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수 있는 사랑에 관하여...
나는 사랑이 두려운 사람이 아니다.
다만
사랑이 나를 더 이상 바꾸지 못하는 순간이
조용히 다가올까 봐 두렵다.
사랑이 끝나는 것보다
사랑이 남아 있음에도
내가 이미 다 설명된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어느 새벽, 문득 깨닫게 될까 봐서.
안정이라는 말이
위로처럼 놓이고
관계라는 이유로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에
내가 스스로 안주하게 될까 봐서.
사랑을 하면
나는 늘 조금 다른 사람이 되었다.
말의 속도가 달라졌고
침묵의 무게가 변했고
같은 풍경 앞에서도
다른 문장이 나를 불렀다.
그래서 사랑은
나를 쉬게 하기보다
나를 움직였다.
완성시키기보다
그 흔들림 속에서
나는 내가 아직 고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어느 순간부터
사랑이 나를 흔들지 않을 때
나는 그 사람이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그 사람 앞에서의 내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는 사실이
조금 무서웠다.
나는 위로보다
발견을 원했다.
"괜찮아"라는 말보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구나"라는 응시를.
다정함은 충분했지만
다정함만으로는
나의 가장 안쪽까지 닿지 못했다.
사랑이란,
서로를 편안하게 만드는 일인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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