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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를 좋아하지만 IT회사를 다니니까요

by 커리어걸즈

IT 회사에 다닌다고 하면, 흔히 IT 및 각종 최신기기들에 빠삭하고, 잘 이용할 거라는 주변의 기대에 휩싸이게 된다. 하지만, 나는 최신의 기술을 발빠르게 알아보고 쓰고 싶어하는 얼리어답터보다는 아날로그 추구형에 가깝다. 아직까지 다이어리에 펜으로 끄적 끄적 글을 적고, 종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는 맛을 추구한다. 즉, 나날이 기술이 발전하고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사회를 다소 버거워하는 대신, 옛것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우리 회사의 직원으로서 추구해야할 이미지와 본연의 내가 다른 것 같아서 고민스러울 때가 많다.


이것은 나의 고민일뿐 사람들에게 그저 나는 IT회사를 다니는 사람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과 대화 중에 “너 IT회사 다니는 사람이잖아?”라고 물으면서, 이 정도는 알아야하지 않니라는 눈빛으로 쳐다볼 때 괜스레 위축되곤 한다. 하지만, 이것은 대학 때부터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겪는 숙명이 아닌가? 컴퓨터공학과 나왔다고 하면 컴퓨터 고쳐달라고 하고, 심리학과 나왔다고 하면 본인의 심리를 맞춰보라고 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대화 방식인가보다.


그래도 나는 제법 IT회사에 다니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고, 문과 직무에 있더라도 IT 관련 정보를 많이 알아야 내가 일을 하는데도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IT용어를 정리한 책을 사서 읽고 있다. 또한, 사수의 추천으로 IT와 관련된 용어들을 나만의 언어로 해석해서 만든 용어집을 엑셀 파일로 만들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고 있다. 회사에서 여유가 있을 때, AI 뉴스레터 및 리포트들을 읽으면서 IT의 최신 트렌드와 정보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쌓인다면, 떳떳하게 ‘나 IT회사 다니니까 모르는거 있으면 물어봐.’라고 먼저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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