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귀를 즐겁게 해 주는 디즈니 실사영화
요즘 디즈니의 <미녀와 야수>가 그렇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죠?
저도 보고 왔는데요, 기대한만큼 잘 나온 영화였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미녀와 야수>(1991) 다들 기억하시죠? 어렸을 때 참 재밌게 봤었고, 살면서 알게 모르게 <미녀와 야수>와 관련한 콘텐츠들을 수도 없이 접해 왔을 겁니다.
지금 <미녀와 야수>에 대한 기대와 관심도가 높은 것은 아마도 91년 원작 애니메이션이 정말 센세이션을 일으켰기 때문일 겁니다. 얼마나 대단한 애니메이션이었는가 하면 애니메이션 최초로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애니메이션 최초로 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낸 작품이었습니다. 이렇게 대단했던 만화를 25년이 지나 완벽하게 실사화 했다고 하니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죠.
대표적인 페미니스트 할리우드 스타인 엠마 왓슨이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행동파 여주인공 벨을 맡게 되면서 화제가 많이 됐습니다. 원작동화가 18C 프랑스의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만큼 91년 당시에도 유럽적인 미녀로 벨을 그려냈는데, 엠마 왓슨만큼 외모와 캐릭터가 잘 맞는 배우도 찾기 힘들 것 같네요.
주인공은 미녀와 야수지만, 야수보다 얼굴이 더 많이 나오는 인물이 바로 개스톤인데요, 이 개스톤을 연기한 루크 에반스 역시 놀라운 싱크로율을 보여줍니다. 프랑스 남부 지방 어딘가에 살고 있을법한 느끼한 잘생김. 어쩜 그렇게 얄밉게 굴던지... 동화와 애니의 캐릭터 설정에는 힘쎄고 싸움 잘 하고 잘 생겼지만 무식한 캐릭터로 되어 있는데,벨과 아버지 모리스에게 계략을 펼치는 걸 보면 잔머리도 엄청 비상한 캐릭터입니다.
실사 <미녀와 야수>는 자신들이 25년 전 그렸던 그림을 CG를 통해서 다시 한 번 그대로 구현해 냅니다. 촛대 루미에, 시계 콕스워스, 주전자 포트부인, 찻잔 칩 등 마법에 걸린 시종들 뿐만 아니라 주인공인 야수, 왕자, 마을, 성 내외부 모습 등 애니메이션에서 봤던 그 장면들이 실제 우리 눈 앞에 다시 펼쳐집니다.
야수의 모습이 CG티가 조금 났던 것만 뺀다면 거의 완벽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미 <정글북>에서 모글리를 제외한 모든 장면을 CG로 구현한 디즈니의 기술력과 디테일이 날로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묘미는 BGM, 사운드트랙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요, <미녀와 야수>는 특히나 아름다운 노래들이 많아서 디즈니 최초로 처음 기획부터 '뮤지컬영화'를 표방한 실사영화라고 합니다.
빌 콘돈 감독 역시 마법 걸린 시종들의 'Be Our Guest'를 CG로 옮긴다면 얼마나 황홀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미녀와 야수>를 뮤지컬 영화로 탄생시켰다고 합니다.
확실히 영화에서 가장 휘황찬란하고 화려한 장면은 확실히 'Be Our guest' 부분입니다. 혹시 저주를 풀어줄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야수 몰래 벨에게 식사를 대접하려는 시종들의 설렘이 빵빵하게 담겨 있는 장면이니 기대하고 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벨과 야수 둘만의 무도회에서 포트 부인이 불러주는 'Beauty and the Beast'는 그와 반대로 차분하면서도 평화로운 분위기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습니다. 'Beauty and the Beast'는 영화의 엔딩시퀀스에서 마을잔치 때는 신나는 음악으로 한번 더 사용되니 비교해 보시면 영화를 더 재밌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이번 <미녀와 야수>에서 이 외에도, 'Belle', 'Gaston', 'Something there' 등 원작의 아름다운 노래들을 한 편의 뮤비처럼 감상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원래 디즈니의 작품들에 등장하는 여성의 캐릭터는 능동적인 성향을 띄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벨이 세탁장치를 발명하고, 아이에게 글을 가르치는 장면은 크게 놀랄만한 것은 아닙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개봉 전부터 언급된 동성애 코드인데요, 감독이 개스톤의 친구 르푸에 대해 공식적으로 동성애자로 연출했다고 밝혔죠. 하지만 글쎄요... 게이의 모습이 그렇게 논란이 될만큼 드러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 내용을 모르고 본다면 아애 눈치채기도 힘들 만큼의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마지막에는 개스톤의비인간적인 행동들에 실망해 돌아서 버리는 인간적인 캐릭터로 탈바꿈한 것에 더 주목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원작에서는 벨이 아버지 모리스를 구하기 위해 성을 나갈 때, 찻잔 칩이 벨의 가방으로 숨어 들었다가 벨과 모리스를 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이번에는 그런 장면이 없어졌습니다. 벨과 모리스는온전히 둘의 힘으로 감옥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합니다. 아마도 이는 원작보다 훨씬 더 진취적인 캐릭터의 벨을 그리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생각합니다.
그리고 눈에 크게 띄는 것은 저주가 풀리고 왕자와 시종들, 마을 사람들이 다시 조우하는 장면에서 다양한 인종들이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원작 애니에서는 온통 백인 천지였던 반면에 이번에는 다양한 국적과 혈통을 가진 인종들이 시종과 마을 사람들로 등장한다는 것은 디즈니가 그만큼 인종차별에 대해 반대하고 조심하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디즈니는 확실히 열린 사상을 가진 제작사입니다. 최근 디즈니의 영화들을 살펴보면 페미니즘, 인종차별반대, 인권보호, 자연보호, 동성애찬성 등 자신들의 색깔을 여과없이 또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네요.
보고 나면 여운이 행복하고 길게 남는 영화,
<미녀와 야수>였습니다.
(5개: 재미+작품성=어머, 이건 꼭 봐야해!)
(4개: 작품성or재미=딱히 싫어하는 취향이 아니라면 보면 좋을 영화)
(3개: 무난하게 볼 수 있는 킬링타임용)
(2개: 취향을 심하게 타거나 굳이 안 봐도 될...)
(1개: 왜 만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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