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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미 Jul 28. 2018

베트남 여행#10

슬리핑 버스..

아침 5시경에 나쨩에 도착한 슬리핑 버스. "나쨩! 나쨩!" 하고 소리를 지르는 버스 기사의 소리에 잠이 덜 깬 여행객들은 부랴부랴 짐을 챙겨서 아무런 가이드 없이 짐짝처럼 신투어리스트 오피스 앞에 던져졌다. 그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슬리핑 버스는 그렇게 불편하지도 편하지도 않았다. 사실상 중요품들은 내 백팩에 있었기에 짐에 대한 걱정도 없었다. 경적소리와 덜컹거리는 통에 겨우내 잠이 들라치면 휴게소에 정차를 해서 잠이 깨곤 했다.  그냥 모든 걸 포기하고 노래를 듣거나 다음 여정에 대한 정보를 찾다 보면 다행히 시간은 생각보다  금방 간다는 거.

그리고 위층에 자리를 추천하는데 개인적으로 위층보다 아래층이 나을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유는 너무 센 에어컨 때문에 잘못하면 감기가 걸릴 수도 있다.


나쨩에 도착 해서는 그냥 앉아있기 뭐해서 아내와 일출을 보러 바다 쪽으로 걸어갔고, 지금껏 여행했던 곳과는 다르게 휴양지 느낌이 있다고 해야 하나? 부의 냄새가 풍기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백배커도 아니고 브르주아 여행객도 아닌 그냥 중간의 아내와 내가 느낀 나쨩의 느낌이다.




시간을 맞춰 신투어리스트 오피스로 다시 돌아가니 무이네로 우리를 데려다 줄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잠은 어차피 다 잤기에 바깥 풍경을 보며 천천히 이동했다. 무이네에 도착해서 다시 짐짝처럼 던져진 우리. 버스는 잠시도 쉬지 않고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간다.


우리는 신투어리스트와 가까운 호텔을 부킹 했는데 나름 괜찮았다. 짐을 재빨리 풀고는 너무 배고팠기에 근처 Sinhbad라는 케밥집에 가서 Chicken boner를 먹었다. 리뷰도 많고 맛있다는 의견과 반해 뉴질랜드에서 파는 $5 케밥과 비교해서 정말 맛있다고 하기에는 사실 그렇다.



호이안부터 좋지 않던 몸이 슬리핑 버스의 에어컨 바람 때문인지 악화되어서 머리가 띵했다. 하는 수 없이 호텔로 돌아왔는데, 그래도 마냥 쉬기는 뭐해서 호텔에 딸린 수영장에서 아내와 물놀이를 하고 저녁은 보케 거리 쪽 Nha hang lam tong에서 마늘이 낭랑하게 올려진 새우, 가리비 그리고 오징어튀김을 먹었다. 음식이 정성스럽게 조리되었다고 할 순 없었지만 그래고 신선한 해산물을 먹으니 맛있었고, 특히 가리비가 맛있었다. 이곳 무이네는 구경거리는 없어서 이른 새벽에 출발할 선라이즈 투어를 위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지프 투어는 두 종류가 있는데, 우리는 조금 힘들긴 하지만 선라이즈 투어를 선택했다. 선셋은 아무래도 너무 더워서 아내가 걸어 다니기 힘들고, 선라이즈 시간 활용이 더 좋을 것 같았다. 새벽 네시 이십 분 기상. 앞에 지프 드라이버가 대기하고 있었다. 딱 봐도 낡은 지프였기에 고속으로 달리지 않고 한 30-40분 정도 이동하니 화이트 샌듄에 도착했다. Private 지프를 선택했기에 다른 여행객과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이 투어에 더 이상 지출을 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ATV를 안 타려고 했는데, 막상 도착해서 보니 타지 않으면 꼭대기까지는 한참 걸어가야 했었다. 투어 비용보다 더 비싼 500 VND를 요구하니 얼마나 어이가 없는지. 나는 단호하게 절대 그만큼 안 내겠다고 하고 걷기 시작하니 본인들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받는 것이 이득이었는지 350 VND까지 깎아주었다. 솔직히 350 VND도 지불하고 싶지 않게 괘씸했지만 이른 아침부터 아내를 걷게 하기 미안해서 ATV를 타고 꼭대기까지 이동했다. 2-3분도 안 되는 거리를 다들 달라는대로 주고 타니 얼마나 덤터기인지. 그런 의미에서 ATV는 무조건 투어 비용으로 포함해서 생각해야 한다.


화이트 샌듄 - 레드듄 - 피싱 빌리지 - 페어리 스트림 순으로 이동하는데 개인적으로 $5-$10 투어 비용을 감안했을 때 무조건 해야 하지만 베트남 자체가 이런 투어코스나 루트 자체가 너무 똑같고 허접해서 크게 기대할만한 것은 아니다. 어느 블로그를 읽어보니 5년 전에도 같은 코스였다고 하니 그간 발전은 없어 보인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봉지라면을 뚝딱 한 그릇 먹고 새벽부터 일어난 피곤한 아내는 한숨 또 잤다. 나는 수영장 주변에 선베드에서 한숨 잤고, 배가 고파져서 아내를 깨워서 pizzet라는 곳에서 간단히 먹고 다시 들어와서 풀장에서 놀았다. Pizzet 비추... ㅋㅋㅋㅋㅋㅋ


아내와 나는 무조건 많이 걸어 다니고 보러 다니는 바쁜 여행객에 속해서 호텔 풀장에서 노는 경우가 적은데 너무 덥고 여행 중반이라 많이 지쳐있던 상태라 풀장에서 사진도 찍고 물놀이도 하니 생각보다 좋았다.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호찌민 숙박도 잡고, 방콕 계획도 조금 세웠다. Mr. crab을 먹으러 출발. 걸어서 한 10분 거리라 부담 없는데 우리는 좋은 호텔 부근에 묵은 건 아니어서 그런지 길가에 쥐 나 바퀴벌레가 곳곳에서 보여서 길을 걸으면서도 아내 옆에 꼭 붙어서 걸었다 ㅋㅋ.. 찝찝...


Mr. carb이 개인적으로 lam tong quan보다 맛있었고, 내일은 호찌민으로 이동하는 버스가 8시에 오기에 서둘러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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