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커리어싱크 Aug 30. 2021

궁금해요 - 더 체어

리더의 현실 생활

평점

IMDB : 7.4
Rotten Tomatoes : 88%
단, 신작이라는 점 주의! (1주일 전보다 전체적으로 소폭 상승했네요.)
https://www.netflix.com/title/81206259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요? 리더는 대체 뭐하는 사람인 거죠? 8월에 나온 따끈한 신작 "더 체어"입니다.


더 체어는 한국인들에게는 그레이 아나토미로 익숙한 배우 "산드라 오"가 주연을 맡아 더 주목을 받고 있는 30분 분량 총 6부작의 휴먼 코믹 드라마입니다.


미국식 유머 코드가 영 공감이 안된다거나 여성의 권리와 인종 차별에 대한 문제제기를 노골적으로 다루는 것이 불편한 분이라면 패스하셔도 좋습니다.


누구나 순탄치 않은 삶을 산다고 생각하거나 육아와 커리어를 저울질하는 자신이 속물같이 느껴진다던지 또는 지금 그 마음에 직업적 야망을 품고 있다면 단언컨대, 강추합니다!




영문학과 학과장이 된 싱글맘 지윤. 그녀의 삶은 그 후로 전쟁이 따로 없습니다. 세상에 이런 일들이 다 일어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져만 가죠. 아이는 말을 듣지 않고 아이를 맡길 곳도 없어 친정아버지에게 늘 신세를 집니다. 때론 자신보다 자신의 친구를 더 좋아하는 딸이 얄밉기도 하죠. 하지만 그녀는 그런 딸을 두고 꼭, 출근해야 합니다. 매일매일 뻥~뻥~ 터지는 일들을 수습해야 하거든요.


Z세대 학생들은 80이 넘은 종신 시니어 교수들의 지루하고 보수적인 수업을 거부합니다. 시니어 교수들은 M세대 교수의 선정적이고 진보적인 수업을 하찮게 생각합니다. 기에 더해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동료 교수는 대형사고를 치고 말죠. 물론, 의도한 게 아니지만요.


학과장이라는 자리가 자리인지라 이 모든 걸 어떻게든 수습하는 지윤. 하지만 티끌만 한 먼지는 데굴데굴 굴러갈수록 X덩어리가 돼버리죠.



이 짧은 6부작의 드라마는 보는 내내 숨 쉴 틈이 없습니다. 웃었다가 뒷목 잡고, 웃었다가 뒷목 잡는 일을 반복하며 의도치 않게 급성 심혈관 질환을 심히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마는데요.


리더라는 자리가 그런 것 아닐까요?




한 번은 팀원 H가 찾아와 후배 Y가 아무래도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다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놓더군요. Y에게 물으니 그 역시 자신만의 힘듦이 있었습니다. 둘의 갈등 상황이 꾀 심각해 보였습니다. H, Y와 각각 따로 만나 대화로 상황을 풀어가고 있던 도중 협업 부서의 M 팀장이 제게 할 말이 있다며 사내 메신저에 남긴 메시지를 보았습니다.


본인과 협업 중인 우리 팀원 J가 일이 너무 많아 자신에게 힘들다고 하소연을 했으니 업무조절해 주는 게 어떻겠냐는 말이 쓰여있었습니다. 순간, 단전에서부터 정수리까지 깊은 빡침이 0.1초 만에 솟구쳐 올랐죠. "아! 이건 또 뭐야. " 저는 이미 J를 지원해줄 B를 투입시켰기 때문입니다. 결국 상황을 잘 몰랐던 M 팀장이 선의로 중간에 나섰다가 오히려 꼬여버린 해프닝으로 일단락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번에는 팀원 L이 팀원 K가 같이 논의도 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하거나 진행해야 할 것들은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하지 않는 등 프로젝트 마감이 코앞인데 아직도 진척이 안되고 있다며 제게 하소연합니다. 확인해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70%는 되어있어야 하는 시기에 40%만 되어 있더군요.

"맙소사!!!"


네. 이 모든 게 불과 5일 안에 일어난 일입니다. 아주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현실입니다. 위에 언급하지 못했지만 임원들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까지 더하면 고뇌의 깊이는 제곱의 제곱이 되어버리죠. 리더라는 자리,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일 겁니다. 하지만 왕관의 무게를 견디라 했던가요? 그 대가는 실로 참혹합니다.

그래서 저는 더욱이 이 드라마의 앤딩이 부럽습니다.


의자를 탐하고 계신가요? 첫 씬부터 삐그덕 거렸던 그녀의 의자는 이후 나비효과처럼 번져나가는 비극을 예견했던 것일까요? 




이 드라마는 아주 코믹한 방식으로 무거운 주제들을 풀어놓습니다. 세대, 젠더, 인종, 국가 등 다양한 갈등을 다루고 있다 말할 수도 있고 입양에 대한 시각, 싱글맘 싱글대디의 현실, 백인 시니어를 제치고 학과장이 된 동양인 여성, 평일 낮에 아이를 아주 잘 보는 남자의 모습 등 우리가 흔히 마주하는 "편견"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질문합니다.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였습니다. 바로 이 것 말입니다.


소통


우리는 흔히 대학은 가장 활발한 '담론의 장'이어야 한다 말합니다. 하지만 그 말이 맞나요? 교수들끼리도 서로 "말 귀"를 들어먹지 못한데 말입니다. 어른들은 젊은이의 이야기는 뭣도 모르며 지껄이는 거라고 들으려 하지 않고 젊은이들은 그런 어른들의 의도를 배울 것이 없다며 폄훼합니다. 제대로 소통만 되었다면 애초에 갈등도 편견도 덜하지 않았을까요?


스마트폰의 일상화와 Covid-19 시국으로 이전보다 사람들과 대화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지금의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아닐까요?


ESFJ

다른 사람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게 리더의 숙명이죠. 최선을 다하는 지윤을 응원해요!

INFJ

현실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바쁜지만 그럼에도 이상적인 학과 문화 만들기와 좋은 워킹맘이 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공감되네요.

ISFP

상황을 깨닫고 종국에는 결정하는 모습. 그거죠. 하지만 그 과정을 모두 참고 보는 것까지는 글쎄요...

ISTJ

현실을 직시하고 타협도 해가면서 논리적 판단을 해야 할 텐데 글쎄요. 너무 감정에 휘둘리는 것은 아닌지...






야망을 품고 있는 당신, 이미 삐그덕 거리는 의자에서 겨우 무게중심을 잡고 있는 당신을 위한 오늘의 추천 곡! Talk Time"Year of self"입니다. 나른하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신스팝 곡이에요. 영어는 잘 못하지만 번역한 가사를 느낌대로 편하게 해석해볼게요. 생각보다 아주 시적인 가사네요.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볼수록 아... 제게 비수를 꽂는 말처럼 들리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어제와 작별을 고하세요. 여기 있는 모든 조각은 날아갈 겁니다. 뭐 물론, 버티는 게 당신에게 도움이 될지도요. 이봐요 부적응자. 진짜를 지키세요. 지금 잠시 달콤하겠지만 악마가 바로 당신 뒤에 있거든요.

https://youtu.be/8ATZmGX-3BI







the Chair OST 몰아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1PeR-lHkkqJihuXKxmuFJ9RhDpQtE0Qg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