말 다이나믹한 경험이었습니다. 신뢰를 세일즈 해야 하는 로펌 비즈니스의 특성 상 맨땅에서 시작했던 경험이 지금의 창업에도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초반에는 동대문 상인회에도 다짜고짜 찾아가보고, 네트워킹 같은 것도 신경쓰고 했었는데요, 지나고 보니 대부분의 고객들을 지인들인 법조인들이 소개해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업무 자체에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내서 지인들에게 좋은 평판을 얻는 것이 최고의 세일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본인의 이름을 걸고 소개해주시는 것이었기에 절제되고 진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후에는 기존 고객들이 고객을 소개해주면서 확장할 수 있었고요.
개인적으로 완전히 제가 모르는 영역에 저를 던져 놓고 맨 땅에서 배우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그 시간 동안 정말 힘들지만, 어떻게 하면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를 벗어날 수 있는지 빠르게 알 수 있고, 살아 있는 느낌을 가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변호사 업무 당시 고객과의 계약 관리의 어려움을 크게 겪었기에 언젠가 이 아이템이 시장에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바로 이 아이템으로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창업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가장 자신 있는 'B2B' 영역에서, 가장 자신이 없는 'IT'에서 창업을 해야겠다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리고는 아이템들을 나열했죠. IT에서 너무 멀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그 쪽으로 창업을 해서 IT도 제 도메인으로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계약관리 외에도 M&A 플랫폼, 전문직 전용 채용 플랫폼 등 제가 어느 정도 도메인이 있는 분야에서 기회를 찾아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공동창업자인 이재하 CPO님과 함께 지금 아이템을 정했습니다.
처음 창업을 할 때 스프링캠프에서 라운지 공간을 제공해주셨습니다. 이 곳에서 이재하 CPO를 처음 만나게 되었어요.
라운지 멤버들간의 슬랙 커뮤니티에서 재하님의 자기 소개를 보고 먼저 연락드렸어요. 재하님은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개발자였고, 경영학과임에도 창업을 하기 위해 컴퓨터 공학을 부전공하고 독학으로 개발을 배워서 개발자가 된 배경에 끌렸습니다. 초기에 빠르게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스타트업의 업무 방식과도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재하님은 현재 회사의 CPO를 맡으면서 사실상 CTO 역할도 하고 있는데, 보다 제품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테크리드를 채용 중에 있습니다.
지금의 공동창업자를 만난 것이 인생에 손꼽는 행운입니다. 정말 강도 높게 일하면서 늘 보다 더 나은 자신의 모습을 찾는 이재하 CPO로부터 많이 배우고 의지하고 있습니다.
계약관리로 아이템을 정할 때 랜딩페이지를 1 - 2일 만에 만들고, 메타 광고를 돌려서 시장성이 있는지 검증을 먼저 했어요.
약 8일 정도 메타 광고를 돌려서 이름 / 회사 / 직책 / 전화번호 / 이메일이라는 높은 허들을 충족하는 리드를 약 30개 정도 얻을 수 있었고, 한 번 해볼만하다고 판단해서 MVP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하는 사람은 특별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작의 경험은 무엇보다 생생합니다. 스타트업을 넘어 자신보다 큰 무언가를 시작하고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기업가’, ‘테크’, ‘창업’, ‘벤처’, ‘투자’라는 키워드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CapitalEDGE와 지향점을 공유하는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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