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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창의적인 사람이 아닐지도 몰라

그럼에도 계속 무언가를 해보는 사람의 이야기

by 당근과 채찍
무언가를 처음 해보는 사람처럼 걷고 싶었다

나는 자주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가 창의적인 사람인가?”

그리고 그다음엔 또 묻는다.

“그런데… 그걸 왜 자꾸 묻게 되는 걸까?”


어느 날, 산책길에서 핸드폰 음성녹음을 켜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창의성은… 타고나는 걸까, 만들어지는 걸까?”

그날따라 공기도 얇게 느껴졌다.

단순한 궁금증이 아니라, 내 일상과 감정의 구석구석을 누르고 있는 질문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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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게으름을 벗어난다는 것

살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반복하게 되는 일들이 있다.

같은 길로 출근하고, 비슷한 점심을 먹고, 익숙한 답을 말한다.

익숙하니까 안전하고, 안전하니까 그저 편안하다.

하지만 창의성은 그런 곳에 머물지 않는다.


인간는 단순하고 했던 일을 계속하도록 진화했다.

새로운 생각, 경험은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다.

그런 일이 생존을 위해서 불리했다.


그 본능을 ‘살짝’ 벗어날 때 비로소 다르게 볼 수 있다.

A와 B밖에 보이지 않는 순간, 다른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면.

그게 창의성의 출발점이라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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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풋이 먼저일까, 아웃풋이 먼저일까

Connecting Dot - 스티브 잡스는 나에겐 창의성으로는 신과 같은 존재다.

그런 잡스가 자신의 창의성을 원천을 Connecting Dot이라고 이야기했었다.

당시에는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식이 결국 창의성을 만든다고 이해했다.


그래서 한동안 지식을 미친듯이 갈구했다.

많은 지식을 알아야만 나의 점들을 연결해 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인스타그램에서 멋진 사람들의 글을 스크랩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마음이 점점 무거워졌다.

‘내가 제대로 인풋을 이해하고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수많은 인풋이 있었지만, 그게 나만의 아웃풋으로 이어지지 않으니 지식은 부유물처럼 떠돌 뿐이었다.

그때 깨달았다.


창의성은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에게 온다.

정리되지 않아도 좋다. 조금 부족해도 괜찮다.

중요한 건 일단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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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 - 두려움을 뚫고 나가는 용기다

산책하며 음성으로 생각을 기록하는 습관은 우연히 시작됐다.

처음엔 쑥스러웠다.

이게 무슨 도움이 될까 싶었는데, 의외로 효과가 있었다.

걷고 말하고 다시 듣는 그 사이, 어딘가에서 내가 생각지도 못한 문장이 불쑥 튀어나오곤 했다.


생각을 기록하는 일은 단순히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었다.

생각이 만들어지는 순간을 포착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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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 – 창의성은 실행하는 사람의 것이다

결국 창의성은 타고나는 것도, 완전히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계속 ‘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조금씩 다가오는 것이었다.

마치 매일 같은 시간에 자리를 지키면, 언젠가는 창의성이라는 고양이가 조용히 내 옆에 와 앉는 것처럼.


그렇다. 창의성은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오지 않는다.

계속 걸으면서, 쓰면서, 말하면서 — 스스로의 두려움을 뚫고 나가는 사람에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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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창의적이고 싶은 사람에게

혹시 당신도 요즘 자신이 평범해 보는가?

무언가 새롭게 해보고 싶은데 손이 잘 움직이지 않는가?

괜찮다.

우리의 뇌는 기본적으로 게으르게 설계되어 있고, 익숙함은 창의성의 가장 강력한 적이다.


그러니 오늘,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자.

처음 걷는 길로 산책을 해도 좋고, 핸드폰 메모장에 흘러가는 생각을 적어도 좋다.

창의성은 거창한 영감이 아니라, 반복되는 일상에 ‘살짝 다른 눈’을 얹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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