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어항의 두 보석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는 동화 이리스 물고기 이야기 2화

by 초덕 오리겐

2화 황금 어항의 두 보석


포세이돈의 지극한 정성 속에 다시 일주일이 흘렀습니다. 마침내 조그만 알을 깨고 기적처럼 아기 물고기가 태어났지요. 포세이돈은 벅찬 감동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늘푸른>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이 아이는 포세이돈이 가장 아끼는 궁전의 중심,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투명한 황금 어항 속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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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전의 다른 물고기들은 포세이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늘푸른>을 보며 부러워하기도 하고 때로는 시샘 어린 눈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아기에 불과한 <늘푸른>에게 황금 어항은 든든한 성벽이었어요. 포세이돈은 혹여나 다른 물고기들이 <늘푸른>을 괴롭히지 못하도록 밤낮으로 어항 곁을 지키며 소중히 보호해 주었답니다.


황금 어항 안에서 <늘푸른>은 그야말로 왕자님 같았어요. 어항 속의 물은 언제나 신선했고, 먹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마음껏 먹을 수 있었지요. 지느러미를 살랑이며 춤을 추기도 하고, 입안 가득 물을 머금었다가 "푸우-" 하고 내뱉으며 장난을 쳐도 포세이돈은 그저 인자한 미소로 지켜봐 주었습니다. <늘푸른>은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즐거움을 그 안에서 누리며 쑥쑥 자라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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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늘푸른>은 투명한 어항 너머로 보이는 드넓은 바다 세상이 궁금해졌습니다.


"포세이돈 님, 저도 저 넓은 바다로 나가서 마음껏 헤엄치고 싶어요!"


하지만 <늘푸른>의 물음에 포세이돈은 어느 때보다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늘푸른>아, 어항 바깥세상은 네 생각보다 훨씬 위험하단다. 지금의 네가 나가면 사나운 물고기들에게 잡아먹힐 수밖에 없어. 하지만 조금만 참으렴. 네가 스스로를 지킬 만큼 자라면, 네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가장 살기 좋은 바다로 보내줄게. 그때 너는 나의 친아들처럼 내 곁에서 온 바다의 영광을 누리게 될 거란다."


<늘푸른>은 포세이돈의 깊은 뜻을 믿기로 했습니다.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만큼 튼튼해질 때까지 어항 안에서 기다리기로 약속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포세이돈이 어디선가 영롱한 주황빛 알 하나를 더 가져왔습니다. 바로 <늘푸른>의 어미가 발견되었던 그 깊은 곳에서 포세이돈이 기적처럼 찾아낸 또 다른 이리스 물고기의 알이었어요. 곧 알에서 깨어난 물고기는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늘푸른>은 첫눈에 그 친구에게 마음을 뺏겼고, 그에게 <새파랑>이라는 예쁜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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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푸른>과 <새파랑>이 함께하게 되자, 황금 어항은 매일매일이 축제 같았습니다. 두 친구가 나란히 헤엄칠 때면 지느러미가 부딪히며 은은한 종소리 같은 공기 방울이 톡톡 터져 나왔어요. <늘푸른>이 앞에서 힘차게 물줄기를 가르면, <새파랑>은 그 뒤를 따라 우아하게 원을 그리며 무지갯빛 물보라를 일으켰지요. 둘이 마주 보며 방긋 웃을 때마다 어항 속은 따뜻한 온기로 가득 찼고, 서로의 꼬리를 살랑이며 추는 춤은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가 바닷속으로 내려온 듯 아름다웠습니다. 혼자일 때보다 둘이 함께일 때 그들의 노래는 더 멀리 퍼져 나갔고, 어항 속의 작은 자갈 하나까지도 그 즐거운 리듬에 맞춰 반짝거렸답니다.


이제 황금 어항 안에는 두 친구의 웃음소리가 가득했습니다. 어항 속의 모든 것은 두 친구의 것이었고, 포세이돈을 즐겁게 하던 수많은 물고기도 이제는 <늘푸른>과 <새파랑>의 말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때부터였어요. 두 친구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비로운 빛이 어항 안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 어항은 처음부터 금으로 만든 것이 아니었답니다. <늘푸른>과 <새파랑>이 뿜어내는 찬란한 무지갯빛이 투명한 어항에 반사되어, 세상 그 어떤 보석보다 아름다운 황금빛으로 보였던 것이지요. <늘푸른> 혼자 있을 때보다 <새파랑>이 곁에 있자, 황금 어항은 마치 바닷속에 뜬 무지개처럼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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