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의 글씨 ‘영월체’ 아시아 넘어 세계로

서체기행

by 강병호

#서체기행 도시 브랜딩 PR의 모범 사례


오늘은 이 기사를 많은 지인들이 내게 보내주셨다. 나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 (iF 성과는 내가 보고를 드렸으니 일찌감치 알았지만 엠바고인 줄 알았다.) 근데 왜 강병호는 빠져있느냐며 나 대신 씁쓸해하셨다. 이에 대한 내 생각은 다음과 같다.


1. 우선, 이 기사는 정보 나열이 아니라 의도된 스토리 설계다. 서체 개발이 아니라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를 전면에 배치했다. 이로써 독자는 ‘영월이 대단한 일을 했구나’로 첫 줄에서 판단하게 했다. 지자체 보도자료에서 가장 중요한 위상(Position) 프레임이다.


2. 그다음으로 이어지는 영월체 설명은 겉으론 서체 설명을 하는 것 같지만, 이 대목은 영월 관광 브로슈어 1페이지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만 같다. 영월엔 어떤 관광지가 있는지를 아주 스무스 - 하게 설명한다. 독자는 피곤함 없이 영월의 관광지를 알게 된다.


3. 대통령실, 중앙부처, 국제 디자인 어워드 등 이미 검증된 국가급 사용 이력을 활용해 신뢰감을 갖게 만든다. ‘지역 - 국가 - 국제’로 파급력을 보여주고 ‘실험 - 채택 - 수상’으로 영월군 군민에겐 자긍심을, 의회나 중앙부처엔 합당한 예산 사용의 설득력을 얻어내는 문장이다.


4. 도시브랜드의 ‘발굴’, ‘확산’, ‘자산’이라는 단어를 전략적으로 사용해 ‘장기적 자산’이라는 포지셔닝을 가져간다. 발언의 주체가 관광 마케팅 팀장이라는 것도 영리한 선택이다. 서체를 하나의 디자인 용역 사업이 아니라, 관광과 도시 마케팅의 성과로 공식화하는 포섭이다.


5. 이 기사의 진짜 목적은 iF 어워드 본선 진출을 알리는 게 아니다. 영월군의 서체 성과를 한 줄 보고로 끝내버렸다. 외부 평가(국제 어워드)를 통한 내부 정당화, 영월체를 서체가 아닌 ‘브랜드 자산’으로 고정시킨 마케팅 선수의 지혜로운 한 수다.


이 기사가 겉으론 강병호라는 단어가 안나와 ‘작가’로의 커리어엔 양날의 검 같아보이지만, 도시브랜드 연구자로써 강병호에겐 최고의 사례를 영월군이 만들어준 것이다. 학술적으로도 - 실무적으로도 - 지자체 서체가 어떻게 도시 브랜드 자산으로 전환되는가의 완벽한 사례 문장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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