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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현 팀장 Mar 11. 2024

헤르만 헤세가 《데미안》에서 강조한 자소서의 중요성

* 이 글은 소설 《데미안》에서 나온 글을 토대로, 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한 일인지를 설명하는 칼럼입니다. 이 글을 통해서 당신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https://blog.naver.com/careerners/223354096897




제가 위의 글에서 아주 기~이~일~게 작성했던 것처럼, 소설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의 소설 《데미안》은 저희 커리어너스가 주장하는 철학을 아주 잘 표현한 작품입니다. 




그 철학은, 당신의 주변 사람들이 옳다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옳다고 여기는 삶과 커리어를 추구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https://blog.naver.com/careerners/222220371649



저는 위의 글을 통해서 수동적 프레임(주변 사람들이 옳다고 여기는 것)과 능동적 프레임(당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이라는 용어를 써가면서, 자소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당신의 능동적 프레임이 무엇인지부터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자소서의 본질은 당신이라는 사람을 소개하는 글일 뿐만 아니라, 당신이라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아주 놀랍게도, 소설 《데미안》의 도입부에 해당하는 부분부터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 똑같은 말을 합니다. 


1. 헤르만 헤세가 말하는 자소서의 중요성




(···) 내게는 내 이야기가, 어떤 작가에게든 그의 이야기가 중요한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내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한 인간의 이야기, 즉 그 어떤 가공의 인물, 있을 수 있는 인물, 이상적인 인물, 어떻든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일회적인, 살아 있는 인간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
《데미안, p.7~8》



헤르만 헤세는 위와 같이 소설 《데미안》이 어떤 작품인지를 간접적인 방식으로 드러냅니다. 

그 누구보다 나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 이유는 취업을 위해서가 아니라,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많은 돈을 벌어서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저도 이와 똑같이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프레임 자소서 작성법》이라는 책의 Outro.에서는 아래와 같이 제가 생각하는 자소서의 가치를 언급하였습니다. 



어쩌면 이 책을 읽는 당신도 은연중에 자소서라는 글쓰기는 품격이 떨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은연중에 언론에 기고하는 전문적인 칼럼이나, 시, 소설, 에세이, 시나리오, 논문과 같은 글쓰기에 비한다면, 자소서의 품격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자소서는 다릅니다. 저는 글쓰기의 장르 중 자소서가 단연코 가장 품격이 높은 장르라는 생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내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를 확인하고 내 스스로 앞으로 나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를 말하는 글쓰기인 자소서만큼 품격 있는 글이 이 세상에 어디있을까요?

(···)
말이 길었지만, 제가 마지막으로 하고자 하는 말은 간단합니다. 

자기소개서는 당신을 소개하는 글이기 때문에 가장 품격있는 글쓰기이며 당신이 가장 정성을 들여야 할 글쓰기라는 것입니다.

 당신이 스스로를 존중한다면, 스스로를 가치있게 여긴다면, 그리고 스스로를 사랑한다면 그만큼 자기소개서에 공을 들여보시길 바랍니다. 당신이 어떤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어떤 관점에서 일을 할 것인지를 가늠해보시기 바랍니다. 이게 진짜 자소서의 본질이자 의미입니다. 

당신은 충분히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걸 항상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관점만 잡았을 뿐인데 합격률이 91%가 됐습니다, p.316~317》



2.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 



소설 《데미안》을 분석했던 칼럼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소설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아울러, 당신만의 차별화된 관점에 입각해서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죠. 

그것은 매우 당연한 일입니다. 당신이라는 사람은 당신이라는 사람 스스로에 대해서 고민해 본 적이 별로 없으며, 그럴 필요성도 못 느끼며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하고, 시험을 치르고, 취업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당신이 스스로를 이해할 여유 같은 것은 없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렇게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자기만의 주관을 의미하는 능동적 프레임이 무엇인지를 말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기만의 주관이 무엇인지를 무엇인지를 모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헤르만 헤세가 아래와 같이 말한 것처럼 말이죠. 



(···) 현실적으로 살아 있는 인간이란 것이 무엇인지,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혼미해져 버렸다. 그 하나하나가 자연의 단 한번의 소중한 시도인 사람을 무더기로 쏘아 죽이기도 한다. (···)

(···)
사람이란 존재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이제 별로 없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느끼기는 한다. 그리고 느끼는 만큼 수월하게 죽어간다. 
《데미안, p.7~8》




시건방진 말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저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리어너스의 용어로는 수동적 프레임에 갇혀서 능동적 프레임을 형성하지도, 형성할 생각도 못한 사람인 것이죠. 이런 이유 때문에 《연금술사》를 집필한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는 수동적 프레임에 갇힌 사람들을 '양(sheep)'에 비유한 것이죠. 



https://blog.naver.com/careerners/222696684044




당신이 자소서를 작성하지 못하는 이유는 어쩌면 여기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살아온 경험과 제가 자소서를 작성하기 어려워하는 친구들과 수백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눠본 경험을 토대로 비추어보면, 아마 '확실하게도' 당신이 자소서를 작성하지 못하는 이유는 당신이 그동안 다른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당신이 중요하게 여긴다고 착각해 왔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3. 당신은 혹시 사회의 등쌀에 떠밀려서 전쟁터에 나가지 않는가?



당신은 그동안 무엇을 위해서 공부를 해오셨나요?
당신은 그동안 무엇을 위해서 돈을 벌고자 하셨나요?
당신은 왜 그 일을 하려고 하시나요?


아주 많은 대학생들이 학교에 맞춰서, 부모님에 말씀에 따라서, 선생님의 가이드에 따라서 자신이 공부할 학문을 선택하게 됩니다. 뭐,,, 이것은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 때문에 이해는 합니다. 학벌주의라는 아주 낡고 고루한 패러다임이 여전히 유효한 한국사회에서 전공보다는 학교가 중요할뿐만 아니라, 20살은 서류나 육체적으로는 성인일지 몰라도, 사회적으로나 정신적으로는 성인이라고 말하기에는 우리나라의 20살 청년들 대부분은 너무 적은 경험(공부-동아리활동-공부-공부-봉사활동-공부-공부)을 하기 때문이죠. 

중요한 것은 당신이 자소서를 쓸 시점인 취업을 할 때 입니다. 당신은 이제 사회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서 사회라는 전쟁터로 나아가야 합니다. 사회라는 전장에서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위해서 투쟁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매우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쟁취하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서 협상을 하고, 언성을 높여가면서 갈등을 빚어야 합니다. 극단적으로는 당신이 속한 집단이 옳다고 여기는 것을 위해서 사회적으로 옳지 않다고 여기거나 금지하는 일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당신이 옳다고 여기는 문제, 당신이 투쟁하고자 하는 문제를 다룰 수 있어야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문제를 위해서 어떤 가치를 위해서 전쟁터로 나아가는지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확신하건대, 당신 또한 그럴 확률이 높습니다. 

아주 흥미롭게도, 헤르만 헤세는 이런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데미안》이라는 작품이 위대하다고 평가하는 대목 중 하나인데, 이 작품의 말미에는 제1차 세계 대전이 터지게 됩니다. 주인공 싱클레어는 국가를 위해 세계 대전에 참가하게 되면서 조국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사람들을 목격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공동체의 이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어떤 사람은 떠밀려서 전쟁터에 나가는 반면, 어떤 사람은 자신의 굳센 의지로 전쟁터에 나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 
처음에 나는, 총격의 선정성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에 실망했다. 예전에 나는 한 인간이 하나의 이상을 위하여 살 수 있는 일이 왜 그렇게 극단적으로 드문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았었다. 지금 나는 많은 사람들, 아니 모든 사람들이, 이상을 위해 죽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다만 그것은 개인적 이상, 자유로운 이상, 선택한 이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떠맡겨진 공동의 이상이었다.
《데미안, p.217》



위에서 헤르만 헤세가 언급한 개인적 이상, 자유로운 이상, 선택한 이상은 제가 말하는 '능동적 프레임'이라는 개념과 일치합니다. 반면 마지막 줄에 언급된 공동의 이상은 제가 말하는 '수동적 프레임'과 일맥상통합니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헤르만 헤세가 의도한 것은 전쟁 상황이 가져다줄 수 있는 집단의 무의식적인 행동의 위험성을 설명하려고 했을 것입니다. 같은 독일인 출신의 사회학자인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에서 언급한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이라는 모델처럼 말이죠. 




악은 생각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것이 악의 평범성이다.
―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당신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잘 알 것입니다. 

매우 평범한 사람들로 구성된 독일 국민들은 주체적인 사고를 하지 않고 사회가 옳다고 여기는 것에 편승하여 끔찍한 일을 자행하였습니다.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아돌프 아이히만(Adolf Eichmann)은 유대인 6백만 명을 학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나치의 군인이었지만, 자신이 '도덕적'으로는 잘못했을지는 몰라도 '법적'으로는 무죄라고 항변한 사람입니다. 

이와 같이, 당신도 어쩌면 아이히만과 같은 실수를 범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옳다고 여기는 것에 편승하여, 당신의 삶과 커리어를 당신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 남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몰고 가는 중일 수 있다는 것이죠. 아이히만처럼 당신이 의식하지 못한 채로 말이죠. 

주인공 싱클레어가 전쟁터에서 목격한 것처럼, 혹시 당신도 공동의 이상에 떠밀려서, 더 직관적으로 말해서, 당신의 친구, 부모님, 정부, 사회가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쟁터로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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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자신이 싸울 전쟁터를 선택한 사람들



소설 《데미안》의 주인공 싱클레어는 수많은 사람들이 공동의 이상, 즉 수동적 프레임에 입각해서 억지로 전쟁터에 떠밀려 온 것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신만의 능동적 프레임에 입각해서 전쟁터에 온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인간을 과소평가했음을 알았다. 그렇게 봉사와 공동의 위험이 제아무리 제복을 입혀 획일화해 놓았어도 나는 많은 사람들, 살아 있는 사람, 죽어가는 사람들이 운명의 의지에 눈부시도록 접근하는 것을 보았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공격 때뿐만 아니라 어느 때나 확고하고 먼, 약간 신들린 듯한 눈빛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시선은 목적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며 엄청난 것에 몰두해 있음을 뜻한다. 이런 사람들은 그들이 무엇을 원하든 믿고 생각한다. 자기들이 준비되어 있고, 쓸모 있다고, 그들에게서 미래가 형성되리라고.
《데미안, p.218》



위와 같이, 같은 전쟁터에 있더라도 눈부신 활약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능동적 프레임에 입각해서, 자신이 왜 싸워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사람들, 자신이 무엇을 위해 투쟁하는 것인지를 이해하고, 자신이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이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을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죠. 

이와 같이, 저는 당신이 당신이 싸울 전쟁터를 직접 선택하기를 바랍니다. 타인들의 등쌀에 떠밀려서가 아니라, 당신의 주체적인 사고에 입각해서, 당신의 영혼이 말하는 것에 귀를 기울여서, 당신의 내면이 원하는 방향성에 따라서 당신이 싸워야 할 전장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친 비약처럼 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할 말은 해야겠습니다. 저는 당신이 기왕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당신의 삶과 커리어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도록, 제대로, 확실히, 올바르게 작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누구도 아닌, 당신을 위해서 말이죠. 

헤르만 헤세가 말한 것처럼, 이것은 당신의 삶이며, 당신의 커리어입니다. 

당신이라는 사람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헤르만 헤세의 글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내게는 내 이야기가, 어떤 작가에게든 
그의 이야기가 중요한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내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p.s. 제가 이 글에서 강조한 것과는 다르게, 그리고 제 친구처럼 어쩌면 당신이 자소서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고 취업 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것입니다. 저는 바로 그런 생각이 당신의 능동적인 프레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옳다고 여기는 것을 의심하고 그것을 당신만의 주체적인 관점에 입각해서 수용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자양분이자, 당신의 인생을 꽃피울 밑거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무엇이 됐든, 당신만의 길을 찾기를 저는 진심으로 바랍니다. 당신이 남들에게 당신이 당신인 것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삶과 커리어를 밟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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