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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병호 Feb 11. 2023

지의 최전선

독서노트

내가 존경하는 분을 매주 월요일 오후 2시마다 한 시간씩 일 대 일 특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중앙일보> 건물 10층 고문실에서 3개월간 매주 이어령 박사님을 만나 뵙고 특강을 들은 정형모 부장님의 사실만 담은 리포트 <지의 최전선>.


이어령-정형모 선생님의 글은 그 어디에도 애국이라는 단어는 없었지만 국가를 생각하는 그 절절한 마음이 내게 전해지기 충분했다. 단어를 집요하게 확장해 가는 지의 향연, 박제된 지식이 아니라 펄떡거리는 이야기로 가득한 이어령 특강 리포트.


아무 준비 없이 지의 우박이 마구 쏟아져 내려 흠씬 두들겨 맞고 나니 나는 나로 살고 싶다.라고 중얼거렸다. 나만의 것을 갖고 싶다. 나만의 이야기가 있고 싶다.라고 한참이나. 정신 나간 사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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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심체요절>의 산지인 역사성을 가진 청주에 3D 프린팅으로 인쇄된 집과 취락이 세계 최초로 형성된다면, 직지의 상징적 의의가 증폭될 걸세. 요즘 고층 건물 지어놓고 랜드마크라 하는데 나는 '마인드마크'라고 불러. 3D 프린터로 만든 촌락 빌리지 덕분에 마음으로 청주를 감각하는 거지. 유명한 도시의 가로등을 수집해서 3D프린팅으로 청주 거리에 복원하면 좋겠어. 그러면 세계 거로등 문화 거리가 생기지 않겠어?'42p


'도광양회 전술로 중국은 우크라이나에서 건조하다 중단된 항공모함을 사 와 완성해 간다. 일본은 경계하고 건설 참여를 꺼렸고, 독일이 리니어모터에 필요한 자기 부상열차를 놓아주었다.'59p


'문학하는 사람이 왜 중국 항공모함을 알고 있겠어. 동아시아 대신 한중일이라는 단어를 쓰고, 한중일 비교문화 연구소를 만들어 연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대륙과 해양의 충돌을 초극해 양극을 조정할 수 있는 힘. 이것이 우리가 절실하게 추구해야 하는 어젠다가 돼야 하는 이유다.'87p


'우리는 반도 사람이다! 대륙도, 해양도 다 같이 어우르는 한반도. 거대한 대륙, 넓은 바다, 그것이 손을 잡는 대한민국의 반도 사람이다!'89p


'젊은이들은 독수리의 눈(글로벌)과 개미의 눈(로컬)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야 해. 우리가 무심히 쓰고 있는 작은 단어 하나에도 앞으로 우리의 운명이 걸릴 수 있거든'114p


'과학과 기술의 수준도 물론 중요하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고정관념을 벗어나는 상상이다.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와 손을 잡은 게 아니라 엉뚱하게 태양에너지 회사와 러닝메이트를 했다. 에디슨이 왜 테슬라에게 이기지 못했는지 그 원인을 가르치는 것이 우리 미래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199p


'우버를 생각해 낸 28세 청년처럼 사이를 결합하자, 인터페이스를 바꾸자, 결합점을 찾아라, 접속점을 추적하라.'220p


'스푸트니크(길손), 익스플로러(탐험가), 파이어니어(선구자)... 나로호라는 이름엔 그런 것이 없어. 시도, 인문학도, 신화도, 스토리텔링이란 게 없어. 과학 기술이 아니라 이것이 바로 우리의 한계거든.'231p


#독서노트 20160211

지의 최전선, 이어령-정형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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