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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철상 Jan 21. 2020

누구보다 공정성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

‘페어플레이’를 외치는 신세대를 잡는 사람(조직)이 세상의 중심에 선다!

한 해의 연봉인상이 결정되고 나면 조직이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누구는 얼만데, 누구는 얼마 더라’ 식이다. 그런데 과거에는 대개 비슷한 직급 사람들끼리 비교했다면 요즘은 사뭇 다르다. 젊은 직원이 인사담당자에게 임원연봉은 얼마나 올랐는지 물어본다. 그 기저에는 “우리 회사 평가 시스템은 공정한지”에 대한 의심이 은근히 깔려 있다. 나와 임원의 연봉 인상률을 비교하면서, “저 임원은 과연 연봉만큼 회사에 기여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볼 수도 있고 혹은 “우리 회사는 내가 기여한 만큼 나를 공정하게 대우하고 있는가?”를 고민해볼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은 단지 이 젊은 직원에게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의 순위 조작 논란, 모여고의 시험지 유출 논란, 교수 자녀의 논문 특혜 논란 등의 사례에서 보듯 요즘 젊은 세대가 분노하는 경우는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여길 때다.     


평등은 다소 구조적이고 결과적인 측면과 관련이 있다면 공정성은 경쟁상태에서 차별적이지 않는 과정적인 측면이 있다. 이는 100미터 경주의 출발선상에서 누군가의 출발선이 20, 30미터 앞서 있다면 참을 수 없는 것과 같다. 따라서 신세대에게는 초기 설계과정의 공정성이 중요하다.      


사회전반에 공정함을 요구하는 페어 플레이어들의 등장

사회구조적 이슈로만 여겨졌던 공정함에 대한 열망은 이제 사회전반에서 새로운 생활양식을 창출하고 있다. 가사 노동은 구성원 모두에게 공평하게 분배돼야 하고, 학생들은 조별과제보다 개인과제를 선호한다. 직장에서는 팀장님을 서포트하기보다 나 자신의 성과로 평가받길 원하며, 회사 대표와 팀 막내가 편하게 의사소통하길 원한다. 소비할 때도 상품 자체뿐만 아니라 그 브랜드의 올바른 ‘선한 영향력’이 구매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의미하는 CSR활동은 단순히 사회문제를 소극적으로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능동적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의 기업 CSR활동은 그저 “우리가 이런 착한 행동을 하고 있어요”의 보여주기식 마케팅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비자의 구매를 이끌어내는 것과 직접 관련이 없는 영역에서까지 훨씬 더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 공항에는 일등석 승객들의 입출국을 빠르게 도와주는 ‘패스트트랙’ 제도가 있다. 그러나 한국에는 없다. 왜 일까? 다수 대중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거다. 왜 한국인은 이다지도 평등의식이 높을까? 높은 인구밀도 탓에 사회적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고, 지난 100년간 사회구조가 격변을 겪었기에 지위와 성취의 상대적 변화가 극심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지출처: https://www.abc.net.au/news/2018-06-21/four-people-share-a-cake/9874600)


경쟁은 젊은 세대의 삶을 지배하는 주요 핵심이다. 10대의 치열한 입시경쟁, 20대의 무한한 취업경쟁을 이겨내면, 30대 이후에는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승진경쟁을 지속해야 한다. 무한한 업적주의 시대를 살아남기 위해 오늘날의 젊은 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다름 아닌 공정성을 담보한 경쟁의 규칙이다. 스스로 노력을 통해 성과를 내는 것은 나의 문제이지만, 노력과 상관없이 특정인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사회적 차원의 공정성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든든한 자본과 인맥으로 불공정을 일삼는 무임승차자에게 가장 크게 분노한다.     


요즘 학생들은 수능을 선호하고, 주관식 시험보다 객관식 시험을 선호하고, 입사시험도 공정하고, 승진과 보상도 투명하길 원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를 잡아내서 밝혀낸다. 이런 사례가 늘어나는 이유는 젊은 페어 플레이어들의 공정성에 대한 목마름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일반 개인들에게 “내 작은 노력으로도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일종의 ‘효능감’을 제공한다. 한 사람의 개인은 무력하지만 개인이 모여 큰 목소리를 내면 사회 전체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일이, 과거에는 단지 자기만족에 그쳤다면 이제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되었다.      


공정함에 대한 페어 플레이어들의 열망은 향후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우선 조직적 차원에서의 혁신이 발생할 수 있다. 구성원이 ‘공정하다’고 느끼는 형태로 기업의 조직 구성 형태가 빠른 속도로 재편성될 것이다. 연공서열에 따른 수직적 위계 조직 대신 업무 전문성을 바탕으로 일하면서 의사결정 속도와 업무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다. 또한 연차가 쌓일수록 직급과 연봉이 올라가는 형식이 아니라 성과와 능력에 따른 연봉 책정으로 시스템이 혁신하면서, 젊은 세대가 사회활동에 더욱 의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신경 써야 하는 부분도 더 많아질 것이다. 그동안 일반적인 제품 차원에서만 속성 차별화를 시도했다면 이제는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때 발생하는 환경과 사회적 영향력까지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전문성과 책임감을 보강할 수 있는 조직방안 마련해야

한편 공정함 뒤에 숨어 있는 부정적 측면도 간과해선 안 된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위계 조직과 달리 수평적 네트워크 조직은 사고가 발생했을 대 이를 책임질 사람이 부재하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 실제로 요즘 직장인들을 두고 소통은 수평적이길 원하지만 책임은 수직적이길 원하고, 업무에 대한 욕심은 많은데 정작 수행하는 방식은 잘 모른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높다. 전문성과 책임감을 보강할 수 있는 조직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다고 해서 조직 문화는 그대로 둔 채, 제도만 표피적으로 도입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호칭 파괴나 조직 혁신도 기업 문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는다.      


실상 그들이 조직과 사회에 대한 불만을 발언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가진 문제를 파악하기도 어렵다. 리더 곁에 모두 YES맨으로 배치한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따라서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사항을 시시콜콜 말할 수 있는 발언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향후 발생 가능성이 있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기회를 새롭게 발견할 수도 있다. 결국 기본과 원칙을 조직문화에 녹여내는 것이 관건이다. 

-상기글은 도서 <트렌드코리아2020>의 상당부분을 인용발췌한 것임을 밝힙니다.


*글쓴이 정철상은...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 교육안내:

2월 1일 대전)취업진로지도지도자 42기과정 https://careernote.co.kr/3028

2월 11일 부산)영화인문학을 통한 생애설계) 에피소드1, “나는 누구인가?” http://cafe.daum.net/jobteach/Sk9N/181

2월 22일 서울)취업진로지도지도자 43기과정 https://careernote.co.kr/3050

2월 29일 부산과정)보드게임으로 즐기는 스트레스 변화관리 http://cafe.daum.net/jobteach/Sk9N/182

3월 14일 서울과정)보드게임으로 즐기는 스트레스 변화관리 http://cafe.daum.net/jobteach/Sk9N/183

문의처: career@career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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