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일을 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점 중 하나는, 예쁜 인테리어보다 중요한 것이 ‘동선 설계’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손님이 보기에 멋진 공간도, 실제로 일하는 직원에게 불편하다면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처음 아르바이트를 했던 카페는 벽면을 따라 바를 설치하고, 중앙에 테이블을 배치한 구조였습니다. 보기에는 깔끔했지만, 문제는 바 뒤쪽 공간이 너무 좁아 두 사람이 동시에 움직이면 자꾸 부딪혔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커피를 뽑고, 바로 옆에서 우유를 스티밍하는데, 옆 사람과 어깨가 계속 닿아 서로 불편했습니다. 바쁠 때는 주문 속도가 느려져 손님 불만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동선을 고려해 설계된 카페에서는 훨씬 효율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머신, 그라인더, 냉장고, 싱크대가 삼각형 구조로 배치된 곳에서는 동선이 짧아져 한 사람이 움직일 때 동선 낭비가 거의 없었습니다. 몇 걸음만으로 커피 추출, 우유 준비, 세척까지 이어질 수 있어 바쁠 때도 안정적으로 운영이 가능했습니다.
손님 동선도 중요했습니다. 출입구에서 주문대, 픽업대, 그리고 좌석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자연스러워야 불필요한 혼잡이 줄어듭니다. 한 번은 주문과 픽업 공간이 같은 자리에 있어, 손님들이 어디서 기다려야 할지 몰라 늘 혼란스러웠던 카페가 있었습니다. 반대로 픽업 공간을 출입구 옆에 따로 마련한 곳은 손님이 주문하고 나와서 음료를 받는 과정이 매끄러웠습니다.
이 경험들을 통해 깨달은 건, 카페는 단순히 예쁜 공간이 아니라 ‘일과 손님의 흐름’을 담는 곳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좋은 동선은 직원에게는 효율을, 손님에게는 편안함을 주었고, 그 작은 차이가 결국 카페의 운영 전체를 바꿀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