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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은정 Nov 11. 2018

장모님의 기습 방문과 시어머님의 기습방문

https://entertain.naver.com/read?oid=009&aid=0004250163

기사를 보고 '역지사지'라는 말에 꾸역꾸역 올라오는 할말을 참을 수 없어 글을 쓴다.

장모님의 기습 방문에 불편해하는 사위 그리고 그것을 겪고 아내가 며느리로서 겪는 시어머님의 기습 방문의 불편함을 이해한다는 것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다. 이 문제는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지만 그 안에 작동하는 프레임과 그 이후의 대화는 다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시어머님의 기습 방문에 불편한 며느리>
1) 표정이 굳는다면
시어머님: "시어머님이 왔는데 표정이 그게 뭐니? 내 아들 집에 내가 자유롭게 드나들지도 못하니? 그리고 너네를 위해서 반찬 가지고 왔는데 섭섭하구나." 대략 이런 대화
남편: "아까 어머님 왔는데 싫은 티 팍팍 냈다면서. 그냥 좀 웃으며 잠깐 있으면 가실 텐데 왜 그렇게 유난을 떠니? 우리 반찬 주러 오신거잖아." 대략 이런 대화
2) 아내가 어머님 다녀가셨다며 그렇게 불쑥 들어오지 않으시게 말씀 좀 드려줘 라고 한다면
남편: "그런 말을 어떻게 해. 어머님이 얼마나 섭섭하시겠어? 그리고 그렇게 말하면 너를 어떻게 생각하시겠어?"
시어머님: "내가 못갈 데를 갔니? 그리고 우리가 남이야? 가족끼리 오고 갈 수도 있고 그러면서 정도 쌓이고 그러는 거지. 걔도 참 유별나다."

<장모님의 기습 방문에 불편한 사위>
1) 표정이 굳는다면
장모님: "자네 피곤해보이는구만. 요즘 힘들지? 나 이것만 놔두고 금방 갈게. 쉬는데 괜히 미안하네."
아내: "아까 엄마 왔다 갔다면서? 자기 불편했겠다. 아 왜 그러는지 몰라. 내가 그렇게 말을 해도 또 그러시네. 내가 앞으로 연락하고 오라고 말씀드렸어. 미안해."

2) 남편이 장모님 다녀가셨다며 그렇게 불쑥 들어오지 않으시게 말씀 좀 드려줘 라고 한다면
아내: "그렇지않아도 얘기했어. 엄마가 미안하대. 자기 있는 줄 몰랐나봐. '옷이라도 벗고 있었으면 어쩔뻔 했냐고' 내가 엄청 뭐라고 했어. 엄마도 미안하다고 하시더라."
장모님: "김서방이 불편하대? 아유 내가 눈치도 없이. 그래서 너한테 엄청 뭐라고 하든? 내가 전화를 했어야 하는데 반찬만 얼른 놓고 오려고 그랬지. 그래서 잘 풀어졌어? 그것 때문에 싸운 거 아니지?"

3) 그렇게 불쑥 들어오지 말라고 말을 전하면
남편: "엄마, 왜 그렇게 갑자기 찾아와요? 연락하고 오지. 아내가 엄청 불편하다잖아요. 앞으로 그렇게 오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나만 중간에서 난처하니까 그러지 좀 마세요."
아내: "엄마, 김서방 불편하게 왜 그래? 좀 그러지 좀 마요. 내가 너무 미안하더라고. 김서방은 별말 안하는데 자기도 불편하지 않았겠어? 그래도 엄마 고생한다고 용돈 드리라고 하더라고. 앞으로는 꼭 전화하고 와. 알겠지?"

문제는 '같은 상황'이 아니다. 그 상황을 어느 정도의 무게감으로 부부가 대하느냐가 문제. 그리고 그 이후에 대처하는 대화의 내용이나 수준이 큰 차이가 날 가능성이 높음.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나라 가부장제의 영향 아래 사위한테는 실수이고 그것을 그냥 넘어가면 속이 넓은 사람이 되는 것이고 며느리한테는 당연한 것이고 그것을 그냥 넘어가지 않으면 유별난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같은 상황에 다른 프레임으로 작동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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