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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파스타 그렇게 먹는 거 아닌데

스탠리 투치 <테이스트>

by 잡식세끼

전 세계에서 음식에 관한 집착과 관심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나라가 있으니 바로 이탈리아다. <왜 이탈리아 사람들은 음식 이야기를 좋아할까?>라는 유명한 베스트셀러도 있을 만큼 이탈리아 사람들은 음식에 살고 죽는다. 이 책의 저자도 주장한다. “이탈리아 가족들은 그 어떤 것도 음식만큼 자주 얘기하거나 곰곰이 생각하지 않는다.”



저자는 <빅 나이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줄리 앤 줄리아> 등으로 잘 알려진 배우이자 감독 스탠리 투치다.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에 뿌리를 둔 이민가정 출신으로, 뉴욕에서 나고 자란 그에게 아름답고 멋진 추억은 모두 가족들이 모여 어떤 음식을 어떻게 요리해서 먹었는가이다. 요리 솜씨가 뛰어난 어머니, 끼니마다 “좋아! 충분히 배가 고파!”를 외치는 대식가 아버지가 이끄는 그의 집 식탁은 직접 키우거나 계절에 따라 신중하게 고른 재료로 만든 음식이 늘 올랐다.



이 책은 예순을 훌쩍 넘긴 투치가 어려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삶, 그리고 그 삶의 순간을 함께해온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맛깔나게 엮은 것이다. 추억과 사랑과 삶을 연결하는 음식의 힘에 관한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특히 이탈리아 음식에 대한 자긍심, 호기심을 자극하는 쏠쏠한 정보, 상식의 틀을 깨는 요리법들로 가득하다. “파스타를 먹는 모든 사람들에게 내가 부탁하고 싶은 것은 제발 파스타와 소스를 적절하게 조합해 달라는 것이다”라고 간곡히 부탁하는 그의 이야기를 외면할 도리가 없다.



로버트 올트먼, 메릴 스트리프 등 영화계 스타들과의 에피소드, 나라별로 영화제작 현장에서 제공되는 케이터링 서비스의 특징과 차이점 등 영화계 이야기들은 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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