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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라멜팝콘 Aug 25. 2016

23.<플로렌스>

묽게 퍼지는 감동 한 방울.

안녕하세요! 카라멜팝콘입니다.

오늘 들고 온 영화는 따끈따끈 개봉작 <플로렌스>입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인데요, 세계2차대전 시기 미국 뉴욕에서 불치병을 앓고 있지만

음악을 너무 사랑하고 노래를 너무 좋아하던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라는 부인의 말년을 그리고 있답니다.


플로렌스 부인은 엄청난 부호입니다. 영화에서는 호텔을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또한 음악을 너무 사랑해서 음악애호가들을 위한 '베르디클럽'이란 사교모임을 창설하고 후원하고 있기도 하죠. 플로렌스 부인은 그 클럽에서 다양한 퍼포먼스에 직접 참여하기도 하면서 음악과 공연에 엄청난 열정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플로렌스 부인은 행사가 끝나면 녹초가 되는 것도 모자라 바로 잠자리에 들어야 할 정도로 체력이 많이 약해져 있습니다. 그래도 플로렌스 부인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미쳐서 살아갑니다. 거기서 행복을 느끼면서 말이죠.


플로렌스 부인은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아하고, 나름대로 자신감도 있는데요, 문제는 노래를 못 해도 너무 못한다는 것입니다.ㅜㅜ

누구도 그 사실을 알려주지 않고, 또 알아서도 안 되게 합니다. 그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사람이 바로 남편인 베이필드인데요, 평범한 배우였던 베이필드는 플로렌스를 만나 지금은 낭독가 겸 사회자로 명성을 떨치고 있죠.


처음에는 플로렌스가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마침내 아름다운 선율을 노래하게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는데요, 부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를 못 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저에게는 조금 어려웠던 것같습니다.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었거든요.

주변의 사람들은 플로렌스 부인의 막강한 재력이 필요하거나 두려워서 부인에게 제대로 팩트를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베이필드는 누군가 팩트를 말하고 비난하고 조롱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연 때마다 아애 관객들을 사버리기도 했구요. 하지만 3000명이 들어오는 카네기 홀에서 공연을 하게 되자, 베이필드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규모가 되어 버립니다.


여기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생기는데, 처음에 부인을 조롱했던 사람들이 오히려 자신들보다 더 심하게 조롱하는 군인들을 향해 부인을 응원하라며 갑자기 태세전환을 하는 부분입니다.(넘나 뜬금없고 인위적인 것...)


이 영화의 백미는 카네기홀에서의 공연이 끝나고 부인의 병세가 점점 위독해져 임종을 맞이하기 직전에 베이필드와 나누는 대화입니다.


"누구도 내가 노래를 잘했다고 하지 않을 순 있지만,

노래를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순 없다."

(대사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네요 ㅜㅜ)

베이필드의 정체는 영화 내내 의문투성이었습니다. 플로렌스의 재산을 탐내고 있는 나쁜 남자는 아닐까 하고 말이죠. 하지만 마지막까지 플로렌스의 곁을 지켜주는 멋진 남자였습니다. 플로렌스의 음악과 노래에 대한 순수함, 솔직함, 열정을 가장 먼저 알아봐주고, 그녀가 행여 용기를 잃고 상처받을까봐 세심하게 신경쓰고 헌신해 주던 남편.


재밌는 친구이자 반주자였던 맥문도 카네기 홀에서 공연을 할 때쯤엔 플로렌스의 진심을 알고 공감해 주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 부분도 완전히 설득적이진 않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플로렌스 부인이 유서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줄 때 솔직히 너무 좋아하더라... 진실성에 의심이 생길만큼...


배우들의 연기는 아주아주 좋습니다.

오랜만에 스크린 전면에 등장한 메릴 스트립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음치연기는 단연 압권입니다. 영화 엔딩에서 나오는 메릴 스트립의 원래 노래 실력은 매우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음치연기를 이렇게나 유쾌하게 연기해 냈다는 것은 연기 내공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겠죠.


휴 그랜트가 연기하는 베이필드는 영화 내에서 팔방미남으로 그려지는데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존경받는 그런 존재죠. 젠틀하고 언제 어디서나 흐트러지지 않는 버팀목이자 헌신적인 남편, 유능한 매니저로서의 연기를 영화 한편에서 다 보여주더군요.

<빅뱅이론>에서 코믹 재능을 마음껏 뽐냈던 사이먼 헬보그의 연기는 <플로렌스>에서 가장 눈에 뜁니다. 표정의 대사의 50%는 전달하는 것 같은 생생함. 플로렌스와 맥문이 노래수업에서 처음 호흡을 맞춰보는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코믹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분명 플로렌스 부인의 실화는 현재의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습니다. 최고만 지향하고 인정받는 시대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순수하게 미치도록 최선을 다하고, 그것을 또 남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했던 플로렌스 부인의 이야기. 그 누구도 그녀의 순수한 열정을 폄훼할 수는 없는 법이지요. 우리도 혹시 <플로렌스>의 군인들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는 이 부분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서 분명 아쉽습니다. 그냥 이런 뉘앙스인거 같은데~ 하는 느낌만 물씬 풍기죠. 물컵에 잉크 한 방울 퍼뜨린 것처럼 말이죠.


(물론 플로렌스 부인의 이러한 실화는 사실 또 '돈'이 많았기에 가능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돈이 없었다면 플로렌스는 이미 사람들에게 음치라는 소리를 수없이 들으며 자신의 꿈을 포기한채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했을지도 모르죠...)


요즘 사실 우리가 영화한테 쫓기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정신없는 영화들이 많은데, 늦여름에 2시간 기분 좋게 쉬어 갈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플로렌스>

지극히 개인적인 프리뷰로서 ★★★ 3/5

(5개: 재미+작품성=어머, 이건 꼭 봐야해!)

(4개: 작품성or재미=딱히 싫어하는 취향이 아니라면 보면 좋을 영화)

(3개: 무난하게 볼 수 있는 킬링타임용)

(2개: 취향을 심하게 타거나 굳이 안 봐도 될...)

(1개: 왜 만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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