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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철상 Jul 22. 2019

직장보다 워킹홀리데이를 선택하는 청춘의 심리

안녕하세요.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쓰신 글을 보고 저도 용기 내어 조언을 구해보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 이름은 000입니다. 20**년 2월에 00대학교 경제학을 전공하고 재무금융학을 복수전공해서 졸업한 20대 중반의 대학생입니다. 대학시절 전공과 복수전공이 적성에 맞았기 때문에 관련분야로의 진로계획을 세웠습니다. 특히 회계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공부가 재미있었기 때문에 회계, 재무직으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던 4학년 2학기 시작 무렵에 채용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려두었습니다. 제 이력서를 본 헤드헌터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채용추천 건이 있는데 외국계 광고회사이고 일반사무업무를 담당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원했던 회계직은 아니었지만 사무업무를 경험해보고 경력을 쌓으면 좋을 것 같다는 취업담당 선생님의 조언을 깊이 새기며, 졸업하기 전에 취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면접을 보기로 했습니다. 운이 좋게도 1차, 2차 면접에 통과했고 졸업 전인 9월에 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첫 6개월은 일을 배우느라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갔는데요. 문제는 그 이후 발생했습니다. 제가 담당했던 업무에서 전문성을 기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달 루틴한 업무와 특별한 지식 없이도 자료를 입력하고 다른 부서로 서류를 넘겨주는 업무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회계, 재무, 인사, 총무도 아닌 일반사무업무로는 국내 광고회사를 전전하다가 특별한 커리어를 쌓지 못하고 끝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 회사에서 오래 버티는 방법도 있겠지만 사수분께서도 40세 이상 되면 남기 힘들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실제로 사내에 50대 직원은 없었으니까요.

그렇게 마음이 불안한 채로 하루하루 월급날만 보며 버텼던 것 같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하는 도중에 1년간 외국에서 일을 하면서 관광을 할 수 있는 ‘워킹홀리데이’라는 제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만 30살 전에만 기회가 부여되는 20대만의 특권에 꽂힌 것입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무작정 떠나보기엔 많이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동안의 삶을 돌이켜보았습니다.


고3 수능을 보고 점수에 맞춰서 대학을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전공은 무조건 배우고 싶던 경제학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군을 전역하고 휴학을 하면서까지 하고 싶은 일은 없었기에 바로 4학년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이어 곧바로 원하던 직무는 아니었지만 번듯한 회사에 입사를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사회가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만 살아왔던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회사에서 더 이상의 자기발전이 없다면 내 시간들을 소중히 써보겠다는 생각 하나로 결국 1년 2개월간의 회사생활을 뒤로하고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퇴사를 하고 워킹홀리데이를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고 우선 캐나다를 신청했습니다. 내년 상반기까지 지켜봐야 하는 일정이기에 퇴사가 성급했던 건 아닌지 후회가 되었지만 돌이킬 수 없기에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캐나다가 안 되면 호주라도 가려는 생각이고, 내년 6~7월 정도엔 출국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 남은 시간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비용을 충당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고민이 이제 시작됩니다. 다녀오면 대학을 졸업한지 거의 3년이 다되어가는 20대 후반의 나이가 될 건데요. 제가 채용시장에서 가치가 있을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고민들로 우울감에 빠져 때론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제 선택이 옳은 것인지 스스로에게 되묻지만 뚜렷한 확신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바뀌는 감정에 이젠 지치기만 합니다. 그래서 캐나다나 호주로 나가게 되더라도 잘 살 수 있을지 또 고민만 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민들을 어떻게 하면 헤쳐 나갈 수 있을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진로계획을 갖고 살아야 하는 것인지 답변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답변:

에이, 뭐가 그리 두려우십니까. 아직 20대 중반인데요. 비록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나도 20대 후반인데요. 충분합니다. 저는 87학번인데요. 당시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입사할 시기에 나이가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그래서 20대 후반이면 여러모로 불리했습니다. 제가 29살에 대학을 졸업했거든요. 그 나이로는 대기업에 입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바뀌어서 그 정도는 늦은 나이도 아닙니다. 30대 초중반에도 입사하는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게다가 본인은 직장생활 경력도 1년 있고, 워킹 홀리데이로 1년 경력과 경험이 생기는데요. 그렇다면 나이로 두려워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왜 두려울까요? 괜스레 자신이 욕심을 부리고 있는 아닐까 하는 생각에 올바른 선택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 거겠죠. 하지만 그 저도 욕심은 충분히 부릴 나이입니다. 자신의 욕구도 채워 나가면서 살아도 괜찮습니다.     


저는 나이 차별이 많던 시대에 29살에 대학을 졸업하고 그 나이에 취업했습니다. 다만 저는 좋은 직장을 구하지는 못했습니다. 아마도 워킹 홀리데이를 다녀오면 저 같은 경우처럼 좋은 직장을 구하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도 한몫했을 겁니다. 사실 나이도 나이지만 제 열심히 준비하지 않은 덕분이기도 하고 제 재능이나 스펙이 없는 덕분에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절망스러웠는데요. 하지만 그런 어려운 상황이 오히려 제 삶의 성장에 더 큰 영양분으로 돌아올지는 당시에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저는 싫었지만 제 삶에 순종했습니다. 제 상황은 대단히 안 좋았죠.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나 순종하고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하며 새로운 기회를 물색했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 서서히 삶을 회복해 나가게 되었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일단 하고 싶은 것부터 해보세요. 다만 교만함을 내세우면 안 됩니다. 겸손한 자세로 배움을 구해나가야 합니다.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삶 속에서 배움을 구해야 합니다. 그 삶에는 당연히 학교도 있고, 직장도 있습니다.      


인생에 늦은 법은 없습니다. 물론 간혹 있긴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만큼 늦은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겁니다. 하고자 하는 의지와 실천력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젊은 날에 실컷 도전해보세요.      


그 과정에서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슬픈 현실이지만 자신이 꿈꾸던 일을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태도는 그게 인생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겁니다. 가만히 앉아만 있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찾아나가려는 의지와 결단력과 실행력으로 삶의 과정에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는 마인드겠죠.     


그러다보면 단순히 좋아하는 일 그 이상의 가치 있는 사명감마저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겁내지 말고 도전해 나아가세요. 다만 직장 다니는 동안 조금 더 철저히 준비하고 나왔더라면 시간손실이 적었을 터인데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그러나 말씀처럼 과거의 선택을 돌이킬 수는 없습니다. 다음에는 조금이라도 미리 준비하고 실행하시길 바랍니다. 다만 지금 현재의 시간을 더 귀하게 절박하게 사용한다면 그런 시간조차 메이크업(보충)할 수 있습니다. 직장을 그만뒀지만 자기관리를 더 철저하게 하면서 시간관리부터 해나가야만 합니다. 물론 잠시 여행과 휴식을 통해 재충전을 할 필요가 있는데요. 그런 다음에는 직장생활 때보다 더 부지런히 움직이고 활동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가능한 규칙적으로 생활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패턴이 다 깨어질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민들이 계속 되겠지만 고민과 불안을 두려워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행동하는 겁니다.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삶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요? 여러 가지 해법은 있겠지만 사실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니 고민만 늘어놓으며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일단 실행을 해나가면서 고민의 해답을 찾아나가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올바르게 실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계획부터 세워야 합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구체적인 계획만 세우기 위해 계획하길 늦추거나 계획만 하느라 지나치게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됩니다. 짧고 명료하게 끝내야 합니다. 일단 인생의 큰 계획부터 세워야겠죠. 당연히 내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봐야 합니다. 그렇지만 이 역시도 실행을 하면서 그 과정에 찾아야지 지나치게 완벽한 그림을 그리려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어떤 진로계획을 갖고 살아야 하는 것인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름대로 커리어로드맵을 그려야겠지만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면 일단은 부닥쳐 나아가며 그리면 됩니다. 연필만 들고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할까’ 고민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나치게 완벽한 그림을 그리려 하지 말고 일단은 추상적이라도 좋으니 그렇게 큰 계획을 수립하고 작은 실행계획을 세워보는 겁니다. 만일 수립했던 목표가 아니다 싶으면 다시 계획을 수립하고 계획표를 수정보완해 나가면 됩니다. 계획수립의 좋은 점은 언제든 변경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러다보면 분명 뚜렷하게 삶의 목적이 눈에 들어올 때가 있을 겁니다.     


그러니 지나치게 고민하면서 완벽한 계획을 세우려 하기 보다는 다소 부족하더라도 부닥쳐나가면서 삶을 배워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평생을 두려움으로 살아갑니다. ‘철 드는 순간 고생시작’이라는 말이 떠오르는데요. 어쩌면 그런 자조적 회의감이 담긴 말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는 두려움은 말 그대로 스스로 만들어 낸 환상일 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철거머리 같은 두려움을 떨쳐내야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진로계획이나 설계에 대해서는 아래에 써놓은 글들이 있으니 참조해서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취업준비, 진로설계, 진로계획 관련글:

학교생활 동안의 사회생활 준비 전략(상) https://careernote.co.kr/2957

학교생활 동안의 사회생활 준비 전략(하) https://careernote.co.kr/2958

진로설계, 어떻게 계획해야 하나 https://careernote.co.kr/2954

체계적인 포트폴리오 만들어보기 https://careernote.co.kr/2966

덴마크 진로교육의 3가지 핵심질문https://careernote.co.kr/2962

직업만 찾으려 하기보다는 조금 더 큰 목표를 세워보세요 https://careernote.co.kr/2516     


부디 두려움을 떨치고 행복한 삶을 누리시길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

따뜻한 카리스마, 정철상dream^^*     


* 글쓴이 정철상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한 커리어 코치로, 대학교수로, 외부 특강 강사로, 작가로, 칼럼니스트로, 상담가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KBS, SBS, MBC, YTN, 한국직업방송 등 여러 방송에 고정출연하기도 했다. 연간 200여 회 강연활동과 매월 100여명을 상담하고, 인터넷상으로는 1천만 명이 방문한 블로그 ‘커리어노트(www.careernote.co.kr)’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로도 활동하며 ‘따뜻한 카리스마’라는 닉네임으로 불리고 있다.     


나사렛대학교, 부산외국어대학교, 대구대학교에서 취업전담교수로 활동했으며, 현재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동아대 강의전담교수로 활동하면서 <대한민국 진로백서>, <따뜻한 독설>,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등의 다수 저서를 집필했다. 사단법인 한국직업진로지도협회를 설립해 부회장으로서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고자 힘쓰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가슴 뛰는 꿈과 희망찬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언론으로부터 닉네임까지 얻으며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취업진로지도 전문가 과정을 운영하며 400여명의 전문가를 배출해왔다. 궁극적으로는 진로성숙도를 높여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힘쓰고 있다.

과정안내: https://careernote.co.kr/notice/1611

상담문의: career@career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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