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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 아티스트 Jul 15. 2020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에스테틱 클리닉 방문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같은 목표, 다른 방법

얼마 전부터 신경을 쓰는 일이 많아서 인지 미간주름이 두드러져 보였다.


화장을 하더라도 이미 생긴 주름을 감추기는 역부족인지라 거울 볼 때마다 미간 주름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었다. 단순히 미적인 측면을 넘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직업을 갖고 있는 터라, 미간주름으로 인해 다소 신경질적이거나 무뚝뚝한 인상은 고객들을 만날 때 그다지 플러스 요인은 아니기에 고민이 되었다.


출산 이후에는 노화가 급진행된다고 하던데, 둘째를 낳고 나니 체력뿐만 아니라 피부 탄력도 하루하루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피부과 시술은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점점 깊어져 가는 주름이 신경 쓰였고 이래서 사람들이 보톡스를 맞는 건가 싶기도 했다. 언젠가부터 또래 친구들과 만나면 대화 주제 중에, 노화방지 이너뷰티, 피부과 시술에 대한 내용이 자주 나왔다. 코로나로 인해 한국 가는 길은 막혔고, 처음으로 싱가포르에 있는 에스테틱 클리닉에 방문해 보기로 했다.


꽤 유명한 에스테틱이라고 들었던 그곳은, 호텔처럼 으리으리한 로비에 최신식의 장비가 놓여 있었다.

의사 선생님은 나에게 3년 전 생얼 사진과 현재 최근 사진을 보여달라고 했다. 포토샵을 해서 왜곡된 사진 말고 최대한 실물과 근접한 사진으로 보여달라고. 거의 아이들 사진이 대부분인 폰 사진첩에서 나의 예전 모습이 담긴 사진을 뒤지는 데만 해도 시간이 꽤 걸렸다. 락다운 기간에는 더더욱 거울을 볼 여유 없이 살았던 것 같다. 사람들을 만나는 게 아니라서 굳이 신경 써서 꾸밀 필요 없이 지냈으니까...


한참을 뒤적이다가 꺼내본 몇 년 전 사진 속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옆에 두고 비교해보니,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세월의 흐름이 느껴졌다.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피부 처짐과 조금 더 피곤해 보이는 눈가가 문제라고, 1미리의 차이도 인상을 크게 좌우한다고 하셨다. 나는 사실 미간 주름만 고민이라고 했는데, 선생님은 역시 프로(?) 답게 말씀하시길 얼굴의 아름다움은 전체적인 밸런스가 중요하며, 미간 주름 외에도 팔자주름부터 두 턱, 처진 볼살 등등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들을 아주 꼼꼼하게 지적하셨다.


거울을 보고 있는데 선생님은 빛의 반사되는 각도에 따라 얼굴의 처진 정도를 세세하게 설명해주셨다.

문득 메이크업 수업시간이 생각났다. 피부 표현을 할 때, 전체적인 톤 맞춤 외에 브론저와 블러셔를 사용해서 윤곽 표현을 하는데, 그때도 얼굴 근육과 빛 반사에 따라 양 조절을 하면서 조금 더 생기 있고 어려 보이는 얼굴로 명암을 맞추기 때문이다.


1미리의 차이가 큰 차이를 좌우하는 점, 그리고 빛 반사로 얼굴의 굴곡을 판단하고 단점을 커버한다는 점에서 내가 그동안 해온 메이크업과 굉장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이 말씀하신 얼굴 윤곽에서 조금 더 튀어나와야 할 부분과 들어갈 부분의 명암을 조절하는 부분은 항상 내가 화장을 할 때 전체적인 느낌을 보고 명암을 맞추는 것과 매우 비슷했다. 졸지에 에스테틱 상담이 메이크업 수업시간이 되어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들만큼.


이러한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면 보톡스 말고 얼굴 전체를 리프팅하는 시술이 제일 효과적이란 결론이었지만, 역시나 가격이 생각보다 훨씬 더 비쌌던 관계로 그냥 상담만 하고 유유히 에스테틱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거울을 보면서 얼굴 어느 부분의 단점을 커버하면 조금 더 덜 피곤해 보이고 생기 있어 보이는 인상을 맞출 수 있는지 알아볼 수 있어서 나름 생산적인 시간이었다.


에스테틱이나 메이크업이나 둘 다 아름다움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는 같다.


하지만 영구적으로 얼굴 윤곽을 보정하려면 에스테틱이 효과적이고, 일시적이지만 외출 시 단점을 보완하는 것은 메이크업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 에스테틱에 다녀온 듯, 자연스럽게 어려 보이는 메이크업 연출을 조금 더 연구해봐야겠다.


아참 그리고 선생님께서 마지막에 덧붙이셨다.


웃는얼굴, 미소짓는 얼굴이 제일 자연스럽고 돈 안드는 리프팅 효과를 주는 표정이라고 :)

자주 웃고 다녀야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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