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D-103
양화대교를 건너는 퇴근길 버스.
갑자기 결혼식 날까지는 얼마나 남았나 궁금했다. 네이버 기념일 계산기를 열어 숫자를 올렸다 내렸다하며 2015년 12월 19일로 조합을 맞췄다.
오늘은 2015년 12월 19일까지 103일(이 남아있음).
100이란 숫자에 어떤 의미가 있느냐 물어보면 딱히 이유를 설명할 순 없지만, 그보다 3 정도가 플러스된 결과에 안도되었다는 건 나는 이제 정말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계시같았달까.
무언가를 하기로 결심했다.
혼자 여행을 가자. 친구와 소박한 셀프화보를 찍어야지. 여행 한 번 사진 한 번 찍어보지 못한 엄마와도 좋은 추억 만들어야지.
이렇게 몇가지를 머리에 리스팅을 하자니 부쩍 심해진 망각이 걱정됐다.
일단 적어두자.
그러고 보니 지난 100일 동안은 스드메다 예물이다 전세다 월세다 하며 온통 물적인 것을 저울질하는 그렇고 그런 결혼준비를 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미래 나의 결혼식을 상상하며 그린 그림이 기억난다. 구름 위에서 올리는 결혼식이었는데 그때는 구름 위가 아니면 절대로 결혼하지 말자는 굳은 다짐도 했었다. 그만큼 특별해야하고 남부럽지 않은 아주 화려한 하루를 꿈꾸었다. 그 초딩이 그대로 28살이 되어 상상 속 구름을 온갖 것들로 치환시켜 집착하고 있었다.
상상 속 구름을 뜬구름으로 만들지 말고 정말 특별한 결혼 준비를 해 보자.
앞으로 100일 남은 시점까지는 3일이 남았으니 정리해서 기록을 해두기로 했다. 하고 싶은 것들도 적고, 앞으로 오지 않을(와서는 안 될) 나의 마지막 미스 시절 100일을 기록하자는 것이다.
특히 심적으로 취약한 나에게 메리지블루라는 예신 전용 우울증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뭔가 끄적여야할 것 같다.
2015년 9월 8일.
그래서 이 다이어리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