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엉덩이로 쓴다는 말이 있다. 엉덩이를 오래 뭉개고 앉아 있어야 써진다는 뜻이다. 밥을 지을 때 옆에서 조바심을 내며 재촉한다고 해서 빨리 되진 않는다. 글도 그렇다. 어떤 주제로 글을 쓸 때 처음부터 아이디어가 샘솟아 일필휘지, 한번에 술술 써지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주제로 글을 써봐야겠다', 생각이 들면 우선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초고가 나오기까지 일정 시간이 걸린다.
누구나 어떤 과제에 대해서든 72시간 동안 생각하면 답이 찾아진다고 한다. 익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언젠가 써지는 순간이 온다. 그러니 기다려야 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작동 흥분 이론(work excitement theory)'이라고 한다. 흥미가 없던 일도 일단 시작하면 하게 된다는 이론이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지 않으면 뇌는 놀고 있다. 일에 착수하면 뇌는 그제야 움직인다. 한번 발동이 걸린 뇌는 다른 짓을 하더라도 그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즉, 뭔가를 제대로 하려면 마음을 써야 하고, 걱정해야 하고, 더 간절해야 한다. 글에서는 마감 시간을 정해야 간절해진다. 성과가 안 나온다고 해서 언제까지 미룰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마감 시간을 꼭 두시라. 그리고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래야 뇌가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