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 끝난 수없이 많은 소개팅을 뒤로하고 드디어 원하는 상대를 만났다고 하자. 상대와 더 친해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많은 경우 직업이나 취미, 관심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공통점을 찾으려 한다. 반짝이는 눈으로 대화에 몰입하다 보면 왠지 친해진 느낌이 들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집에 오면 상대가 나에게 호감이 있는지 도무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친구에게 전화해서 "상대가 나에게 이렇게 이렇게.. 했는데 나에게 호감 있는 거 맞아?"라고 질문을 해봐도 명확한 답을 듣지 못한다. 블라인드에도 올려보고, 챗 지피티에게 물어봐도 각자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 뿐 별 도움이 안 되는 느낌이다. 상대가 정말 마음에 든다면 먼저 만나자고 해도 될지, 만나게 되면 어떻게 확실히 호감표시를 해야 하는지 고민이 될 수 있다.
처음 만난 남녀가 틀에 박힌 질문을 주고받는 이유는 사실 정보를 캐내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느 학교 출신인지, 연봉이 얼마인지, 집은 있는지 등을 질문한다고 생각해 보자. 경제적인 이유로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면 호감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좋은 상대를 만나려면 일단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말투나 사용하는 단어는 어떤지, 취향은 어떤지, 나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좋은 관계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남녀가 엇박자가 나는 이유는 단순히 나에게 웃어주었다거나, 맞장구를 쳐주었다거나 하는 반응을 호감으로 해석하는 것과 같이 신호를 잘 못 전달하거나 잘 못 해석했을 때이다.
반드시 기억할 점은 감정의 언어는 비언어적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메라비언의 법칙에 의하면 감정적인 대화를 할 때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7%, 목소리 톤은 38%, 제스처 등이 55%를 차지한다고 한다. 호감과 같은 감정적인 요소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함을 의미한다. 적절히 신호를 전달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신호를 잘 해석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캐나다의 인류학자인 Jean Smith는 연구를 통해 6가지 호감 신호를 발견했다. 유머, 오픈 바디랭기 쥐, 터치, 관심, 근접성, 눈 맞춤이다. 이 6가지 호감신호를 잘 전달하고,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관계가 진전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 하겠다
1) 유머
유머 코드가 맞는다는 말이 있다. 상대를 웃게 해주려고 한 이야기에 재미있는 대화를 티키타카 할 수 있으면 호감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 모두를 웃길 필요는 없지만, 나의 썰렁한 유모나 아재 개그에 진심으로 웃을 수 있는 상대라면 유모코드가 맞다고 할 수 있다. 만일 내가 유머를 했는데 상대가 반응이 없거나 거부감을 보인다면 서로 즐거운 대화를 주고받기 어려울 것이다.
2) 오픈 바디랭귀지
상대에게 호감이 있다면 폐쇄된 자세를 취하면 안 된다. 움츠리거나 팔짱을 낀 자세는 호감을 보이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팔을 자유롭게 내리고 발 끝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보라. 우리의 팔다리가 뇌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우리가 그것들을 통제하기 어렵기에 발의 방향은 호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강력한 신호가 된다. 발 끝이 상대방에게 멀어지는 방향이라면 마음도 저 멀리 달아나고 있는 것이다.
3) 터치
접촉은 우리 몸에 긍정적인 생리학적 반응을 일으킨다. 위로를 하거나 격려를 할 때 어깨를 토닥여주면 마음이 전해진다. 어깨는 안전하게 접촉할 수 있는 부위로 좋은 배려나 긍정적인 마음을 표현할 때 터치해 주면 상대에게 큰 메시지를 준다. 팔을 따라 손 쪽으로 내려갈수록 접촉이 더욱 친밀해진다. 만일 누군가 나의 유머를 들으며 손을 가볍게 터치하면서 "정말 재미있네요"와 같은 말을 하면 당연히 호감이 있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보여주고 싶다면 손 가까운 부위를 살짝 터치하며 반응을 보이면 상대와 친밀함의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다. 만일 나의 터치에 대해 상대가 거부감을 보이지 않으면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만일 터치에 대해 추행을 당한 듯한 반응을 보이거나 얼굴이 굳어진다면 나에 대한 마음이 거기까지라 받아들이면 된다.
4) 관심
마음이 있으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객관적인 판단이 어렵다는 것이다. 상대가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진도를 뺐다가 성추행범으로 몰리는 경우를 봐도 알 수 있다. 눈을 반짝이며 호구조사가 아닌 순수한 호기심에 기반한 질문을 한다면, 상대방은 관심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5) 근접성
상대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도 호감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신호이다. 사람들은 보통 싫어하는 사람이 다가오면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물러서는 경향이 있다. 만을 누군가 내 옆에 앉으려 하거나 나와 가까운 자리에 서고자 한다면 나에게 호감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가까이 갔을 때 수줍은 듯이 그 자리에 머문다면 상대 역시 나에게 호감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6) 눈 맞춤
마지막으로 눈 맞춤이다. 수줍은 미소를 띠고 눈 맞춤을 허용한다면 당연히 호감이 있다. 만을 눈이 마주쳤을 때 불편한 듯 피하거나 다른 곳을 보면서 이야기를 한다면, 형식적인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좋아해도 눈을 응시하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수줍어서 피하는 것과 싫어서 피하는 것은 조금만 세심히 관찰한다면 충분히 알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심리학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될 때 가능하다. 눈치가 없다는 것은 자신의 행동이 상대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지 못함과 동시에 상대의 비언어적 신호를 해석하는 능력이 떨어짐을 의미한다. 효과적인 리더십과 팀워크를 위해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배우듯이 좋아하는 사람과 긍정적인 관계를 발전시키는데도 지식과 감수성이 필요하다. 다행히 플러팅은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상호작용으로 누구나 배워서 활용할 수 있다. 만일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인연을 운명에 맡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현해 보자.