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없으면 못 사는 덕후를 위한 창작
슬며시 인정하기 시작한 건 1년 전쯤이었다.
고양이와 초등학교 4학년부터 삶을 쉐어하며 살아왔다. 주변에서 고양이 관련 책이나 물건을 선물해주면 내가 그렇게 고양이를 좋아해 보이나? 난 고양이 좋아한다고 말한 적 없는데?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어디에서 고양이를 향한 애정이 보였길래. 나를 감싸는 키워드 중 하나가 '고양이'가 되었나 했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내가 아무 고양이나 좋아하지 않았고, 우리 집 고양이를 좋아했기 때문에 여태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던 거였다. 아마 주변에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비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반려묘를 매우 사랑하는 것이지. 모든 고양이를 사랑하는 것은 아닐 거다.
그게 그거지.라고 생각한다면, 이 차이는 엄청난 거라고 콕 집어 얘기해줄 수 있다.
정말 많이 다른 거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펩시나 이마트 콜라에 굿즈를 선물하거나 음료를 주는 것과 같은... 그러면서 "여기 너 좋아하는 콜라 사 왔어"하며 펩시를 건네는 거다.
그래도 이해가 안 된다면, 당신은 무. 심. 한. 사. 람!
그리하여 나는 받아들였다. 여태 저항했던 캣퍼슨이란 키워드를 그대로 받아왔다.
그래. 나 (우리 집) 고양이 좋아해.
나만 그런 거 아니고, 쟤도, 저 사람도 (자기네 집) 고양이 좋아해!
ㅋㅋㅋ
고양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자신도 고양이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많기에 사람들의 모습을 고양이로 변화시켰다. 사람과 비슷한 고양이의 행동들, 고양이처럼 행동하는 사람들. 이 두 가지의 연결고리 어딘가에서 재밌는 그림을 그리는 것!
이것이 내년 내 작업의 방향이다.
첫 번째로 완성한 [십장생묘도] 그림으로 고양이 방석 겸, 데스크 장패드를 만들었다. 7일 정도 펀딩 기간이 남은 프로젝트로 올렸고, 앞으로 참여하는 일러스트레이션 페어나 북페어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이 방향으로~
고양이들의 귀여운 만행을 볼 수 있고, 한국인으로 태어나 우리 문화를 제대로 공부하고 애정 있게 본 일이 별로 없어서 공부하고 연구하려 한다.
고양이답게 살 거다. 내가 좋아하는 자리, 나름의 표현 방식을 고수하며 나의 길을 걷는 것.
가장 나다운 고양이답게!
https://tumblbug.com/catking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