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쓰는 사람으로 남는 방법
꾸준히 쓰기 위한 나만의 비법
꾸준히 쓸 수만 있다면
글 한 편을 쓰는 일을 어렵지 않다. 하지만 글을 꾸준히 쓰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매년 1월 초가 되면 헬스장에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몰린다. 모든 기구마다 사람들이 북적북적해서 운동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말이다. 그럼 1년 내내 헬스장이 북적북적할까. 그렇지 않다. 한 달도 안 되어 헬스장이 이전처럼 한산해 지기 마련이다. 1월에 등록했던 회원 대부분이 한두 번 나올 뿐 꾸준히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책을 쓰겠다고 다짐하고 글을 한두 번 쓰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글을 꾸준히 쓰는 경우는 많지 않다.
글을 A4 용지 기준으로 100장 정도 모은다면 어떻게든 출간 할 수 있다. (많은 출판사에 투고했지만, 모든 출판사에서 거절당할 수도 있다. 그렇게 기획출판이 좌절되더라도 출판 비용을 모두 내는 자비 출판으로는 어떻게든 출간 할 수 있다) 정작 난관은 100장 정도 글을 모으는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꾸준히 글을 쓰고 원고를 모을 수 있을까. 물론 일부 사람들은 아무런 장치를 마련하지 않아도 꾸준히 잘 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래서 내 의지를 과신하지 말고 처음 글을 쓸 때부터 별도의 장치를 다양하게 마련해야 한다.
꾸준히 쓰기 위한 나만의 장치
첫째, 공개된 공간에 글을 올린다. 글쓰기는 말하기와 유사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글쓰기는 대상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말하기는 대상이 눈앞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즐거운 주제로 말한다고 해도 대상 없이 혼자서만 말하면 재미가 없다. 상대방의 반응이나 호응 없이 혼자서만 말한다면 도무지 말할 맛이 나지 않을 것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눈앞에 상대가 없으면 그만큼 재미가 없다. 그런데 공개된 공간에 내 글을 공개하면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 상대방이 내 글을 직접 읽으며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내 글에 대한 피드백을 기대하면서 글을 쓰면, 상대를 놓고 대화를 하는 것처럼 즐겁게 쓸 수 있다. 나도 그래서 개인 블로그, 브런치스토리, 인디스쿨 등에 글을 올린다. 이런 사소한 행위가 글을 꾸준히 쓸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둘째, 자신만의 보상 방법을 마련한다. 글을 공개하고 사람들의 관심과 인정을 받는 것도 하나의 보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 글을 공개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굳이 밝히고 싶지 않은 사생활을 쓴 글이나, 속마음이 담긴 글일 경우에 그렇다. 또는 주제와 관계없이 글을 사람들 앞에 내보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스스로 보상을 마련하는 게 도움이 된다. 글 몇 편을 완성하면 보상으로 여행을 떠난다거나, 스스로에게 작은 선물을 주는 등의 방법으로 말이다.
셋째, 함께 글을 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에 집에서 영상을 보며 혼자 운동을 한 적이 있다. 집에서 운동을 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이동 시간도 필요하지 않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진다. 하지만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단점이 존재했다. 혼자 운동을 하면 도무지 운동할 맛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홀로 글을 쓰는 것도 비슷하다. 혼자서 골방에서 글을 쓰는 게 재미가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함께 글을 쓸 수 있는 동료들을 만드는 게 도움이 된다. 서로 같은 시간에 온오프라인 공간에 모여서 함께 글을 쓰고 또 글을 돌려 읽으며 피드백을 주고받는 방식을 활용할 수도 있다. 또는 SNS 등을 활용하여 단순히 정해진 분량의 글을 썼는지 아닌지만 서로 점검하는 방식으로도 글쓰기 모임을 가질 수 있다.
넷째, 글을 정기적으로 첨삭 받는다. 내가 쓴 글을 글쓰기에 능통한 다른 사람에게 첨삭 받을 수 있다. 학생 때 과외를 받거나 공부방에 다니는 것처럼 나만의 선생님을 특정하여 그 대상에게 내가 쓴 글을 정기적으로 점검받는 것이다. 주변을 살펴보면 출간한 작가 중에서 글을 첨삭해 주는 분들도 있다. 그들은 무료 또는 유료로 정기적으로 내가 쓴 글을 첨삭해 준다. 앞에서 언급한 방식으로도 꾸준한 글쓰기가 잘 안된다면 일정 비용을 내고 첨삭 받는 방식을 추천한다. 어느 정도 비용을 내면 돈이 아까워서라도 꾸준히 글을 쓰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실력 있는 작가에게 첨삭을 받으면 글쓰기 실력도 향상될 수 있다. 하지만 종종 상대가 비용을 지나치게 많이 요구하는 때도 있다. 아무리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런 방식은 피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다섯째, 스스로 기한을 정한다. 즉 글쓰기를 할 때 스스로 마감일을 설정하는 것이다. 마감 날짜가 명확하지 않은 일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누구든지 마감 날짜가 임박한 일부터 우선 처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서 글을 쓸 때도 스스로 마감일을 정해야 한다. 마감 날짜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면 훨씬 글을 더 많이 쓸 수 있다. 마감 날짜를 정하면 좋은 점이 또 하나 있다. 집중해서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이다. 학창 시절에 시험 시간 5분 10분을 앞두고 벼락치기 공부를 해 본 적이 있는가. 시간을 목전에 두면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마감 시간을 코 앞에 두면 평소보다 집중해서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때로는 내가 쓴 글 한 편이 초라해 보인다. 내가 애써서 글을 썼지만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글 한 편 한 편을 모으면 한 권의 책을 만들 수 있다. 한 권의 책을 초라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만 쓴다면 지금 쓰는 한 편의 글이 언젠가는 의미 있는 책으로 엮여 나올 것이다. 그 마음을 잊지 않고 꾸준히 쓰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