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대화 친구'에서 '비서'로 만들기

단순 대화를 넘어, 업무의 파트너로 AI를 활용하는 법

by 김민환


대부분의 사람들은 AI를 간단한 질문을 하거나 검색하는 수준으로만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조금 더 적극적인 이들이라면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자료를 요약 정리시키는 정도일 것이다.


물론, "나는 그보다 훨씬 잘 쓰는데?"라고 반문하실 분들도 계실지 모른다. 특히 이곳 브런치나 소셜 미디어에는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분들이 많으니까.

하지만 이 글은 그런 고수분들을 위한 것이 아니니, 양해를 부탁드린다.


얼마 전, 지인 한 분이 주식 거래 앱에서 거래 내역을 일일이 노트에 옮겨 적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거래 내역 다운로드 기능이 없어서(혹은 찾지 못해서) 화면을 보며 하나씩 적고 있었던 것이다.

화면을 캡처해서 ChatGPT에 올리고 "이거 엑셀(CSV)로 만들어줘"라고만 하면 순식간에 끝날 일인데.

이미 거의 다 적어가시는 듯하여 차마 말을 꺼내지는 못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정말 다운로드 기능이 없는 것 같기도 했다.)


이 일을 계기로, 조금 안타까운 마음에 AI를 단순히 검색 도구가 아닌, 'Advanced User'로서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고민해 보았다.




1. 브라우저를 넘어, 데스크톱 속으로


채팅창에만 머물지 말고, PC에 설치형 프로그램을 깔아보자.

ChatGPT, Claude 등 대부분의 LLM 서비스는 데스크톱 앱을 제공한다.

웹과 비슷해 보이지만, 단축키로 언제든 호출할 수 있고, PC의 파일 시스템이나 프로그램에 접근하는 등 활용도가 훨씬 높다.


최근 발표된 'Claude Cowork' 같은 기능은 아예 PC 프로그램(아직은 Mac용)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유료 결제까지 하며 쓰고 있다면, 이왕이면 전용 앱을 설치해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2. AI 친화적인 에디터(IDE) 사용하기: Cursor, Antigravity


"나는 개발자도 아닌데 웬 코딩 툴?"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코딩을 안 해도 상관없다.

핵심은 AI가 내 파일 시스템과 한 몸이 되게 하는 것이다.


보통은 채팅창에서 결과물을 복사해서 붙여 넣거나 파일을 다운로드하지만, IDE 환경에서는 AI가 내 폴더에 직접 파일을 생성하고 수정한다. 앞서 말한 지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input' 폴더에 캡처 이미지를 넣어두고 이렇게 지시하면 끝이다.


'input' 폴더에 있는 주식 거래 내역 이미지들을 읽어서,
날짜/종목/단가/수량/합계 순으로 정리해 'output' 폴더에 '거래내역.csv'로 저장해 줘."


3. 매번 설명하지 말고, 나만의 'Skill'을 만들자


똑같은 일을 시킬 때마다 "너는 전문 에디터야", "이런 말투로 써줘"라고 구구절절 설명하고 있다면, 다음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지시해야 한다.

자주 쓰는 업무 패턴이 있다면 이를 'Skill'로 정의해 두자.


'SKILL.md' 파일에 역할, 규칙, 결과물 형식, 톤 앤 매너 등을 미리 적어두는 것이다.

그러면 "이거 리뷰해 줘" 한마디만 해도 AI는 저장된 규칙을 꺼내 완벽한 결과물을 대령한다. 이 규칙 파일을 만드는 것조차 AI에게 시키면 된다.

"지금 나와 함께 진행했던 작업 방식, 나중에 또 쓰게 정리해 줘"라고.


지금 이 글도 그렇게 쓰고 있다. 미리 만들어둔 '브런치용 에디터' Skill 덕분에, 나는 초안만 대충 쓰고 "브런치용으로 리뷰해 줘"라고 던진다. 그러면 맞춤법부터 문체, 해시태그까지 알아서 수정하고 제안해 준다.




AI를 검색창 너머의 파트너로 만드는 것,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이 작은 차이가 업무의 질을, 그리고 퇴근 시간을 바꿀지도 모른다.


* 사진: UnsplashZulfugar Karim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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