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빌어봐

데모도 ep60

by 글짓는 목수

"와~ What a beautiful beach"(해변 너무 이쁘다)

"여기서 점심 해결하고 가자"

"브라더! I heard that there are a lot of abalones!”(듣기로 저기엔 전복이 많다고 들었어요)

"아발로니?! 그게 뭐냐?"

"한국어로 뭐지? 갑자기 생각이 안 나네"

둘은 베이트 먼스 베이(Batemans Bay)의 바닷가 해변에 도착했다. 안나는 또다시 신이 나서 물에 뛰어들어 발을 담근 채로 물 안을 들여다보다 해안가 바위들 사이에서 수많은 전복을 발견하고는 택건에게 소리쳤다. 택건은 안나에게 다가가서 그녀가 손에 집어 든 전복을 발견하고는 쾌재를 불렀다.

"우아~ 대박 이거 전복 아냐?"

"브라더 여기 엄청 많아요"

"야 잘됐다. 전복라면이나 끓여 먹자"

"오~ 굳 아이디어!"

둘은 바닷가 바위 사이에 숨어있는 전복 잡기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어! 여기 문어닷!"

"정말요? 어서 잡아요 브라더!"

택건은 문어를 발견하고 녀석을 잡아보려 바위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보지만 문어는 바위틈 사이로 숨어버렸다.


"아~ 녀석, 엄청 빠른데, 돌문어까지 잡으면 완전 제대로 된 해물라면을 먹을 수 있는데..."

"어떻게 좀 해봐요"

"손으로 잡긴 쉽지 않겠는데..."

"아~ 아쉽다"

"앗! 생각났다!"

"뭐가요?"

"잠깐만 기다려봐!"

택건은 주차해 놓은 차로 돌아와서 트렁크에서 실려있던 공사현장에서 쓰다 남은 자재들 중에 얇은 알루미늄 스터드(Aluminum Stud)들 하나 꺼냈다. 그리고 공구함에 있던 전동 그라인더를 이용해 스터드 끝부분을 뾰족하고 날카로운 톱날 모양으로 가공했다. 금방 작살이 만들어졌다.

"우아~ 역시 카펜터(Carpenter) 브라더! 목수일 하더니 이럴 때 또 실력 발휘를 하네요"

택건은 좀 전에 돌문어가 숨어든 바위틈으로 작살을 쑤셔 넣는다. 그때 물컹한 느낌이 감지된다. 택건은 순간 깊숙이 쑤셔 넣었다가 잡아당긴다. 빠져나온 작살 끝에는 머리가 관통된 돌문어가 사지(四肢), 아니 팔지(八肢))를 꿈틀거리며 발버둥을 친다.

"우아~ 브라더 굳 잡(Good Job)! 이 정도면 충분하겠는데요. 나 올라가서 화장실에서 받아서 버너에 물 끓이고 있을게요 천천히 올라와요"

“OK!"

안나는 기쁨에 환호성을 질렀다. 택건은 잡은 돌문어를 작살에서 빼내 전복이 담긴 플라스틱 바구니에 집어넣었다. 안나는 해변에 공중 화장실로 향한다. 택건은 낚시에 재미가 올라 계속 문어와 전복을 찾았다. 그때였다.

"Hey man! what are you doing over there?" (헤이 당신 거기서 뭐 하는 거요?)

"fishing"(낚시요)

"Do you have fishing license" (낚시 면허는 있는 거요?)


해변 쪽에서 레인저(순찰요원) 복장을 한 두 남녀가 택건 쪽으로 거리를 좁히며 다가왔다. 호주는 낚시를 하려면 온라인으로 낚시 면허를 신청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깜빡하고 있었다. 바닷속 자연에 있는 물고기와 해산물에도 모두 세금이 매겨져 있다. 최초 호주에 온 이민자들 특히 중국계 사람들의 무분별한 어획으로 해상 생물들이 씨가 말라 가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만들어진 법규이다. 자연환경을 중요시하는 나라인 만큼 환경과 동식물 보호 같은 법규들이 많았다. 호주 정부 입장에서는 환경과 생태계도 보전하면서 세금도 걷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택건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레인저들은 택건이 잡은 문어와 바구니에 담긴 전복들을 확인하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You can't get the small one like this and it's not allow to catch Abalone more than 2, you didn't know that? (이렇게 작은 건 잡을 수 없다. 그리고 전복은 2마리 이상 못 잡는다. 몰랐습니까?)

"Pardon?" (예?)


레인저는 택건에게 낚시 면허증과 신분증을 제시하라는 제스처를 보였다. 택건은 레인저들의 억양과 빠른 말을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고 되물었다. 그때 안나가 갑자기 택건을 뒤에서 덮치더니 택건의 두 손을 허리 뒤로 꺾으며 수갑을 채웠다.


"You are arrested under the law on possession and distribution of drugs."(당신을 마약 소지 및 유통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체포한다.)

"아~~ 너 미쳤냐? 왜 이래?!"

안나는 수갑을 채운 후 뒤에서 목덜미를 잡고 무릎으로 택건을 제압해 모래 바닥에 무릎 꿇히고 엎드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두 레인저에게 자신의 신분증을 제시하며 심각한 표정으로 자신이 연방경찰이며 마약 사범을 검거를 위해 잠복 미행 중이었다는 그럴싸한 핑계를 말하고는 그들에 상황을 이해시켰다. 두 레인저는 안나의 자초지종을 설명 듣고는 거수경례를 하고 자리에서 물러나 사라졌다. 안나는 그들이 레인저가 타고 온 순찰차가 멀리 사라지고 나서야 택건을 일으켜 세우고 수갑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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