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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HS Oct 09. 2024

안드로스 (Andros)

한없이 텅 빈 느낌





바하마의 수도 Nassau의 인구 밀도는 ㎢당 1,000명을 넘는다. 그런데 서쪽으로 불과 40km 떨어져 있는 Andros 섬의 인구 밀도는 ㎢당 1명. 서울 면적의 네 배 가까이 되는 섬에 남영동 정도의 인구만 살고 있으니, 극한의 한적함이 익히 상상이 간다.


안드로스 섬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관광 자원이 잘 개발되어 있지도 않고 오가기가 편하지도 않지만, 이 극한의 한적함 자체가, 다듬어지지 않은 그 모습 그대로가 최고의 관광 자원임을 안드로스 섬은 새삼 깨닫게 해주고 있었다.





정처 없이 달리다 어느 다리를 건넜다. 아래로 강물이 제법 세차게 흐르고 있었다. 그러려니 별 생각 없이 지났는데, 5분쯤 있다 문득 ‘그런데 왜 강물이 안쪽으로 거세게 흐를 수 있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정처 없이 달리고 있었으니, 확인해 보기 위해 차를 돌렸다.


그런데 확인해 보니 역시 거센 ‘강물’의 흐름에는 이유가 있었다. ‘강물’이 아니라 바닷물이 강을 따라 흘러 들고 있었던 것. 아마도 밀물 때가 되어 그런 것 같았는데, 지대가 워낙 평평하다 보니 불과 1m 내외의 조수 간만의 차로도 제법 거센 물살이 만들어진 모양이다. 역시 세상은 넓고 자연의 신비는 계속된다.





조금 더 달리다 보니 또 다리를 건너간다. 그런데 이번에는 강이라기보다는 호수 같은 느낌이 든다. 차로 불과 5분 거리인데 이토록 다른 느낌의 풍경이 펼쳐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Stafford Creek과 동일하게 바닷물이 드나들지만, 물이 얕고 잔잔하며 그에 따라 맹그로브 군락지가 형성되어 풍요로우면서도 정적인 느낌을 준다.





별다른 관광지도 표시되어 있지 않은 구간, 갑자기 이 동네 바다는 어떤 느낌일지 보고 싶었다. 마침 바닷가로 나가는 샛길이 있어 잠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바다의 느낌이 세상 처음 보는 느낌이다. 모래 사장 뒤쪽으로 석회암 암반이 그대로 드러난 거친 모습. 거기에 어디선가 밀려온 죽어버린 나무 둥치까지. 매서운 바닷바람까지 더해지니 세상 처음 보는 황량한 바다의 느낌이다.


그런데 무섭지도 않고 밉지도 않다. 바람이 매섭다지만 햇살이 있어 따뜻하고, 암만이 거칠다지만 그 뒤쪽의 바닷물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따뜻한 황량함이라니, 이 언뜻 성립될 수 없는 형용모순은 이리도 간단하게 그 존재를 증명해 보였다.





꼭 해봐야 할 일: 한없는 한적함 속에 빠져 멍 때리기, 한 번 더 멍 때리기, 멍 다 때렸으면 Blue Hone National Park 방문해 보기, 섬 주변 산호초에서 다이빙 즐기기 (숙련된 다이버만)

날씨/방문 최적기: 겨울 기준 매일 15~25도로 선선하며, 여름에는 25~35도로 다소 더움. 6월~10월 우기 및 12~1월 성수기 제외 시, 2~5, 11월이 방문 최적기.

위치: 북대서양 서쪽 루카얀 열도 (Lucayan Archipelago) 에 속하며, 뉴 프로비던스 (New Providence) 섬 서쪽 약 40km에 위치.

시간대: 미 동부 표준시 (한국보다 14시간 느림). DST (서머타임) 제도 있으며, 통상 3월 초 시작, 11월 초 종료 (’24년에는 3.10 (일)~11.3 (일); DST 기간 중에는 한국보다 13시간 느림).

항공편: 안드로스 섬에는 네 개의 공항 (San Andros (SAQ), Andros Town (ASD), Mangrove Cay (MAY), South Andros (TZN)) 이 있으며, LeAir Charter (https://www.flyleair.com) 및 Western Air (https://www.westernairbahamas.com) 이 수도 나소 (NAS) 에서 네 공항 각각 일 1~2회 직항편 운항 (비행 시간은 약 15~20분). 나소 (NAS) 까지는 뉴욕, 애틀랜타, 보스턴 등 한국발 주요 행선지에서 직항편 이용 가능 (비행 시간은 미국 내 출발지에 따라 상이하며, 통상 2~3.5시간 선).

입국 요건: 바하마는 대한민국과 사증면제협정 체결국으로 대한민국 국민은 무비자 입국 가능 (최장 3개월).

화폐 및 여행 경비: 바하마 달러 (BSD) 가 공식 화폐로, 고정 환율제 채택 (1 BSD = 1 USD). 그러나 미 달러도 통용되어 별도 환전은 불필요. 신용카드가 널리 사용되나 택시 등 현금 필요할 수 있으며, ATM이 거의 없으니 충분한 현금 소지 권장.

언어: 영어가 공용어로 영어 의사 소통 문제 없으나, 현지인 간에는 Creole (현지어) 종종 사용.

교통: Andros 섬이 실은 North/Central/South Andros 등 3개 섬으로 나뉘어 있고 서로 도로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서, 각 섬에서 교통편 별도 섭외 필요. 택시 및 렌터카 모두 잘 없으니 숙박 시설 통한 섭외 추천. 택시는 일 100달러 선에 빌릴 수 있음 (유류비 등 별도). 렌터카는 CNC Car & Scooter 등에서 빌릴 수 있으며, 일 70~80달러 선. 좌측 통행이기는 하나 도로에 차가 많지 않아 부담은 크지 않은 편. 단, 비포장 소로나 해변 진입로 등은 진입 자제할 것.

숙박: 일부 고급 부티크 호텔 (일 300~600달러 선) 외에는 호텔이 별로 없어 빌라 렌트 등 고려 필요 (많은 경우 일 150~300달러 선에 가능). North/Central/South Andros 또는 Kamalame Cay 중 어느 지역인지 반드시 확인 후 예약 권장하며, 예약 시 교통편 등도 함께 확인 권장. 자세한 정보는 바하마 관광청으로 (https://www.bahamas.com/hotels).

식당/바: 대부분 식당이 Nicholls Town, Andros Town, Congo Town 지역에 분포하며, 대부분 양식 또는 캐리비안 요리를 제공. Brigadier's Restaurant, Sammy’s Bar and Grill 등을 추천. 자세한 정보는 바하마 관광청으로 (https://www.bahamas.com/plan-your-trip/restaurants).

전압/콘센트: 120V/60Hz에 플러그 타입 A/B 사용 (즉, 미국과 동일). 따라서 대부분 한국 전자기기의 경우 여행용 어댑터 필요.

국제전화 국가 번호: +1-242.

주요 연락처: 긴급전화 (경찰/의료 919), 바하마 관광청 (+1-242-302-2000), 주도미니카공화국 대한민국 대사관 (+1-809-482-6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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