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선택 시 고려할 점

카페 창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중했던 부분 중 하나가 장비 선택이었습니다. 장비는 단순히 도구가 아니라, 카페의 품질과 운영 효율을 결정짓는 핵심이었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를 직접 경험하며 알게 된 고려 사항들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카페 규모와 맞는 용량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조건 좋은 머신을 사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손님이 많지 않은 소형 카페에 대형 머신을 들여놓으면 공간만 차지하고 유지비만 늘어났습니다. 반대로 손님이 많은 곳에 저용량 장비를 쓰면 한계가 금방 드러났습니다. 결국 예상 매출과 좌석 수, 피크타임 주문량을 고려해 적정 용량의 장비를 고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었습니다.

둘째는 유지 관리의 편리함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성능의 장비라도 청소와 관리가 어렵다면 오래 쓰기 힘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에스프레소 머신은 일일 청소가 필수인데, 백플러시와 스팀 노즐 관리가 편리한 모델일수록 직원들의 부담이 줄었습니다. 또 그라인더 역시 날 교체와 분쇄도 조절이 쉬운 제품이 장기적으로 훨씬 유리했습니다.

셋째는 브랜드와 서비스망이었습니다. 고장이 났을 때 즉시 수리와 부품 교체가 가능한지 여부는 운영에 직결되는 문제였습니다.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 들여놓은 곳 중에는 고장 한 번에 몇 주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는 영업에 큰 타격을 줬습니다. 결국 장비 선택은 단순히 성능만이 아니라, 사후 서비스까지 고려해야 안정적이었습니다.

넷째는 확장성과 호환성입니다. 카페를 운영하다 보면 메뉴가 늘어나거나 매출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장비가 확장성을 갖추고 있어야 추가 투자가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제빙기는 처음에는 작은 용량으로 충분했지만, 여름 시즌에는 큰 용량이 필요했습니다. 이런 점을 미리 고려해 업그레이드 가능한 장비를 선택하는 게 유리했습니다.

결국 장비 선택은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우리 카페에 맞는 것”을 찾는 과정이었습니다. 규모, 관리 편의성, 서비스망, 확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비로소 장비가 카페의 든든한 파트너가 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