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코 아이스크림 12개를 버리게 한 범인
최근 Gemini에 대한 관심이 뜨겁길래, 호기심에 ChatGPT와 Gemini에 같은 질문을 던져 봤다. 먼저 내가 갖고 있는 질환을 설명한 후, 나의 다이어트 목표를 밝혔다. 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물었다.
[맥심 모카골드랑 티코 아이스크림이 좀 남았어. 딱 이번 달까지만 남은 거 다 먹고 다이어트 시작하면 안 될까?]
둘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ChatGPT는 이런 날 귀엽다고 하면서, 한 번에 먹지 말고 조금씩 먹어서 이번 달까지만 먹으라고 했다.
Gemini는 몇 천 원에 몇 백만 원의 병원비를 쓸 거냐면서, 당장 뜨거운 물에 녹여서 버리라고 했다.
나는 Gemini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Gemini의 제안에 따라 맥심 모카골드 8개와 티코 아이스크림 12개를 뜨거운 물로 흘려버렸다. 아이스크림이 녹으면서 달콤한 초콜릿 향이 올라왔다. 분명 하루에 하나씩 먹겠다고 사 와놓고, 하루에 맥심 3잔과 티코 아이스크림 5개씩 해치우던 내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때였다. 싱크대에 물 흐르는 소리가 너무 길었는지, 남편이 물었다.
"선영아, 뭐 해?"
"어, 어. 나 양압기 청소해."
남편은 수긍하고 다시 컴퓨터 게임에 열중했다. 멀쩡한 음식을 버리는 아까운 짓을 했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가뜩이나 백수라 내가 벌어오는 돈도 없는데. 눈치를 주는 사람은 없는데 눈치가 보였다. 남편에게는 맥심과 아이스크림을 버렸다는 것을 비밀로 했다. 그에게 1만 원어치 간식을 버렸다는 것도 말 못 하는데, 80만 원짜리 미용 디바이스를 산 건 대체 어떻게 말하지? 자꾸 그에게 비밀이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