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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루 Nov 25. 2022

카피라이팅 실전

전단지, POP에 들어갈 카피 잘 짜는 법

-참고 도서 : <잘 팔리는 한 줄 카피>, 가와카미 데쓰야, 흐름출판

뉴욕 맨해튼에는 '하카타 돈돈(Hakata Tonton)'이라는 일식 요리 전문점이 있다. 미국인들이 잘 먹지도 않는 족발을 히트시킨 유명한 식당이다. 이곳 메뉴 중에 '대구 알'이 있다.

이름 그대로 정직하게 'cod roe(대구 알)'이라고 메뉴에 올렸더니 컴플레인이 들어왔다. 징그럽게 생선 알을 어떻게 먹냐는 것이었다.

오너 셰프 입장에서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컴플레인이 들어왔으니 메뉴를 내려야 할 것인가?

하카타 돈돈에서는 단 한 줄로 이 위기를 극복한다. 거꾸로 이 대구알을 최고 히트 상품으로 만들어버렸다.




다니던 병원 엘리베이터에 있는 학원 광고물이다. 사업을 하면서, 형태만 다를 뿐 이런 광고물을 만들어야 할 때가 있다.

위 광고물 중 좌측 두 개는 (물론 개인에 따라 호불호는 나뉘겠지만), 대체로 정보가 너무 많다. 가장 우측 영수학원의 경우 핵심 메시지 하나만 강조하고 있으나 카피에 힘이 다소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광고물, 어떻게 하면 쉽게 잘 만들 수 있을까? 지난주 대한민국 국어 학원의 대표주자 국풍2000 학원장님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 일부를 옮겨와 본다.


브랜드 스토리텔링의 제한성

브랜드의 스토리를 전달하기에 가장 큰 난제는 길지 않은 지면과 시간, 그리고 도구의 제한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흔히 시(詩)는 언어의 정수(精髓)라고 한다. 마케팅의 정수는 카피(copy)다. 카피는 짧은 메시지를 통해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우린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고, 그것도 잘해요.'보다는 '우리는 이거 하나만큼은 최고입니다.'가 더 설득력 있다. 정보가 늘면 늘수록 관심은 줄어들기 때문(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허버트 사이먼)이다.


대중은 복잡한 진실 대신 단순한 거짓을 믿는다.
알렉시스 드 토크빌, 티모시 L. 케이닝햄, <고객 충성의 신화>



오늘 아침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본 광고물, 혹은 최근 TV에서 본 CF 중 과연 몇 개나 기억하시는가? 관심 있던 분야가 아닌 이상 아마 거의 생각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에 남았다면 그 광고가 대단한 거다. 진짜 잘 만든 광고다.

우리는 나와 관계없는 정보는 흘려보낸다. 모든 것들을 다 기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거꾸로 말하자면, 나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면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 대목에서 카피의 대원칙이 나온다.


자신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라.


다음은 내용이다. 광고에 있어 보통은 How, 즉 '어떻게' 말할 것인가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으나 카피는 '무엇을 말할 것인가'에 포커스를 둬야 한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강사들은 메시지를 전달할 때 시각적 요소(비언어)가 55%를 차지하며, 청각적 요소(준언어)가 38%, 마지막으로 언어적 중요성은 고작 7%에 불과하다는 메러비안 법칙을 예로 든다.

그렇다고 해서 7%를 아무렇게나 채워도 될까? 그렇지 않다. 이는 메러비안 법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소리다. 메시지 전달에 있어 비언어적 요소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결국 마음을 움직이는 건 7%의 내용이다!


카피라이팅, 무엇을 말할 것인가?


카피의 내용은 공식화하면 셀 수도 없이 많겠지만 크게 구분하자면 다섯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1. 뉴스를 알릴 것.

2. 이익을 제시할 것.

3. 욕망을 자극할 것.

4. 공포와 불안을 이용할 것.

5. 신뢰감을 줄 것.






경쟁사들이 제품을 판매하는 동안 애플은 뉴스를 팔았다. 애플의 캐치 카피는 뉴스성이 부족한 경쟁사들을 따돌리기에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정보는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고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왜냐하면, 인간의 뇌는 새로운 정보를 쾌감으로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드릴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드릴로 뚫을 수 있는 구멍을 원한다."

상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미래의 행복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은 이득에 약한 존재다. 카피에 베네핏을 넣으면 매출과 직결시킬 수 있다.

초콜릿 맛있다는 건 너무나 당연하고 뻔한 소리다. <m&m's> 초콜릿은 그 단순하고 상투적인 멘트에서 벗어나 새로운 카피를 제시한다. "입에서는 녹지만, 손에서는 녹지 않아요."

베네핏(이익)을 전달할 땐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또한 과감해져야 한다.



어느 청소기나 오래 쓰다 보면 흡입력이 떨어진다. 이에 대한 소비자의 욕망은 단순하다. 흡입력이 떨어지지 않으면 좋겠다!

[다이슨, 흡입력이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청소기!]



공포와 불안을 판매하는 건 마케팅에 있어 고전적이면서도 최고의 효과를 발휘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걱정하고 두려워 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찌르고 들어가라!



어느 분야나 신뢰를 판매하는 방식은 적극 권장할 만하나 가장 잘 통하는 분야는 의료나 교육 쪽이다. 위 이미지는 실제 내가 컨설팅하던 병원 광고물이다.

'다이어트 한약, 부작용 있습니다!'라고 과감한 카피를 썼다. 감추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러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이유는 제대로 처방을 하지 않아서다. 우리 병원은 진단부터 제대로 한다!'라는 내용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엄청난 히트를 기록했다. 이 병원, 매출 신기록만 세 번을 갈아치웠다. 나 혼자서.

'대구알'이라는 메뉴를 올렸던 하카타 돈돈. 징그럽다는 컴플레인이 들어오자 오너 셰프는 단 한 줄의 카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 메뉴 이름을 '대구알'에서 '하카타 스파이시 캐비어(Hakata Spicy Caviar)'로 바꾼 것이다. 이렇듯 사람을 움직이는 건 한 줄! 단 한 줄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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