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서 시작한 위로가 바깥으로 번지길 바라며
나는 30대에 접어든 신혼이자 주부이다. 아침이면 남편에게 밥을 차려준 뒤 출근 보내고 혼자 커피를 내린다. 그러면서 창밖을 보다가 집안일을 하며 하루를 연다. 남편이 퇴근 후엔 내 이야기도 잘 들어주는 편이지만, 대화할 사람이 남편밖에 없는 게 힘든 요소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순간들이 쌓이면 내 글이 된다. 무연고지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해서 주부로 살아가며 자존감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글쓰기는 그 시간을 생산적인 의미로 바꿔주는 발판 같은 존재가 되었다.
나는 초2 때,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을 읽고 너무 충격을 받아서 눈물을 흘렸다. 지금 생각하면 귀엽기만 하지만, 그 당시 나는 너무 재밌고 슬픈 복합적인 감정을 주는 작품을 처음 읽어봐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그때부터 나는 빅토르 위고의 팬이 되었다. 나도 작가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초6 전까지는 계속 꿈이 시인 아니면 작가였다.
그러다 수학, 과학에 흥미를 느낀 이후로 꿈을 과학자로 막연히 바꾸게 되면서 작가는 내게서 멀어져 갔다. 하지만 나는 이과로 진학을 한 후에도 여전히 글에 대한 갈망이 있어서 고1 때까지는 시상이 떠오르는 날엔 시를 썼었다.
그렇게 대학도 이공계로 진학을 했는데 무언가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전공지식 보다 글에 관한 걸 배우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다. 이상하게 내 생각을 쓴, 또는 내가 아는 정보들을 엮은 내 책을 내고 싶었다. 엄청 구체적으로 그린 건 아닌 막연한 감정이긴 했다.
그 와중에 20대 중반에 갑상선암 진단을 뜻밖에 받게 되고, 수술 후에는 삶을 다르게 바라보게 됐다. 그러다 치료를 하고 여러 가지를 조금씩 극복을 하는 과정들을 겪으면서 나는 내가 느낀 걸 세상에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하지만 문과도 아니고 이공계 대학생이 출판을 하고 싶다고 하면 통과가 안될 것 같아서 망설였다. 그러다 발견한 게 브런치지만, 그땐 준비되지 않았다고 느꼈다. 생각만 하고 살다 한참 뒤인 결혼 후 마음이 안정되니 글이 잘 써졌고, 용기 내 작가에 도전했는데 운 좋게도 하루 만에 합격하게 됐다.
앞으로 브런치에선 낯선 도시에서의 신혼살이에서 느낀 것들(신혼 경제/투자이야기도 포함), 내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인간관계에 관한 고찰 등을 적어가고 싶다. 그리고 수학, 과학을 좋아하는 이공계 출신으로서 그 학문과 일상의 거리를 좁히는 글을 쓰고 싶다. 어려워 보이는 것들을 쉽고 따뜻하게 풀어내는 책을 내는 게 또 다른 꿈이기 때문이다.
이건 내가 물리강사로, 수학강사로 일하면서 해본 교육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보고 싶었던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며 느꼈던 공부와 마음도 기록으로 전달하고 싶다. 그렇게 개인적이지만 개인적이지 않을 이야기들로 채우고 싶다.
내게 에세이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나를 지탱해 온 방식이다. 그래서 나는 내 삶의 에피소드들을 연재처럼 묶어갈 생각이다. 그리고 과학 이야기는 "왜?"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읽는 이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설명으로 풀어내고 싶다.
내게 작가의 꿈의 첫 번째 목표는 "나에 대한 위로"면서 "타인에 대한 위로"다. 내게서 시작한 위로가 바깥으로 번지길 바란다. 기본적으로 글쓰기는 스스로에게 가장 큰 보약이자 치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작은 힘이 된다면 그걸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 멀리 바라보면 언젠가는 내가 쓴 글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고 싶다. 그건 에세이집이 될 수도 있고 쉽게 풀어낸 교양서가 될 수도 있다. 브런치에서 꾸준히 쌓아 올린 글들이 언젠가 책의 초안이 되리라 믿는다. 그래서 나는 브런치 작가 합격이 마치 작가의 삶으로의 문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언젠가는 긴 호흡의 소설로 인간의 삶을 기록해보고 싶다. 그렇게 나만의 [레 미제라블]을 써보고 싶다. 그게 어릴 적 꿈이자 최종적인 작가의 꿈이기도 하다. 매우 어렵겠지만 도전을 해야 심장이 뛰는 사람이라 꿈을 말해본다.
내가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써내려 갈 글들이 등장하는 브런치는 내게 첫 문학적 무대다. 에세이로 시작해 언젠가는 소설과 과학 교양서까지 확장해 가는 꿈을 이루고 싶다.
그런데 글쓰기는 결국 나 혼자의 일이 아니다. 한 줄의 기록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때 글은 비로소 살아난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나는 오랫동안 이곳에서 나만의 글을 쓰고 싶다. 그 여정이 내 삶을 위로하고 동시에 누군가의 삶에 작은 빛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당신의 하루에도 작은 빛이 필요할 때
여기서 함께 쉬어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