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마흔 중반에 접어들고 나니 '지난날 했던 고민들이 과연 그렇게나 중요했던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를 돌아보게 했다. 업무적으로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글을 더 쉽게, 잘 쓰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나를 강의로 이끈다.
사람을 성장시키는 건 질문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이 짧은 질문이 인생철학을 고민하게 만들고 삶을 주도적으로 이끈다.
사상도 마찬가지. 원래부터 존재하고 있던 사상이란 없다. 질문을 통해 비로소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다.
질문과 글쓰기는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는가?
질문을 하면 우선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서 1차 정리가 되고,
이를 글로 옮기면서 2차 정리가 된다.
'생각'이라는 '추상적 관념'이 '글'이라는 '시각 정보'로 치환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런 다음 내가 쓴 글을 다시 한번 읽어봄으로써 3차 정리가 된다.
이 과정에서 세 번의 자기 점검이 이뤄진다.
글쓰기는 가장 느린 사유 방식에 속한다. 말이나 생각보다 훨씬 느리다.
번개처럼 빠른 생각에 가장 효율적으로 브레이크 역할을 해주는 것이 바로 글쓰기다.
왜 브레이크를 걸어야 하는가? 속도가 느려지면 무엇에 좋은가?
단순히 느려진 속도만으로 주변 풍경을 더 많이,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저 앞만 보며, 빠르게 달리기 보다 때로는 속도를 줄여 내 삶의 풍경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느린 속도로 찬찬히 돌아보는 풍경들이 삶을 풍요로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