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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양고양 Sep 22. 2022

그 주식, 더 살 걸 그랬다(2)

산업 종사자를 알게 되면 좋은 인사이트도 따라온다

나는 금융권에서 근무한지 5년이 되도록 주식투자를 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주식투자를 소액으로라도 처음부터 했으면 경제공부도 되고 업무에도 도움이 됐을 듯 한데, 27살의 나는 그런 인사이트가 부족했던 것이다.


당시 같이 근무하던 동료가 주식투자에 빠져있었는데, 나한테 주식투자를 하면 잘 할 것 같다며 추천을 해줬다. 지방에서 근무하다 보니 팀원들끼리 점심 먹고 커피를 자주 마셨었는데 그 시간에 차트 보는 법도 가르쳐주고, 내가 이런 종목은 어떤지 저런 산업군은 어떤지 물어보면 자신의 의견도 말해주고 하다 보니 나도 차츰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사실 대학교 때 재무관리, 중급회계는 공부를 했었기 때문에 주식이나 회사에 대한 기본 상식은 있었다. 그래서 가능했다면 대학교때부터 꾸준히 연습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주식투자는 나와 거리가 먼 이야기였고 주식을 어떻게 사야하는지도 잘 몰랐다. 그래서 어떤 종목을 사야 할 지도 잘 몰라 우왕좌왕 하고 있었던 차에 나는 한 사람을 알게된다.


삼양식품에 근무하시던 귀인


2018년의 어느날, 나는 삼양식품에 다니는 직원 한 분을 알게 됐다. 보통 우리는 회사를 다니고 내부자가 되면 회사의 희한한 사람들, 내부의 부조리, 잘못된 관행을 접하며 회사에 대한 안좋은 생각을 갖게 된다. 참고로 다른 산업에 종사하는 친한 친구들에게 "너네회사 주식 사도 되냐"고 하면 회사의 미래가 없다며 말리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 분은 달랐다. 삼양식품, 정확히는 삼양식품의 라면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셨다. 나는 솔직히 라면은 너구리만 고집하는 보수주의자였는데 이 분이 불닭볶음면이 얼마나 맛있는지를 말씀하시면서 나에게 불닭볶음면을 몇 개 주시기도 했다. 그리고 해외에서도 유튜브 등에서 불닭볶음면을 먹는 영상도 많이 올라오고, 앞으로 불닭볶음면 수출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도 하셨다.



그리고 또 인상깊었던 것은 쇠고기면에 대한 이야기였다. 1970년에 출시되었던 쇠고기면이 가격대비 맛이 좋다면서 꼭 맛보면 좋겠다고 하셨다. 현재 쇠고기면은 한 봉지에 750원 정도로 공홈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이 분 설명에 따르면 이는 창업주가 소비자가 라면 가격에 부담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렇게 고집하고 있다는 설명도 해주셨다. 나도 왠지 모르게 감화가 되어 쇠고기면을 마트에서 찾아 사서 끓여 먹어보기까지 했다.


정말 이렇게 회사 그리고 회사의 제품을 사랑하는 분을 처음 뵀기 때문에 왠지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집에 와서 주신 불닭볶음면을 끓여 먹어 보았는데 천상계의 맛이었다. 정말 젊은 사람들에게 유행인지 궁금해 나름 MZ세대인 막내동생에게 물어보니 자기랑 자기 친구들은 스트레스가 쌓이면 불닭볶음면을 먹는다고도 했다.


그래서 나의 첫 주식투자 종목이 삼양식품이 됐다. 이정도로 직원이 칭찬을 하는 회사 주식을 조금 사보는 것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무상황이나 수출 실적 등을 나름 조사한 후 주식을 정말 조금 샀다. 몇십만원어치 정도였던 것 같다. 그 당시에 6만원 대였다. 얼마 안 있다가 뭔가 호재가 나와서 8만원대가 됐는데 전량을 매도했다. 매도이유는 왠지 20~30%정도 이익이 났으면 파는게 낫겠지라는 생각이었다.



너무 조금 샀고,
너무 일찍 팔았다



나의 실수는 직원으로부터 좋은 인상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몇십만원어치밖에 안샀고, 그리고 너무 촉새처럼 팔아버렸다는 것이다. 사실 애널리스트 보고서나 인터넷 블로그 종목분석 글보다 훨씬 많은 인사이트를 받는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믿지 못해서 너무 적게 샀다. 그리고 삼양식품 기업가치나 per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서 수출실적이  늘어난다면 저평가라는 점도 고려했어야했는데 그냥 나의 평단만 생각하고 20~30% 났다고 팔아버린건 실수였다. 모든 주식의 상단은 다른 법인데..


코로나때는 물론 6만원정도까지 다시 터치를 했는데  때는 왠지 코로나가 평생 지속될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무서워서 매수를 못했다. 코로나가 평생 지속되도 불닭볶음면을 먹는 사람은 계속 있을텐데..


평소에 공부를 해둬야 기회도 잡는다


내가 평소에 삼양식품이라는 종목이나 식료품 산업에 관심이 있었다면 삼양식품 직원을 만났을 때 질높은 질문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답변에 대한 이해도도 높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 초심자였기에 이런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이 평소에 공부를 해둬야 기회가 기회인지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제품사진 출처: 삼양식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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