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오가는 감동
두 번째 책 《스테이블 코인 – 부의 대이동》을 쓰고 난 뒤, 내 일상에는 하나의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특별할 것 없는 습관이지만, 책과 관련된 글들을 하나하나 찾아 읽는 일이다. 작가라는 이름으로 책을 세상에 내놓고 나면, 가장 궁금해지는 것은 결국 이것 하나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 정말로 닿았을까, 누군가의 생각이나 하루에 아주 작은 변화라도 남겼을까 하는 마음. 그 질문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출판사 이벤트를 통해 남겨진 후기들 역시 감사한 마음으로 읽는다. 바쁜 와중에 누군가가 시간을 들여 내 책을 읽고, 다시 소중한 글로 후기를 남겨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고맙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오래 머무르게 되는 글들은 따로 있다. 아무런 부탁도, 조건도 없이 오롯이 자신의 의지로 써 내려간 독후감들이다. 그런 글을 읽고 있으면, 문장 사이사이에서 독자의 숨결이 느껴진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그 마음의 결을 따라 조심스럽게 걷게 된다. 진정성이 담긴 글에는 설명할 수 없는 온기가 있고, 그 온기는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주변에서 내 책을 읽고 소중한 후기를 남겨주신 분들을 떠올릴 때마다, 지난 몇 달의 시간이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밤과 낮의 경계가 흐려진 채, 원고 앞에 앉아 있던 날들. 잘 쓰고 있는지조차 확신하지 못한 채 문장을 고치고 또 고치던 시간들. 그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한 편의 독후감이 조용히 증명해 준다.
https://blog.naver.com/meyamo/224092396805
블로거 만만디님은 나의 대학원 선배다. 대학원 모임에서 잠시 인사를 나눈 인연이었지만, 내가 한동안 모임에 나가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연락도 뜸해졌다. 그렇게 잊혀지는 인연일 수도 있었는데, 어느 날 다시 연락이 닿았다.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결이 있다. 조급하지 않으면서도 멈추지 않는 에너지, 자기 삶을 책임지고 밀고 나가는 힘. 언니에게서도 그런 기운이 느껴졌다. 재테크에 대한 글을 꾸준히 써왔고, 그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았던 것은 매일같이 이어가던 홈트레이닝 기록이었다. 말없이 반복되는 노력 앞에서, 나는 어느새 응원의 마음을 보내고 있었다.
만만디 언니의 독후감을 처음 읽었을 때, 마음 깊은 곳에서 울림이 일었다. 그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 나의 첫 번째 책을 선물로 드렸는데, 이번에는 또 이렇게 정성 어린 독후감으로 나를 다시 한 번 감동시켜 주셨다. 사람들은 종종 눈에 보이는 성과와 결과만을 이야기하지만, 내가 진정으로 시선을 두는 것은 소소한 하루의 반복이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쌓아가는 루틴,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노력. 그런 기록들이 모여 결국 한 사람의 이야기가 되고, 삶의 서사가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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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다음 주에는 서울 출장이 예정되어 있다. 또다시 사람들 앞에 서야 하는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무대 공포증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나는, 일정이 가까워질수록 이유 없는 긴장과 불안에 휩싸인다. 가끔은 왜 굳이 이런 선택을 했을까, 왜 스스로를 이렇게 몰아붙이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했을 때, 그리고 결국 해냈을 때의 나를 떠올리면 그 감각은 묘하게 중독적이다. 두려움을 넘어서며 조금씩 확장되는 나 자신을 보는 일은 생각보다 강력한 힘을 가진다.
그리고 매번 이런 크고 작은 도전 앞에서 나를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것은 거창한 다짐이 아니다. 매일 빠지지 않고 지켜온 아주 사소한 루틴들이다. 일정한 시간에 글을 쓰고, 몸을 움직이고, 마음을 정돈하는 일. 그것들이 나를 단단하게 붙들어 준다. 오늘도 다시, 내 책에서 말했던 것처럼, 조용히 나만의 루틴을 지켜낸다. 그렇게 쌓인 하루들이 언젠가 또 하나의 이야기가 될 것임을, 나는 이제 조금은 믿게 되었다.
싱가포르라는 타지에서, 워킹맘으로서, 그리고 같은 대학원을 거쳐온 사람으로서 만만디님과 나 사이에는 이미 많은 공감대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위에 하나가 더 쌓인 것 같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속도로,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오늘을 살아내는 사람으로서의 공감이다. 그래서인지 앞으로의 만남은 예전보다 조금 더 따뜻하고, 서로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만나게 될 것 같아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