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출시된 신형 카니발의 인기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누적 주문량은 4만 3천 대를 넘겼으며 3만 대 이상의 주문이 밀려 있어 당장 주문을 넣더라도 내년 초에야 차량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최근, 이런 카니발의 독주에 대항하기 위한 현대자동차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현대는 기아 카니발의 경쟁 차종인 자사의 스타렉스에 14년 만에 풀체인지가 이뤄질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이번 스타렉스 풀체인지는 14년 만에 이뤄지는 만큼 역대급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사람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 과연 어떤 점이 달라지는지 면밀히 살펴보자.
스타렉스는 지난 수십 년간 국내 영세업자의 발이 되어주었다. 도로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스타렉스의 이미지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하지만 이번 풀체인지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던 친숙한 스타렉스의 모습이 완전히 변화될 예정이다.
지난 23일, 스위스 알프스에서 위장막을 덮은 신형 스타렉스의 주행 테스트 장면이 포착되었다. 스파이샷을 통해 공개된 신형 스타렉스의 실루엣은 이전 모델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스타렉스의 변화된 디자인은 바로 직전 모델, 2020년형 그랜드 스타렉스와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한층 날렵해진 차량의 전면 형태이다. 그랜드 스타렉스와는 달리 차량 전방 보닛과 전면부 유리창이 이어지며 완만한 곡선을 그리고 있다. 마치 돌고래의 머리나 기차의 앞머리를 연상시키는 앞모습은 차량의 속도감을 더했다.
앞 바퀴부터 차량 전방까지의 길이는 이전 모델 대비 더욱 짧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보닛이 전방 유리창과 매끄럽게 이어지면서 길게 뻗은 느낌을 주어 위화감은 딱히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유려한 곡선이 시각적인 착시를 주어 더욱 길어진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위장막 사이로 비치는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이전과 다른 그릴 패턴이 적용된 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라이트에도 약간의 변화가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번호판 아래에 위치한 레이저판으로 미루어 볼 때 차선 인식 등 반자율 주행 옵션이 적용될 것으로 추측된다.
공개된 스파이샷에서 가장 큰 디자인적 변화를 발견할 수 있는 부분이 측면부이다. 전체적으로 유리창의 크기가 더욱 커졌으며, 특히 측면 유리창의 베젤 부분이 이전 모델 대비 상당히 얇아졌다. 또한 위아래로 길이가 확장되어 측면부 절반 이상을 유리창이 차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유리창을 통해 실내 탑승객의 하반신 일부까지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실내 개방감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앞 좌석의 창문도 확장되어 운전자의 사각지대를 훨씬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전성에 대한 부분은 우려된다. 차체 대비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약한 유리 부분이 측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사고 발생 시 유리 파편으로 인한 2차 부상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측면부의 문은 기존 스타렉스의 슬라이딩 도어가 그대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차체의 길이는 기존과 동일하거나 조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차량 크기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스타렉스에 대한 구체적인 파워트레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2.2 디젤 엔진과 2.4 LPi 엔진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2 디젤 엔진 모델에는 현대의 신형 스마트 스트림 엔진이 사용될 예정이다.
구동 방식도 변화한다. 기존 스타렉스는 후륜 구동을 기반으로 하였지만, 이번 풀체인지 모델은 전륜 구동을 기반으로 한 사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될 예정이다.
한편 EV 모델 출시 여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이번에 출시된 신형 카니발의 경우, 출시 이전부터 하이브리드나 EV 모델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높았지만, 가솔린과 디젤 엔진으로만 출시되어 아쉬움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았다.
반면, 이번 스타렉스의 풀체인지 모델은 신형 4세대 카니발을 겨냥한 만큼,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위해 하이브리드나 EV 모델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업계의 추측도 이어지고 있다.
1997년, 스타렉스 1세대 출시 이후부터 이어진 스타렉스라는 이름은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형성했다. 그런데 이번 스타렉스 풀체인지를 앞두고 현대자동차에서 “스타리아”라는 새로운 상호를 등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타렉스의 이름이 변할 수도 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번 스타렉스 풀체인지는 기아의 신형 카니발을 견제기 위한 것인 만큼 역대급 변화가 예고되어 있다. 그런 가운데 스타리아라는 새로운 상호를 등록한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기존 스타렉스의 성능과 이미지를 계승한 새로운 고성능 라인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기존 스타렉스의 이름은 계속 유지하면서 획기적인 성능의 변화를 나타내기 위해 스타리아라는 차명을 사용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국내 시장에서 지난 20년 동안 쌓아온 스타렉스의 친숙한 이미지를 쉽게 버릴 순 없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아직까지 스타렉스 풀체인지 모델에 대한 상세 제원이나 출시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신형 스타렉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내년 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카니발 풀체인지가 성공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스타렉스 풀체인지도 카니발만큼 획기적인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글.
차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