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는 동화 이리스 물고기 이야기 4화
4화 흙탕물 속의 탄식과 잃어버린 무지갯빛
포세이돈의 가슴은 타들어 가는 듯했습니다. 스스로 생명의 바다를 차고 나간 <늘푸른>과 <새파랑>이었지만, 사랑에 불타는 포세이돈은 그들이 이대로 숨이 끊어지는 것을 차마 지켜볼 수 없었습니다.
"내 아이들아, 부디 살아만 다오..."
포세이돈은 그들을 위해 육지의 낮은 곳으로 바닷물을 실어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예전 황금 어항에서처럼 은총의 물결 속에서 마음껏 춤을 출 수는 없었지만, 겨우겨우 숨을 이어갈 수 있을 만큼의 아주 낮은 물길을 열어준 것이지요. 포세이돈은 간절히 기도하며 결심했습니다. <늘푸른>과 <새파랑>이 "살려주세요, 바닷물이 필요해요!"라고 단 한 마디만이라도 진심으로 외친다면, 당장이라도 그곳을 풍성하고 푸른 바다로 만들어주겠노라고 말이에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두 친구는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헤엄조차 칠 수 없는 얕은 웅덩이 안에서, 배를 바닥에 깔고 힘겹게 버텼습니다. 맑고 투명한 바닷물을 마셔야만 비늘이 빛나고 숨을 쉴 수 있는데도, 그들은 흙먼지가 뒤섞인 고통스러운 흙탕물을 아가미로 들이마셨습니다. 그러면서도 그것이 자신들이 쟁취한 자유라며 서로를 위로하며 살았습니다.
그렇게 수백 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포세이돈은 단 한 순간도 그들을 잊은 적이 없었습니다. 결국 포세이돈은 이리스 물고기들이 머물고 있다는 '고통의 바다'를 직접 찾아 나섰습니다.
그곳에 도착한 포세이돈은 너무나 참담한 광경에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그곳은 바다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할 만큼 수위가 낮아, 물고기들이 등지느러미를 겨우 적신 채 헐떡거리며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 가슴 아픈 것은 물고기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들은 생명을 주는 바닷물보다 그 안에 섞인 탁한 흙과 모래에 마음을 뺏겨버렸습니다. 사실 물고기가 마셔야 할 것은 맑은 바닷물이었지만, 그들은 흙탕물 속에 섞인 꺼림칙한 불순물들을 맛있는 먹이인 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이것 봐! 이 까맣고 딱딱한 흙덩이가 얼마나 달콤한데!"
"아니야, 내 웅덩이에 있는 모래가 훨씬 더 빛나고 맛있어!"
그들은 날카로운 모래를 덥석 물어 아가미가 찢어지고 입에서 붉은 피가 철철 흘러나오는데도, 그 비릿한 피 맛과 거친 모래를 씹는 감각을 대단한 쾌락인 줄 알고 좇았습니다. 서로 더 많은 흙과 모래를 차지하겠다며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서로를 물어뜯기도 했지요. 맑고 깊은 물이 흐르는 곳을 찾으려 하기보다, 오히려 흙이 잔뜩 섞여 앞도 보이지 않는 좁은 흙탕물 구덩이를 선호하며 그 안에서 퍼덕거리는 것이 인생의 전부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한때 온 바다를 무지갯빛으로 환하게 밝히던 그 찬란한 비늘은 이제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흙탕물 속에서 긁히고 상처 입은 몸에는 시커먼 때가 끼고 피딱지가 덕지덕지 앉아 있었습니다. 그 누구도 이 처참하게 망가진 물고기들을 보며 전설 속의 아름다운 '이리스'를 떠올릴 수 없었습니다.
포세이돈은 제 몸을 갉아먹는 모래를 보석인 양 소중히 품고 서로를 할퀴는 그들의 흐릿해진 눈동자를 보며 소리 없이 울었습니다. 위대한 빛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가장 아름다운 물고기들이, 이제는 무엇이 진짜 생명인지조차 잊어버린 채 어둠과 고통의 노예가 되어버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