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에서 비서를 떠난지도 이제 5개월이 되어간다.
지금은 전직비서지만, 비서라는 단어와 나는 여전히 연결되어 있다.
의도적으로 내가 그렇게 되게끔 노력하는 중인데, 연결짓는 중요한 고리는 바로 글과 교단인 것 같다.
비서학 관련 최신논문을 꾸준히 읽으면서 비서학계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 하고, 브런치 글을 통해 현실에서 소통하며, 이제는 비서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비서로서 갖추어야 할 기초소양과 실무와 관련된 강의를 준비 중이다.
'직업인의 인성' 이라는 과목의 수강계획서를 작성하면서 학계에서 논문 몇 십여편을 찾아보고, 기사들을 찾아 읽어 보았다. 강의계획서를 다 완성하고 리뷰 차 읽어보니, 이 강의의 학습목표는 (미래)비서로서 '비서의 품격'을 갖추는 것 이라고 정의내렸다.
직업은 대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실 고교시절부터 다양한 직업탐색활동을 통해 대학진학을 하면 좋으련만, 필자 포함하여 많은 고등학생들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신중한 고민없이 대학입시 흐름에 맹목적으로 자신을 맡겨 '일단' 대학에 진학하고 직업은 그 다음에 고민하는 것이 다반사인 것 처럼 보인다.
그렇기에,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1차적으로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에 대한 선행고민 없이, 바로 직업인의 인성을 가르친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할 때, 그들이 올바른 직업관을 정립할 수 있게 도와주려는 취지는 높이 사고 싶다. 이런 과목을 개설하지 않는 학교도 있으니 말이다.
비서가 정말 하고 싶어서 비서학과로 진학한 분들이 계시다면 그들은 정말 축복받은 것이고, 설사 비서를 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쩌다 취업준비하다보니 합격한 직무가 비서여서 비서를 하게 된 필자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리고 막상 부딪혀 해 보니 정말 이 업을 애정하게 되었다면 그 역시 또 다른 기쁨이다.
하지만 학부 비서학 비전공자로서 한 가지 불안한 것은, 비서실무에 치중한 나머지 회사에서는 비서로서의 인성이나 소양에 대한 교육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가치이고 핵심인데, 사수도 업무 이야기만 할 뿐, 어쩌다 좋은 사수 만나면 그의 가치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학습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과연 그의 생각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있는 나만의 잣대,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직업관, 인성, 태도, 윤리의 중요성을 비서라는 직업에만 국한하기는 싫지만, 현직비서라면 한 번쯤은 이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서가 전문직으로 인식되고 그렇게 인정받으려면, 비서 한 명 한 명, 이런 주제에 대한 자아성찰의 시간을 반드시 투자하길 권한다. 그래야 비서로서 품격을 갖추게 되고 그것을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오늘 날, 전문직업인으로 살아갈 우리 미래에는 앞으로 이런 주제들에 대한 중요성이 더 각광받고 강조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포스트코로나, 위드코로나 시대처럼 시대적 배경에 맞춘 직업관 수정도 필요할 것이다. 나의 가치관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옛 것에 메여 있다면 결국 도태될 것이지 않은가.
직업인으로서 언제나 (생각과 사고가) 깨어있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지만,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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