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비단뱀의 속삭임과 슬픈 작별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는 동화 이리스 물고기 이야기 3화

by 초덕 오리겐

3화 바다비단뱀의 속삭임과 슬픈 작별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포세이돈은 <늘푸른>과 <새파랑>에게 더 많은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어, 또 다른 이리스 물고기를 찾으러 먼 궁전 바깥으로 길을 떠났습니다.


포세이돈이 자리를 비운 사이, 황금 어항 곁으로 낯선 손님이 찾아왔어요. 그는 바다의 가장 깊고 어두운 골짜기까지 내려가 보았다는 '바다비단뱀'이었습니다.


뱀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볼 듯 날카로운 눈빛을 번뜩이며, 비단처럼 매끄러운 몸을 어항 주변으로 휘감았습니다. 그리고는 겁에 질린 <늘푸른>과 <새파랑>에게 아무도 알지 못하는 은밀한 비밀을 속삭이기 시작했어요. 그 속삭임은 달콤했지만, 그 안에는 차가운 독이 숨겨져 있었지요.


얼마 후, 포세이돈이 궁전으로 돌아왔습니다. 평소 같으면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었을 <늘푸른>이 그날따라 진지한 표정으로 포세이돈 앞에 섰습니다.


"<늘푸른>아, 잘 있었느냐?" 포세이돈이 다정하게 물었지만, <늘푸른>은 엉뚱한 질문을 던졌어요.


"포세이돈 님, 이 넓은 바다 구석구석에 포세이돈 님의 은총이 미치고 있다는 게 정말인가요?"

"물론이지, 얘야."


포세이돈은 인자하게 웃으며 대답했어요.


"그럼 포세이돈 님이 이 모든 바다의 주인이시고, 바다의 모든 물고기가 포세이돈 님 덕분에 살아간다는 것도 사실인가요?"

"그래, 잘 알고 있구나. 내가 이 모든 바다에 힘을 미쳐 그들에게 풍성한 먹을 것과 안락한 살 곳을 허락해주고 있단다. 만약 내가 그들에게 이 바닷물을 허락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숨조차 쉬지 못하고 말라 죽고 말겠지."


<늘푸른>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다시 물었어요.


"그렇다면 포세이돈 님은요? 포세이돈 님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누구에게서도 먹을 것을 얻지 않으면서 혼자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으신가요?"

"그렇단다. 나는 스스로 존재할 수 있지."


그러자 <늘푸른>은 결심했다는 듯 눈을 반짝이며 말했습니다.


"저도 포세이돈 님처럼 되고 싶어요! 더 이상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혼자서도 충분히 살아가는 당당한 존재가 되고 싶단 말이에요. 포세이돈 님의 힘이 닿지 않는 곳으로 가겠어요!"


포세이돈은 당황했습니다. <늘푸른>이 자신을 닮아가는 것은 항상 바라던 일이었지만, 지금 <늘푸른>이 말하는 '닮음'은 포세이돈이 가르쳐준 사랑과는 너무나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니? 내가 공급해주는 이 생명의 바다를 떠나겠다는 거니? 딱딱하고 메마른 땅 위에서 살아가겠다는 거야?"

"네! 포세이돈 님의 힘이 전혀 닿지 않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아요."


포세이돈의 얼굴이 슬픔으로 딱딱하게 굳어졌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간절하게 물었습니다.


"<늘푸른>아, 너는 이 드넓은 바다에서 나의 친아들이 되어 그 어떤 물고기보다 영광스러운 자리에 앉을 수 있단다. 정말 그게 싫다는 거니?"


<늘푸른>은 차갑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누군가의 아래에 있는 2인자는 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스스로 1인자가 될 수 있는 그곳으로 가겠어요."


결국, <늘푸른>과 <새파랑>은 포세이돈의 만류를 뒤로하고 바닷물이 전혀 침범하지 못하는 육지 위로 올라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포세이돈은 그들을 너무나 사랑했기에, 그들이 죽어가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자신의 의지로 물 밖으로 나간 <늘푸른>과 <새파랑>은 곧 큰 고통에 빠졌습니다. 아가미를 가진 물고기들에게 육지는 숨을 쉴 수 없는 지옥과 같았거든요. 그들은 파득거리며 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안타까운 모습에 포세이돈의 가슴은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했습니다.




외전에서 보면 포세이돈은 신인류에서 등장하지만, 원래 처음 시작할 때에는 그에 대한 배경 설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때는 포세이돈이 "스스로 존재하는 자"였는데, 이 부분이 전체 내용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라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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