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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뭉치 Sep 08. 2022

나의 한 시간

매일 기록하는 짧은 글

재택 근무를 하는 동안 주어지는  시간의 점심시간,  시간을 낭비하기 싫어 부지런히 움직인다. 오피스텔 계단에 매어 놓은 자전거를 꺼내고 헬멧을  다음, 제일 좋아하는 노래들이 담긴 플레이리스트를 켠다.


집 앞에 흐르는 냇물을 따라 힘껏 페달을 밟는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 아래 자전거를 타는 '미치광이'는 나 밖에 없다. 적어도 이 자전거도로에선. 길 하나를 온전히 차지한 채 홀로 질주를 하는 기분은 무지 짜릿하다. 이 잿빛 도시에선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내 자리를 찾고 지키는 일이 너무 어려운데, 지금 이 시간의 자전거 도로는 온통 다 내 꺼다 내 꺼.


저 멀리 푸른빛의 한강이 보이면 나는 탄성인지 비명인지 모를 소리를 터뜨린다.


"아, 살 것 같아. 아, 살 것 같아."


숨 막히는 도시 한 가운데 푸른 강이 흐른다. 나의 심폐소생장치. 열심히 물과 햇빛의 냄새를 충전한다.

한낮의 질주를 끝내고 나면 뛰는 심장을 애써 다스리며 별 수 없이 다시 책상 앞에 앉는다. 크게 한숨을 쉰다. 나 맞게 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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