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역설적으로 최악일 때 강합니다.
비트코인은 아주 흥미로운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가 분열되고 혼란스러울 때마다 그 힘이 더욱 강해지는 것이죠. 세계가 하나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때, 우리는 미국 같은 강국 중심의 시스템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이 약해지고 각 나라들이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정보나 자본의 이동이 이전보다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앙 집중화되지 않은 비트코인이 주목받게 되는 것이죠. 그럼 비트코인이 왜 위기 상황에서 더 강력해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서울에서 살고 계신 분들은 아침 6시에 경보 사이렌을 들으면서 놀라셨을 겁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 했다는 경보가 울리고 네이버가 안되는 상황. 만약 이게 실제 상황 이었다면 어떻게 대응하실 건가요? 전쟁이 일어났다면 빨리 현금을 인출해서 음식을 사려고 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전쟁에서 가장 먼저 공격 대상이 되는 것이 인터넷망입니다. 카드를 주 결제 수단으로 쓰는 우리는 현금이 없다면 마트에서 물건을 사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되죠. 더 나아가 금융망이 차단되면 여러분의 재산은 모두 종이조각이 됩니다. 해외로 빠져나가려고 해도 달러, 금, 비트코인이 있어야 하는데 달러는 국가에서 무기를 구입해야하기 때문에 반출이 힘들고, 금은 물리적으로 갖고 다니기 어렵고 위험합니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개인 지갑에 보관되고 있으니, 주소와 암호키만 기억하고 있다면 빈 손으로 해외로 떠나더라도 원래의 가치 그대로 돈을 뽑을 수 있습니다.
타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정치적이나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거나 포퓰리즘 정책으로 인해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나라에서는 화폐에 대한 신뢰가 없습니다. 사례로 터키나 아르헨티나를 들 수 있죠.하지만,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다면 아래와 같은 공식이 성립됩니다. 아래의 공식이 가능하다고 예를 들겠습니다.
1,000원 = 1콜라 = 1 비트코인 = 1달러
이 공식에서 우리나라가 무리한 화폐정책으로 1콜라의 가격이 5,000원이 되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이 가지고 있던 1 비트코인으로 여전히 콜라를 사실 수 있습니다.
5,000원 = 1콜라 = 1비트코인 = 1달러
이렇게 비트코인은 국가의 거대한 힘에도 돈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에 사는 것이 좋지만, 인터넷에서는 흔히 “헬조선은 탈출이 답이다.” 라는 말을 자주 쓰곤 합니다. 만약 이 말이 현실이 되어 우리나라가 곧 망할 것 같은 상황에 이르렀다고 가정해봅시다. 여러분은 탈출을 위해 있는 돈, 없는 돈을 끌어모았지만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을 듣습니다. 외국인들도 대한민국이 망할 것을 알아 모든 자산을 빼서 탈출 했던 것입니다. 고생고생 하면서 모았던 10억으로 해외에 집 한채 장만하려고 했던 여러분은 순식간에 100억으로 올라가는 기현상을 보게 됩니다. 여러분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 국가의 흥망성쇠에 따라 1/10 토막이 나는 모숩을 보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여러분은 허탈감과 무력감에 사로 잡힙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다면 위의 적었던 식이 다시 수립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금을 가치 보존 수단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금에는 한 가지 큰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소분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작은 금반지라도 그 가치는 최소 100,000원이 넘습니다.이 금반지로 5,000원짜리 도시락을 바꿀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도시락을 사 먹기 위해 금반지를 망치로 쪼개서 소분해서 주는 것은 가치를 측정 하기도 어렵고, 반지를 이렇게 쪼개기도 어렵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금은 가치를 보존하는 수단으로는 적합하지만, 실질적인 거래 수단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