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는 동화 이리스 물고기 이야기 1화
1화 알
깊고 푸른 바다 아래, 영롱한 진주와 보석 같은 산호들이 성벽처럼 둘러싸인 곳에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화려한 궁전이 있었습니다. 궁전 안은 언제나 잔잔한 파도 소리 같은 음악이 흐르고, 수정처럼 맑은 방마다 알록달록한 물고기들이 평화롭게 노닐었지요.
이곳은 모든 물고기가 꿈꾸는 낙원이었어요. 달콤한 해초와 신선한 먹이가 늘 풍족해서 배고플 걱정이 없었고, 서로를 해치거나 잡아먹는 무서운 일도 결코 일어나지 않았거든요. 물고기들은 그저 자신이 가진 고운 비늘과 우아한 지느러미를 뽐내며 자유롭게 춤을 추기만 하면 되었답니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위해 먼 곳의 신들도 포세이돈의 궁전을 찾아오곤 했습니다. 그럴 때면 포세이돈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물고기들을 자랑스럽게 소개했어요.
"보십시오,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입니다! 이들은 제 기쁨이자, 이 바다에서 가장 빛나는 아들들이지요." 다른 신들은 그 눈부신 광경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포세이돈의 가슴 한구석에는 늘 채워지지 않는 아련한 그리움이 있었습니다. 수천 마리의 물고기가 궁전을 가득 채우고 있었지만, 정작 그가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단 하나의 물고기, '이리스'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전설 속의 이리스는 아주 오래전 세상이 어지러워졌을 때 이미 사라져 멸종했다고 알려져 있었지요. 하지만 포세이돈은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수백 년 동안 어두운 심해부터 얕은 여울까지 바다 구석구석을 헤매며 이리스를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날도 평소처럼 바다를 유람하던 포세이돈의 눈에 믿기지 않는 광경이 들어왔습니다. 저 멀리 어둠 속에서 무지개처럼 영롱한 빛이 일렁이고 있었던 거예요! 포세이돈의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황급히 다가가 보니, 그곳엔 주먹만 한 작은 물고기 한 마리가 순백의 비늘을 반짝이며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저 평범한 하얀색이 아니었습니다. 마치 맑은 햇살이 프리즘을 통과하며 수천 가지 색깔을 만들어내듯, 작은 몸짓 하나하나마다 찬란한 무지갯빛이 온 바다로 흩뿌려지고 있었지요. '무지개 여신'이라는 그 이름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지는, 눈이 멀 듯한 아름다움이었습니다.
"찾았다! 드디어 이리스를 찾았어!"
포세이돈은 벅찬 기쁨에 젖어 물고기를 향해 손을 뻗었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그가 물고기에 닿기도 전에, 근처를 지나던 흉측하고 커다란 검은 물고기가 나타나 이리스를 한입에 덥석 삼켜버리고 말았습니다. 포세이돈은 천둥 같은 소리를 지르며 검은 물고기를 붙잡아 그 몸속에서 이리스를 꺼냈지만, 이미 작은 이리스는 싸늘한 시체가 되어 있었습니다.
"오, 위대한 빛이시여! 어찌하여 이런 일이..."
포세이돈은 깊은 한탄과 슬픔에 잠겼습니다. 그는 죽은 이리스를 소중히 품에 안고 궁전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리스의 곁을 지키며 칠 일 밤낮을 슬피 울었습니다. 바다의 신이 흘린 눈물에 온 바닷물이 짜게 변할 정도였지요.
그렇게 칠 일이 지나던 날이었습니다. 슬픔에 잠겨 이리스를 바라보던 포세이돈의 눈에 주황빛으로 반짝이는 작은 무언가가 들어왔습니다. 이리스의 차가운 몸에서 조용히 떨어져 나온 그것은, 마치 작은 별 조각처럼 빛나는 '알'이었습니다.
"이건... 이리스의 알이구나! 아직 희망이 살아있었어!"
포세이돈은 너무나 기뻐서 떨리는 손으로 그 작은 알을 받쳐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세상에 남은 마지막 이리스 물고기일지도 모르는 그 소중한 생명을 위해, 포세이돈은 정성을 다해 알을 돌보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