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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ida Lee 이레이다 Nov 09. 2022

예술로 살아가는 방법: 옷이 중요하다. 내 옷

그림, 글, 창작자

수입이 불안한 예술로 살아가는 방법엔 여러 가지 방법론이 난무한다.

첫 번째, 스펀서를 잡기 위해 여러 행사에 참여해서 기어라.

두 번째, 꾸준히 내 스타일대로 하다 보면 대박이 터질 수밖에 없다.

세 번째, 이 모든 것은 정부 탓이다라며 시끄럽게 예술하며 살기

등등.


나는 위의 3가지 중 어떤 것이 맞다고 말하기 어렵다. 첫 번째 방법은 잘 된다 한들, 내 능력 밖의 힘이기에 이것으로 크면 그 힘에 휘둘려 작업하게 되고 결국엔 예술이란 것에 가장 소중하고 빛나는 '자율성과 자유'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방법은 무모하다. 언젠가 되리라! 라며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날 선 비난을 듣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더 나은 방향으로 키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방법은 공부 못하는 얘들이 책상에 오래 앉아서 딴짓하는 것도 다름없다고 본다. 자기 작품에 함몰되면 작품은 시간에 흐름에 따라 사라지고 마니까. 세 번째 방법 고루한 남 탓일 뿐이다. 정부를 이끄는 힘은 국민의 손에 의해 시기마다 주인을 바꾼다. 예술 정책은 고작 전체 예산의 1%도 안 되는 비율로 책정되어 있고, 예술 분야에 책정된 금액의 목적은 5년마다 큰 계획에 따라 움직인다. 솔직히 말해서, '예술을 하면서 나 먹고살기 힘들어요.', '정부 탓이에요'라는 말을 하는 것은 쓴 술을 마시며 한 마디 뱉는 정도가 적당하지, 여기에 시간을 쏟으면 작품의 깊이는 사라진다. 엄한 곳에 시간 쏟지 말자는 얘기다. 정책에 불만이라면 현재 정권을 잡은 세력의 국회의원 누가 일을 그지 같이하는지 보고 다음에 뽑지 않으면 된다. 투표할 때, 신중해지는 것!


20대엔 위 3가지 방법을 예술로 살아가는 것에 비법이라는 양 떠들어대는 무리 속에서 살았다. 위 방법이 맞는 줄 알았지만, 맞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더라. 뭐든 어떤 방향이 정답이야!라고 떠드는 사람들은 상황이 조금만 달라져도 타격을 거세게 받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방법론은 변화에 따라 변할 수 있도록 장점만 취해서 내 방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출처: 픽사베이

그림 작가의 삶, 글 작가의 삶, 창작자로서의 삶.

레이다 당신은 어떤 타이틀이 주된 삶이냐고 묻는 이가 있었다. 그 물음에 뭐가 중요합니까? 이번 프로젝트는 그림이기 때문에 그림작가처럼 보이지 않나요?라고 답하니, 이전엔 글 작업하지 않았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글 작업을 우습게 보지 말란다. 모든 작업은 내게 있어 우습지 않다.

어떤 이에겐 내가 때마다 바꿔 입는 옷이 변덕스럽고, 자신들의 극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나 보다. 그들의 말을 무시하지 않고 듣는다. 아, 저 사람은 나를 그렇게 보고 있구나.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 하고 넘어간다. 

그리고 나는 내 일로 돌아와 작업하고, 가끔 차를 마시거나 커피를 마실 때 한 번쯤 떠올린다. 


열받을 때도 있다. 들어주니 동네 북인 줄 알고 두들기려고 다가오는 사람은 저 멀리부터 폼이 다르다. 그런데 이런 사람은 들고 온 채보다 큰 방망이로 두들겨서 보내주면 된다. 나는 귀만 있는 게 아니라 입도 있으니까.


그러니, 어떤 틀을 만들어 그 속에 살아가는 방식을 가두지 말았으면 좋겠다.

예술로 살아가는 방법이 봄에는 이렇고, 여름엔 이게 좋고, 가을엔 저렇게 해야 한다는 말은 타인의 입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며 정리한 노트에서 찾고 정리해가야 한다. 그리고 내가 정리한 예술로 살아가는 방법은 타인의 삶에 딱 맞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건 내 옷이니까.




레이다 작가의 현재 프로젝트는 [101마리 고양이의 만행이 그려진 일러스트 북]입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프로젝트를 살펴보세요:)

https://tum.bg/Fu32v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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