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헨리가 되기로 했다. 헨리(Henry)란 ‘High Earner Not Rich Yet’의 약자로, 연봉은 높지만 아직 부자는 아닌 사람을 뜻한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진 않았지만 열심히 일해서 많은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 말이다.
2003년 포춘지에서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 자산 100만 달러 미만인 이들을 ‘헨리’라고 지칭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고소득 밀레니얼세대(23~38세)로 그 범위가 좁혀졌다. 10만 달러면 우리 돈으로 1억. 내년엔 연봉 1억을 벌어야 하는건데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열심히 일하고 또 일하다 보면 나이를 넘겨서 헨리는 물건너 가는 거 아냐?
헨리는 제품을 구매하는 데는 신중하고, 경험을 하기 위한 소비에는 망설이지 않는다. 신용카드를 선택할 때도 이런 특성이 드러난다. 일반적인 가맹점 할인이 아니라 인기 스포츠 경기나 콘서트 조기 입장, 고급 호텔 숙박권, 유명 레스토랑 신 메뉴 출시 행사 초대 등 특별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카드를 선호한다. JP 모건체이스 은행의 ‘사파이어 리저브’ 카드가 대표적. 연회비가 450달러에 달하는데도 출시 이틀만에 2, 30대 수만 명이 발급했다.
나도 곧 헨리가 될 것을 대비해 우리나라에도 경험을 제공하는 신용카드가 있을지 찾아봤다. 사파이어 리저브 카드처럼 획기적이진 않지만 많은 신용카드 소비자가 모르고 있을만한 카드 몇 가지가 있더라. 하나씩 살펴보자.
최근 500만 장 발급을 달성한 ‘카드의정석’ 시리즈의 프리미엄 버전이다. 포인트 적립을 베이스로, 바우처와 프리미엄 혜택을 제공하는 연회비 10만 원대 신용카드다. 연회비 10만 원 이상인 신용카드는 대개 바우처를 주는데 백화점 상품권이나 외식 상품권 등 내용이 비슷하다. 헨리가 추구하는 경험과는 거리가 있는 편.
이 카드의 바우처도 다르지 않다. 대신 프리미엄 혜택이 눈에 띈다. 해외 유명 박물관과 미술관 입장권을 할인해 주는 거다. 그것도 50%나.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네덜란드 반고흐 미술관 등이 할인 대상이다. 유럽 여행에 큰 흥미가 없지만 언젠가 유럽으로 날아간다면 루브르 박물관을 관람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을 만큼 한번쯤 경험해 봐야할 곳이 루브르 박물관이라고 생각한다.
이 외 여행 관련 프리미엄 혜택이 여럿 있다. 일반적인 여행 특화 카드보다는 좀 더 좋은 수준이니 여행을 즐기는 헨리라면 살펴보도록 하자.
Editor’s Check_ 주요 혜택
① 전월 실적 없이 최대 2% 포인트 적립
② 국내외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
③ 바우처
④ 해외 유명 박물관·미술관 입장권 할인
⑤ 국내호텔 / 리조트 / 카라반 / 글램핑 2박 연박 시 1박 무료
⑥ 제주도 렌터카 48H / 24H 무료 제공
이 카드도 포인트 적립이 기본, 바우처와 프리미엄 혜택을 준다. 바우처에 세종문화회관 프리미엄회원 멤버십 서비스가 포함된 게 특징이다. 프리미엄한 소비에 중점을 둔 동종 카드와 다르게 프리미엄한 문화 생활과 관련된 혜택을 담은 보기 드문 카드다. 플레이트부터 중후함과 멋짐이 느껴진다.
오페라 글라스라고 들어봤나? 중세가 배경인 영화에서 귀부인이 공연 관람할 때 사용하는 장면을 본 적 있을 것. 영화로 치자면 3D 안경쯤 되려나(아니다). 공연 덕후 아니, 공연을 사랑하는 헨리에게 꼭 필요한 장비(?)다. 신한카드 The CLASSIC-Y를 가지고 있으면 세종문화회관, LG아트센터에서 오페라 글라스를 무료 이용할 수 있다. 예술의 전당, 서울시립미술관 등에서는 오디오 가이드도 이용 가능하다.
Editor’s Check_ 주요 혜택
① 가맹점에 따라 최대 5% 포인트 적립
② 인천공항 무료 발렛파킹
③ 바우처(세종문화회관 프리미엄 회원 멤버십 포함)
④ 오디오 가이드 및 오페라 글라스 무료 이용
⑤ 진에어 국제선 항공권 할인
이번엔 스포츠다. 항공 마일리지 적립 (혹은 캐시백)형 프미리엄 카드다. 연회비가 20만 원대로 꽤 비싼 만큼 혜택이 다양하다.
그 중에서 스포츠 관련 혜택의 비중이 꽤 된다. 국내 골프장 부킹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각종 프로 스포츠 입장권 할인이 된다. 스포츠 경기 할인 카드는 꽤 있지만 단일 팀에 한해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이 카드는 프로야구의 경우 LG 트윈스, 기아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세 팀이 할인 대상이 되기 때문에 활용도가 좀 더 좋을 것.
사실 스포츠 경기 혜택만 보고 비싼 연회비를 내기엔 무리가 있다. 이 카드는 마일리지 적립이 되니까 스포츠 관람에 더해 여행을 좋아하는 헨리에게 적합하다. 평소엔 마일리지 적립하고 바우처 쓰면서 사용하다 경기 시즌이 되면 할인 혜택을 활용하는 식으로. 물론 이밖에 프리미엄 카드에 걸맞는 혜택이 더 있으니 꼼꼼히 체크하길 바란다.
Editor’s Check_ 주요 혜택
① 모든 가맹점 1% 캐시백 혹은 1,500원당 1마일 적립
② 특급 호텔 베이커리 특별 할인
③ 바우처
④ 골프 주중 부킹대행 및 우대서비스
⑤ 아시아나, 이스타 항공 할인
⑥ 프로야구 및 프로농구 입장권 할인
밀레니얼세대는 더 이상 기업의 타깃이 아니다. 밀레니얼세대 중에서도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헨리’가 기업의 마케팅 대상이 되고 있다. 왜냐하면 헨리가 만드는 트렌드를 다른 밀레니얼세대가 따라하고 그에 맞는 소비를 하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과 상품이 헨리로 인해 변하고 있다.
그런데 신용카드는 어떤가. 소비성 지출이 아닌 취미, 여가를 위해 돈을 쓰는 헨리를 위한 신용카드는 찾아보기 힘들다. 보이지 않는 미래보다 현재에 집중하는 그들에게 필요한 신용카드가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해서 이 글을 고쳐 쓸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그때 즈음 우리는 1억 연봉자가 되어 새로운 신용카드를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그렇다고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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