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피렌체를 떠나 베네치아로 이동하는 날이다. 피렌체보다 더 아름다운 도시가 있을까 싶었지만 베네치아는 그 모든 도시를 잊게 만들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우리 가족은 가이드도 없고 이탈리어도 모르고, 기차 플랫폼도 복잡해 어려움도 있을 법했지만 그래도 어렵지 않게 베네치아행 열차에 오를 수 있었다.
참고로 선진국이라고 생각하는 이탈리아가 보통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잦은 기차 연착으로 악명이 높다고 해서 놀랐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는 굉장히 체계화가 잘 된 나라임을 해외여행을 다닐수록 더 실감하게 된다. 실제로 어느 나라를 가도 우리나라만큼 잘 정비된 나라가 흔치 않다. 어떤 부분이 그렇냐 묻는다면 ‘대중교통, 와이파이, 식당, 도로, 안전, 편의점, 화장실, TV, 놀이 시설, 편의성, 문화의식 등’ 거의 모든 부분이 다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다. 우리는 아직도 중진국 정도로 생각하지만 이미 선진국 수준에 올라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그런 부분을 잘 채워나간다면 세계인들로부터 더 사랑받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 싶다.
피렌체에서 2시간 정도 기차로 달려 메스트레역에서 하차했다. 우리는 짐이 많아서 역 인근에 있는 호텔에 바로 들러 체크인을 하고 바로 베네치아로 향했다. 우리 가족은 비행과 숙박, 도시 간 이동 기차편만 예약을 했는데 호텔이 모두 역인근이라 찾기가 쉬워서 좋았다.
‘물의 도시’라 불리는 베네치아는 어디를 가나 물을 볼 수 있는 수상도시다. 동남아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라 수상도시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다.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할 아름다운 물의 도시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다. 단순히 강이나 운하나 바다를 관람하는 정도가 아니다. 물 위에 도시가 건설된 독특한 도시다.
100여개의 섬이 400여개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영화 마니아들에게는 ‘베니스 국제영화제’로 더 알려진 도시이기도 하다. 1932년 8월 베니스에서 세계에서 최초로 "국제 예술 영화제"가 개최되었다고 한다. 세계 영화제중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며 '예술을 위한 예술'을 주창하는 이 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은 작품성 있는 에술영화와 작가로서의 감독을 중시해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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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Venezia,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할 아름다운 물의 도시)
영어로는 베니스(Venice)라고 하는 베네치아는 반드시 가 봐야 할 곳이다. 아니, 소설가 뒤마의 말처럼 죽기 전에 반드시 보아야 하는 도시다. 베네치아는 수상 도시라고 많이 알려져 있는데 원래부터 수상에 지은 것은 아니며, 현재 116개의 섬들이 409개의 다리들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동남아의 수상 가옥과는 다르다.
베네치아의 역사는 567년 이민족에 쫓긴 롬바르디아의 피난민이 만(灣) 기슭에 마을을 만든 데서 시작된다. 6세기 말에는 12개의 섬에 취락이 형성되어 리알토 섬이 그 중심이 되고, 베네치아 번영의 심장부 구실을 하였다. 처음 비잔틴의 지배를 받으면서 급속히 해상무역의 본거지로 성장하여 7세기 말에는 무역의 중심지로 알려졌고, 도시공화제(都市共和制) 아래 독립적 특권을 행사하였다.
베네치아에는 세레니시마 가문이 있었다. 이 가문은 1202년에 엔리꼬 단돌로 총독이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하기 위해 4차 십자군 지원을 요청한 당시부터 세력을 급속히 확대, 중계무역으로 부를 축적하였다. 이후 베네치아는 소위 중계 무역 도시, 즉 홍콩과 같이 잘 살게 되었다.
베네치아는 15세기부터 밀라노, 피렌체와 더불어 이탈리아를 장악했으나1797년에 베네치아는 자치권을 잃게 되는데 나폴레옹이 침략해 베네치아를 오스트리아에게 넘겨 버렸기 때문이다. 베네치아의 주인인 세레니시마 가문은 몰락했고 그러다 1866년 베네치아는 이탈리아로 다시 돌아왔다. 문화적으로 살펴보면 베네치아는 주로 비잔틴 양식과 북쪽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으로 고딕 양식, 그리고 이탈리아 중부에서 영향을 받은 르네상스 양식이 혼재되어 있는 곳이다....
내용더보기: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87XX37800260
출처: Daum백과, 도서 <ENJOY 이탈리아>, 윤경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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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베네치아의 중심이라고 불리는 리알토 다리로 향했다. 아내는 잘못 가면 어떻게 하느냐고 우려했지만 나는 걱정 말라고 했다. 이곳 베네치아는 길을 잃어도 어디를 가나 다 아름다운 곳이니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으로는 살짝 걱정스러운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정말 작은 골목골목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아름다운 곳이었다. 알록달록한 색감의 집들도 아름다웠지만 빛바랜 오래된 건물과 좁은 골목도 정겹게 느껴져 좋았다.
사실 우리는 인생에서 어떤 정해진 길, 빠른 길, 좋은 길이 있을 거라 믿고 길을 나서려고 하지만 그런 길을 찾기도 어렵고 찾았다고 해도 길을 잃고 헤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때는 어디로 나아가야할지 몰라 힘들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모두 다 아름다웠던 순간이었음을 느끼게 된다. 베네치아는 마치 그런 깨달음을 알려주는 길만 같다. 마음껏 길을 잃어보길 권하고 싶을 정도다.
차량이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좁다란 길들이라 차량자체를 출입통제 하다 보니 걷기만 해도 마음이 저절로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아름다운 리알토다리를 지나쳐 산 마르코 광장에 도착했다. 성인 마가의 유해가 묻혀 있다는 산 마르코 성당 앞에 널찍하게 펼쳐져 있는 광장 한 켠에 마음 편히 눌러 앉았다. 잠시 후 안내요원이 이곳에서는 앉을 수 없다 해서 훌훌 털고 일어섰다.
산 마르코 성당은 전체적으로는 비잔틴 양식이지만 이슬람과 기독교 양쪽 모두의 양식이 공존하고 있음에도 언밸런스하지 않고 조화롭고 아름답다. 그런 의미에서 서로 다른 것에 대한 수용과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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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마르코 대성당(산 마르코 성인의 유골이 안치된 곳)
이집트 지역에서 가져온 여러 유물과 산 마르코(San Marco)의 유골을 안치할 납골당의 목적으로 9세기에 세웠다. 11세기에 롬바르디아 양식이 가미되어 리모델링되었고 전체적으로 비잔틴 양식을 지니고 있다.
돔은 총 5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산 마르코의 업적을 기리는 12~13세기의 그림들이 있다. 하지만 베네치아가 오스트리아로 넘어갈 때 나폴레옹과 오스트리아에서 유물을 모두 가져갔다. 그 뒤 나폴레옹은 워털루 전쟁의 패배로 그때의 전리품들을 돌려주게 되었는데 다 돌려받지는 못했다. 산 마르코 성당 입구 위의 4마리의 청동 말들은 베네치아가 1204년 콘스탄티노플 에서 가져온 것이다....
내용더보기: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87XX37800280
출처: Daum백과, 도서 <ENJOY 이탈리아>, 윤경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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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비싼 곤돌라를 타기보다 바포레토라는 수상버스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곤돌라의 경우 이미 마카오에서 타 보기도 했고 비용도 너무 비쌌다. 곤돌라 1대당 가격을 받는데 대개 20~30분 정도 운행하고 100유로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14만 원 정도 한다. 이에 반해 바포레토는 종일권을 이용해도 20유로 밖에 하지 않는다. 며칠 숙박하는 사람들이라면 자유이용권을 이용해서 자유롭게 여러 지역의 섬을 다녀도 좋다.
우리 가족은 75분간 탈 수 있는 스탠다드 이용권을 구매했는데 7.5유로였다. 우리 돈으로 1만원 정도였다. 보통은 이 바포레토로 산 마르코광장까지 오지만 우리는 이미 걸어왔기에 이 수상버스를 타고 역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첫 번째 정거장에서 내렸다가 다시 반대편으로 향하는 수상버스에 올랐다. 자리가 나서 자리를 잡고 창밖 풍경에 푹 빠졌다. 그 사이 아이들은 피곤했던지 금방 잠들어 있었다. 우리가 탄 수상버스의 종착지는 리도였다. 아이들을 잠시 자게 해주고 리도로 향하면서 베네치아 전경을 구경할 기회를 얻었다. 잔잔한 물결과 수상버스의 모터소리가 언밸런스하게 평화로움을 안겨주었다.
다만 75분이라는 한정된 시간 때문에 역까지 되돌아가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아 리알토다리 정거장에서 내렸다. 내리고 나서야 안 사실이지만 75분만 타는 것이 아니라 75분 동안 입장이 가능했다. 결국 입장만 하면 아무리 종착역이 먼 곳에서 타도 상관이 없었다. 혹시나 여행 갈 분들이 있다면 우리 가족처럼 실수하지 말고 75분까지는 최대한 먼 섬까지 가보고 여유롭게 즐기길 바란다.
다만 시간이 초과할까봐 중간에 내린 덕분에 어둠이 내려앉은 베네치아의 밤풍경까지 둘러볼 수 있어 더 좋았다. 골목골목을 누비며 분위기 있는 식당 하나를 찾아 자리를 잡았다. 저녁을 먹었는데 별다른 맛은 없었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하니 그것만으로도 좋다는 기분이 들었다. 천천히 걸어 호텔로 향했다. 베네치아의 아름다운 하루가 정말 순삭(순간삭제)처럼 가버렸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아름다운 이 하루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 낯선 도시에서 책을 집필한다면 이곳 베네치아에서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였다.
베네치아여 다시 또 올게.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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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정철상은...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아보카도 심리학> 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으며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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