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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HS Oct 12. 2024

하버 아일랜드 (Harbour Island)

일루서라 섬 한 켠에 조용히 숨어 있는 파라다이스





일루서라도 충분히 좋았지만, 하버 아일랜드는 페리를 내리는 순간부터 달랐다. 어딘지 평온하지만 즐거운 에너지가 충만한 느낌. 관광지이지만 왠지 계속 살아도 좋을 것만 같은 포근함. 부두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이에게 골프 카트를 빌려 무작정 다녀 보았는데, 풍경에서 불편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땐 몰랐다. 이 평온함과 포근함은 하버 아일랜드의 첫인상에 불과했고, 돌아 다니면 돌아 다닐수록 하버 아일랜드가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는 것을.





부두마저 아름답다. 하버 아일랜드 아니랄까봐 섬 곳곳에 크고 작은 부두가 만들어져 있는데, 하나같이 아름답다. 정처 없이 걷다가 이름 없는 부두에 올라가 멍 때리다가 다시 걷기를 반복했다. 과장 조금 보태 일년치 명상은 다 한 듯 싶다. 하지만 저 평온한 바다를 보며 멍을 때렸으니 아마 그 효험 (?) 은 대단했을 터.





바다 빛깔 또한 예사롭지 않다. 완전한 파랑색도 아니고 완전한 청록색도 아니고, 그 중간 어디쯤의 정말 다앙햔 푸른색 계열이 주욱 이어져 있다. 인공으로 만들어 내라 해도 그림으로 그려내라 해도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는 신기한 빛깔의 바다가, 이 섬에서는 그저 일상일 뿐이다.





하지만 아마도 이 중 압권은 섬 동쪽 해안 전체를 걸쳐 형성되어 있는 Pink Sand Beach일 터. 해변이 끝없이 이어져 있는데 모래 색깔이 노랑색이 아니라 살짝 핑크색을 띈 흰색에 가깝다. 이 핑크색은 햇빛을 적절히 받으면 더 확실하게 드러나고, 그 순간 마법과도 같은 분위기에 휩싸이게 된다. 그러니 감상하고 또 감상하는 수밖에 별 수가 없다. 한 시간은 멍 때리면서 감상했던 듯.








카리브해라 하여 모든 것을 제공할 수는 없다. 특히 제대로 내린 커피 등 몇 가지는 의외로 카리브해에서 구하기 어렵다.


그런데 하버 아일랜드에는 이 모든 것이 잘 갖춰져 있는 듯 했다. 카페에 가면 제대로 내린 에스프레소와 함께 다양한 건강 스가 구비되어 있고, 식당에 가면 제대로 만든 conch 요리와 칵테일이 반겨준다. 관광객에게는 이곳이 진정한 파라다이스가 아닐까.





바하마의 섬들은 생각보다 큰 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너비는 좁지만 길이가 길어서 택시나 렌터카가 없으면 제대로 돌아다닐 수도 없기 때문.


하지만 하버 아일랜드는 예외. 섬도 작지만, 워낙 잘 가꾸어져 있어서 날씨는 더울지언정 걷는 재미가 있다.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랄까. 하버 아일랜드는 오늘도 평온하다.





꼭 해봐야 할 일: 아침에 Cocoa에서 커피와 주스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기, Pink Sands Beach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기 (내킨다면 해변 승마까지), 골프 카트로 섬 구석 구석 돌아다녀 보기, Queen Conch에서 conch 요리 즐기기, 바 돌아다니며 즐거운 밤 보내기.

날씨/방문 최적기: 겨울 기준 매일 15~25도로 선선하며, 여름에는 25~35도로 다소 더움. 6월~10월 우기 및 12~1월 성수기 제외 시, 2~5, 11월이 방문 최적기.

위치: 북대서양 서쪽 루카얀 열도 (Lucayan Archipelago) 에 속하며, 일루서라 (Eleuthera) 섬 북동쪽 약 3km에 위치.

시간대: 미 동부 표준시 (한국보다 14시간 느림). DST (서머타임) 제도 있으며, 통상 3월 초 시작, 11월 초 종료 (’24년에는 3.10 (일)~11.3 (일); DST 기간 중에는 한국보다 13시간 느림).

항공편: 일루서라 섬의 North Eleuthera (ELH) 공항 근처 Three Islands Ferry Dock에서 water taxi로 5분이면 도착 (매일 06:00~21:00 사이 수시 출발하며, 요금은 5달러 선). 일루서라 섬에는 세 개의 공항 (North Eleuthera (ELH), Governor’s Harbour (GHB), Rock Sound (RSD)) 이 있으며, 한국에서 애틀랜타까지 이동 후 North Eleuthera (ELH) 까지 직항편 이용 가능 (델타 항공; 비행 시간은 2시간 선). 한편 수도 나소 (NAS) 에서 세 공항 각각 일 3~5회 직항편 운항 (비행 시간은 약 20분). 나소 (NAS) 까지는 뉴욕, 애틀랜타, 보스턴 등 한국발 주요 행선지에서 직항편 이용 가능 (비행 시간은 미국 내 출발지에 따라 상이하며, 통상 2~3.5시간 선).

입국 요건: 바하마는 대한민국과 사증면제협정 체결국으로 대한민국 국민은 무비자 입국 가능 (최장 3개월).

화폐 및 여행 경비: 바하마 달러 (BSD) 가 공식 화폐로, 고정 환율제 채택 (1 BSD = 1 USD). 그러나 미 달러도 통용되어 별도 환전은 불필요. 신용카드가 널리 사용되나 택시 등 현금 필요할 수 있으며, Royal Bank of Canada ATM 하나 뿐이므로 충분한 현금 소지 권장.

언어: 영어가 공용어로 영어 의사 소통 문제 없으나, 현지인 간에는 Creole (현지어) 종종 사용.

교통: 섬이 크지 않아 (남북 5km, 동서 0.5~0.8km) 도보 이동도 큰 무리 없으며, 필요 시 차량 대신 골프 카트 렌트 가능 (일 70~100달러 선). 택시도 존재하나 몇 대 없으니 사전 예약 필요.

숙박: 일 1,000달러 이상 초고가 호텔이 많고 (The Dunmore, Pink Sands Resort 등) 최소 숙박일 규정 등 제약 조건이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예산 등 고려한 합리적 선택 필요. 그러나 일 200달러 선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호텔도 여럿 있으니 참고. 아울러 빌라 렌트도 가능. 자세한 정보는 바하마 관광청으로 (https://www.Bahamas.com/hotels).

식당/바: 섬 전역에 걸쳐 식당이 다수 존재하여 즐거운 식도락 생활 보장. 그러니 사람들이 추천하는 식당을 찾아 나서기 보다는, 골목을 정처 없이 걷다 적당해 보이는 식당에 그냥 들어가 보는 모험을 추천. 자세한 정보는 바하마 관광청으로 (https://www.bahamas.com/plan-your-trip/restaurants).

전압/콘센트: 120V/60Hz에 플러그 타입 A/B 사용 (즉, 미국과 동일). 따라서 대부분 한국 전자기기의 경우 여행용 어댑터 필요.

국제전화 국가 번호: +1-242.

주요 연락처: 긴급전화 (경찰/의료 919), 바하마 관광청 (+1-242-302-2000), 주도미니카공화국 대한민국 대사관 (+1-809-482-6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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